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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홍민기 기자] "난 검사, 변호사 아니다" vs "동성애 들킨 피해자 마음 생각 안 하냐"
마이듬과 여진욱이 함께 맡게 된 첫 사건은 '교수-조교 성폭행 미수 사건'. 마이듬은 여교수를, 여진욱은 남자 조교를 따로 찾아가 진술 조사를 진행했다. 여교수는 병원에서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조교 입장을 달랐다.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성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무실로 돌아온 마이듬은 여진욱에게 자신의 경력을 강조하며 "나는 주임검사, 당신은 보조검사를 맡자"고 제안했다. 해당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지으려 했다. 하지만 여진욱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조교는 사실대로 진술을 거부했다. 그는 "여교수에게 당할 뻔한 사람이 되라는 거냐. 동성애자라는 사실도 들킨다"며 버텼다. 여진욱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은 자책을 하고 있다. 다른 범죄는 안 그런다. 성범죄 피해자들만 자기 잘못인 줄 안다. 최선을 다해 피해를 입증하겠다"고 조교를 설득했다.
여교수는 자백을 거부하며 변호사를 선임했다. 형제로펌 허윤경(김민서)과 동행해 억울한 연기를 펼쳤다. 결국 참여 재판으로 결정됐다.
법원에서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마이듬은 증인석에 앉은 남자 조교에게 "키스를 왜 받아줬냐, 피고인을 여자로 느낀 건 아니냐. 왜 가만히 있었냐"며 버럭해 질문의 숨은 의도를 궁금하게 했다. 조교는 "제 논문이 걸려있었다. 대학금 등록금이 얼마인 줄 아냐"고 억울해했다.
변호인 측 허윤경이 나섰다. 조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먼저 밝혔다. "충분히 물리적인 힘으로 제압할 수 있었다"며 "피고인에게 무고한 강간죄를 뒤집어씌운 게 아니냐. 논문 탈락을 복수하려고 한 거 아니냐"고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마이듬 반격이 시작됐다. "이미 변호인 측에서 피해자 프라이버시를 밝혔다. 우리도 망설이지 않겠다"며 통화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결국 여교수는 죗값을 치르게 됐다.
이 모든 건 마이듬의 철저한 계획이었다. 재판 전 마이듬은 화장실로 향하는 허윤경을 목격,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됐다"며 여진욱 휴대폰을 빌려 세면대 위에 올려놨다. 적절한 타이밍에 '피해자 SNS 등 보안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문자를 보냈고, 이 메시지를 본 허윤경이 남자 조교의 통화 내역을 조회한 것. 결국, 허윤경은 피해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먼저 발설하며 마이듬의 '결정적 한방'에 도움을 준 꼴이 됐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여진욱은 마이듬을 향해 분노했다. "뒤통수를 제대로 쳤다. 피해자 마음은 생각도 안 하냐"고 소리쳤다. 마이듬은 차가운 목소리로 "난 검사지, 변호사가 아니다"며 자리를 떠났다. 법원을 나서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마이듬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나 홀로 직진을 택한 마이듬. 끝까지 피해자의 비밀을 지키려 했던 여진욱. '승소'라는 결과에 '배신감'이란 감정이 따라붙었다. 한 배를 탄 두 사람 앞날이 순탄하게 흘러갈지, 그 반대로 전개될지 시청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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