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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우도환의 재발견이다.
우도환이 KBS2 수목극 '매드독'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이런 배우가 왜 이제야 조명되나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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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등장했을 때는 AHN 건축 사무소의 과장으로 어리숙하고 순수한 얼굴을 보여줬다. 하지만 철저한 두뇌 플레이로 매드독과 안치훈 대표를 모두 속여 안 대표를 구속시키고 매드독을 패배시키는 뇌섹남으로 순식간에 얼굴을 바꿨다. 그런가 하면 최강우(유지태)와 매드독이 보험사기를 조사하기 위해 했던 불법 행위를 빌미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물어오라며 악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최강우에게 자신이 항공기 추락 사고를 일으킨 부기장의 동생이라는 걸 알리며 가족을 건 내기를 하자고 도발하는 담력도 갖췄다. 도발적이고 섹시한 사기꾼 캐릭터인 줄 알았던 순간, 우도환은 영리하게도 또 가면을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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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송이 그 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민준이 형 김범준의 누명을 벗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강우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김민준은 의도적으로 태양생명 차진규 회장(정보석)의 딸 차홍주(홍수현)에게 접근, 형의 보험증권 원본을 찾았다. 보험금을 수령할 때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문구가 적혔던 걸 기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건을 조사했던 박무신(장혁진)으로부터 기장이 알코올 중독이라는 사실을 들었다. 최강우와 함께 기장의 입원실을 찾아간 김민준은 형이 조종관을 올려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살리려 애썼다는 걸 알게 되고 오열했다.
김민준은 기장의 생존자 인터뷰를 보고 형을 의심하기도 했다. 그렇게 내적 갈등으로 마음 고생을 하면서도 형의 결백을 밝히고자 했던 그가 마침내 원하던 진실에 다가선 순간 쌓아왔던 설움과 억울함, 분노, 후회와 미안함 등 복합적인 감정이 터져나온 것. 우도환은 생생한 오열 연기로 캐릭터의 심경을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했고, 그의 눈물 연기와 함께 형이 그동안 보내왔던 문자들과 "사랑한다"는 메시지가 오버랩되며 슬픔을 배가시켰다.
우도환은 2011년 MBN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로 데뷔했던 중고 신인이다. 이후 '닥치고 꽃미남 밴드' '우리 집에 사는 남자' 등에 출연했지만 캐릭터 비중이 워낙 작았던 탓에 그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그런 우도환의 진가가 빛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영화 '마스터'에서 스냅백 역을 맡아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준 그는 OCN '구해줘'를 통해 대중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리고 이제는 '매드독'을 통해 확실한 인생 캐릭터를 잡아나가고 있다. 6년 만에 빛을 보기 시작한 그의 연기가 이대로 쭉 시청자의 사랑을 받길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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