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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첫 회부터 짙은 감성을 자극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운명적 첫 만남이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되려나 싶었지만 주원의 건축 사무소가 바이오타운 일을 진행하게 되면서 문수도 꾹꾹 눌러 삼켰던 과거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다. 바이오타운 부지에 추모 비석을 세운다는 이야기를 나누던 사무소 직원들이 "48명밖에 안 죽었다"며 쇼핑몰 붕괴 사고를 회상하자 "48명이나 죽었다"고 화를 낸 문수는 건축 모형을 바라보다 "뭘 기념하냐"며 모형을 부쉈다. 강두의 분노는 더 구체적이었다. 추모비석을 부수는 강두의 모습으로 강렬한 엔딩을 맺으며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사이'는 삶을 뒤흔든 사고에서 살아남은,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한 시선으로 치열하게 쫓았다. 강두는 비가 오기도 전에 우산을 살 정도로 온 몸이 망가진 상태였다. 매번 결말이 똑같은 꿈을 꾸는 문수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딸을 잃은 윤옥과 동철의 삶에도 상흔이 남아있었다. '그사이'라는 제목을 먼저 구상했을 정도로 사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너무 다른 시선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사고와 현재 사이를 집중한다. 그 '사이'에 무엇이 필요한지 묻고자 하는 김진원 감독, 유보라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쫓다보면 들풀처럼 세찬 바람을 견디고 선 사람들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인다. 자극적인 사건이나 과장 없이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만으로도 먹먹한 울림을 선사하며 호평을 이끌어 냈다.
한편, '그사이'는 첫 회부터 결이 다른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완성도 높은 멜로의 탄생을 알렸다. 쇼핑몰 붕괴 사고에서 살아남은 강두와 문수가 운명처럼 붕괴 부지에 세워지는 바이오타운을 중심으로 만나게 될 예정. 추모비를 내리치는 강두와 건축 모형을 부수는 문수의 모습에서 1회가 엔딩을 맞은 만큼,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어떻게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보듬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2회는 오늘(12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