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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블랙' PD "대본과 다른 결말, 작가·시청자에 죄송"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7-12-12 16:3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황당한 결말이었다. 시청자들도 이해시키지 못했던 OCN '블랙'의 결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18회, 끊임없이 촘촘한 극본으로 달려왔던 '블랙'의 결말은 왜 옥에 티가 된 걸까.

OCN '블랙'의 결말로 돌아가 보면, 황당함만 남은 결말로 시청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특히 그동안 개연성 있게 달려왔던 '블랙'이 개연성을 던져버리고 허술하게 마무리됐기 때문에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남겼던 것. '블랙' 마지막회에서는 새로운 인생을 살았던 강하람(고아라)과 그를 마중 나온 블랙(송승헌)의 모습이 그려지며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실제 대본에서는 새드엔딩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대본에 작성됐던 다수 그림들도 많이 빠져 있는 상황. 이에 시청자들은 대본과의 비교를 통해 '개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들이 빠진 것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대본 상에서는 블랙이 소멸하며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결말이었지만, 연출상의 결정으로 인해 소멸했던 블랙이 다시 살아 돌아와 '사자'로 등장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한 순간에 새드엔딩이 해피엔딩으로 바뀌는 결말이 발생하자 시청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12일 김홍선 PD는 스포츠조선에 "결말은 작가님이 억울하게 되셨다. 뒷 부분을 많이 잘라낸 것이 맞다"며 "시간 제한이 많았다. 이 부분은 다 표현을 못 할 것 같아서 잘라낸 부분도 많다 작가님이 세세하게 잘 풀어주셨지만 급하게 마무리 된 부분도 있다. 연출의 문제지 작가님의 문제는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작가의 대본 상 빠진 부분을 돌아 보면, 강하람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이 새로운 인생을 사는 부분이 들어 있지만 이 부분이 모두 빠지며 개연성에 있어 아쉬움을 자아냈던 것. 특히 강하람의 새로운 인생 또한 설득력을 얻지 못하며 '급한 마무리'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 대다수 시청자들의 의견이었다.

"강하람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써주셨지만, 시간관계상 강하람의 인생만 그려지고 뺀 부분이 있어요. 시간상 문제도 있었고요. 사실 표현을 못한 제 책임이죠. 저한테 책임을 물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대본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보니 저희끼리도 '이게 맞냐' 이러면서 찍어보고 맞춰봤지만 드라마의 사정상 많은 양을 시간 안에 찍어내야 했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까지 표현하지 못한 것도 있어요. 작가님께 마지막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싶어요."

또 결말 부분에서는 '새드엔딩'이 '해피엔딩'으로 바뀌는 일도 발생했다. 대본 상에서는 강하람만이 등장하는 결말이었지만, 현장에서의 결정으로 강하람과 블랙이 모두 등장하며 마무리됐다. 대본과는 달랐던 이 부분의 경우 '두 사람 모두 고생한 것'이라는 연출부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말에서 블랙과 강하람이 함께 걸어가는 장면이 마지막이었는데, 그게 사실은 강하람의 환상으로 마무리됐어야 맞는 거였거든요. 근데 현장에서는 '왜 두 사람이 함께 고생을 했는데 한 명만 마무리를 하냐'며 두 사람을 함께 마무리하도록 만들었어요. 둘 다 고생을 했으니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고아라의 할머니 분장도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든 포인트가 됐다. 어색한 할머니 분장 때문에 정극이었던 '블랙'이 한순간에 시트콤으로 변한 듯한 착각이 일어난 것. 특히 이 부분의 경우 드라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미리 작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역 배우가 아닌, 실제 배우가 촬영에 임한 것으로 알려져 더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대본상 할머니였고 할머니 분장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저희가 대역을 섭외할 수도 있었지만 18부를 고아라 씨가 고생을 했는데 본인이 마무리를 안 하면 누가 하냐 이런 생각도 있었죠. 분장은 티가 날 수 밖에 없었고 저희는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분장했어요. 마무리는 작가님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사과를 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시간이 부족했고 많이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 상황에서 작가님과 제대로 상의가 안 됐던 거 같아요."

한편, 블랙은 지난 10일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블랙(송승헌)이 자신의 존재를 걸고 중대한 결심을 한 뒤 소멸의 길을 택했고 강하람(고아라)가 마지막으로 그를 기억해내는 방향으로 극이 마무리됐다. 후속작으로는 '나쁜녀석들2'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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