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버전 출시' 온라인게임, 제2의 전성기 노린다

지스타 이후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섰던 게임업계는 12월에 접어들며 발 빠르게 겨울 특수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다. 모바일게임사들은 11월 말부터 대작들을 공개하면서 승부수를 던졌으며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시장을 살피며 겨울 업데이트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모바일에 잠시 주도권을 내줬으나 대형 업체들 중심으로 신작으로 기회를 모색 중이다. 기존 작품들 또한 겨울방학을 노린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신규 클래스와 캐릭터, 대규모 콘텐츠를 더해 유저들의 복귀를 다독였다.

특히 이번 겨울 온라인게임들이 중점을 둔 부분은 청소년층의 공략이다. 그 동안 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게임들이 연령대를 대폭 낮춘 버전으로 돌아오면서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방학시즌을 정면으로 노리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서비스 여부와 관련해 소문이 무성했던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15세 버전은 13일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전까지 성인들의 대표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사실적인 무협 MMORPG와 캐릭터 외형, 코스튬, 스토리로 각광을 받았던 콘텐츠가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열린 것이다.

기존의 유저들은 콘텐츠 변형 없이 그대로 게임 이용이 가능하다. 청소년들은 의상 디자인 변경, 셧다운제 적용 등의 소규모 변경점만 가질 뿐 기존 큰 줄기의 콘텐츠는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에 발맞춰 엔씨소프트는 신규 업데이트 화룡을 더하며 새로운 던전과 스토리, 린족 격사를 추가하는 등 서비스에 만전을 기했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로 각광을 받은 검은사막 또한 15세 이용가 버전 출시를 선언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15세 버전 홍보를 위해 게임 모델로 배우 오연서를 기용, 더욱 적극적인 공세로 유저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21일 검은사막에 열리는 15세 버전은 기존 서버와 분리돼 운영된다. 게임의 흥행을 위해 펄어비스는 신규 캐릭터 란 업데이트를 비롯해 새로운 지역을 더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15세 버전에 대한 사전 예약을 진행해 게임의 흥행을 이끈다.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등극한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역시 지난 공식 발표를 통해 15세 이용가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중순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국내 전용 서버를 오픈한 게임은 내년 1분기내 푸른색 선혈을 적용해 15세 이용가 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다.

온라인게임의 청소년층 공략은 모바일 시장의 장르 편중과 관계가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 초기에는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게임으로 빠르게 저변을 넓혀갔다. 하지만 최근 30~40대 타겟의 게임이 중심이 되면서 청소년층이 즐길만한 게임은 그 수가 크게 줄었다.

유행의 변화로 인해 청소년층이 방황하게 되자 온라인게임은 변화를 기회로 삼았다. 게임의 재도약을 위해 청소년층 공략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불과 4~5년전만 해도 청소년층은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계륵과 같은 존재였으나 이제 업계를 살릴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다.

청소년이용불가 온라인게임들의 기존 주요 공략 층인 성인층은 현재 간편하고 자동사냥 위주의 모바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추세다. 때문에 15세 버전 출시를 선언한 온라인게임들이 방학 특수를 활용해 청소년층을 붙잡고 안착시킨다면 성인들의 공백을 메우고 기세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층이 기회의 땅으로 온라인게임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부담 역시 존재한다. 기존 방식과 다르게 청소년층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는 기존 마니아들을 떠나가게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빠르게 유행을 타는 청소년층이 게임의 장기적인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지도 미지수다.

결국 지금 온라인게임사에게 요구되는 것은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밸런스다. 게임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모바일에 쏠려 있지만 배틀그라운드를 시작으로 다시 온라인게임에 바람이 불고 있고 신작이 등장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인사이트 김도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