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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좀비→초능력"…연상호X류승룡 '염력' 금기 깰까? (종합)

기사입력 2017-12-19 12:00


영화 '염력'의 제작보고회가 19일 압구정CGV에서 열렸다. 연상호 감독과 류승룡, 심은경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압구정=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2.1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좀비에 이어 초능력까지. 연상호 감독과 류승룡이 충무로 금기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신도 모르게 초인적인 능력을 우연히 얻은 한 평범한 남자가 자신의 딸과 그 주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코미디 영화 '염력'(영화사 레드피터 제작).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염력'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평범한 일상을 살던 중 우연히 벼락처럼 찾아온 염력으로 인해 변화를 맞게 되는 아빠 신석헌 역의 류승룡, 강한 생활력과 의지를 지닌 딸 신루미 역의 심은경, 신루미를 도와주는 변호사 김정현 역의 박정민, 신석헌과 신루미를 위협하는 민사장 역의 김민재, 그리고 연상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충무로에서 금기시 했던 좀비물을 과감히 시도, 리얼리티와 주제의식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오락적 쾌감을 극대화해 115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좀비버스터 '부산행'(16, 연상호 감독). 탁월한 연출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이 좀비 열풍을 일으킨 '부산행'에 이어 초능력이라는 신선한 장르를 선택해 다시 한 번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펼칠 예정이다.


먼저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이 너무 감사하게도 큰 흥행을 거뒀다. 하지만 '부산행' 이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늘 똑같이 작업실 나가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촬영했다. '염력'은 '부산행'을 개봉할 때 준비했던 작업이었다. 흥행 여운을 느끼기 전 '염력'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신 없이 작품 준비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능력을 선택했는데, 내가 좀 과욕을 부린 것 같기도 하다. 좀비 영화를 하고난 뒤 좀비 영화 제의를 많이 받았다. 새로운 소재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새로운 걸 도전하는 게 재미있지 않나. '부산행'을 한 것도 새로운 것을 도전했다는 부분을 높게 산 것 같다. 액션과 코미디를 접목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처음 시도하는 장르라 벽에 가로막히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도움으로 잘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코미디 액션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어렸을 때 본 애니메이션에서 염력을 쓰는 캐릭터가 많았는데 그때부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보통 할리우드에서 초능력 영화의 전형이 있지 않나. 나는 '염력'을 통해 한국적인 초능력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한국적인 느낌의 초능력을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부산행'이라고 하는 잘 된 영화 덕분에 아주 새로운 걸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 같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만들기 힘든 영화를 도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고심을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내 작품 중 부녀(父女) 이야기가 많다. 처음부터 의도된 부분은 아니다. '부산행'은 처음엔 부녀가 아닌 부자(父子)였다. '염력'은 속세에 물든 아버지와 생활력이 강한 딸이 만나면서 생기는 파열음이 재미있는 것 같아 만들게 됐다. '염력'은 내가 캐스팅한 배우를 염두하고 썼던 시나리오다. 배우를 떠올리면서 쓰니까 알고 있는 이미지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부산행' 때도 심은경이 2회차 정도 짧게 출연했는데 더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 또 류승룡도 애니메이션 '서울역'을 하면서 더 길게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연스레 이 두 배우와 부녀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부산행'에서 생존 캐릭터였던 정유미에 대한 신뢰도 드러낸 연상호 감독. '염력'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촬영할 때 정유미에게 슬쩍 '염력' 이야기를 했다. 그때 악역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승락하더라. 이후 '염력' 시나리오를 주니 좀 당황하는 것 같더라. 정유미는 굉장히 편안한 배우다. 내 디렉션을 잘 소화하는 배우다"고 극찬했다. 그는 "정유미가 맡은 홍상무 역은 정유미 배우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다. 발랄하기도 하고 통통튀지만 광적인 악역이기도 하다. 악역으로서는 독특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정유미도 매우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말하자 류승룡은 "연상호 감독이 정유미를 얼마나 애정하고 편애하는지 느껴질 정도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13, 이환경 감독) '광해, 왕이 된 남자'(12, 추창민 감독) '명량'(14, 김한민 감독) 등으로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로 등극한 류승룡. '도리화가'(15, 이종필 감독)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게 된 그는 "시나리오 보기 전 연상호 감독과 시놉시스만 들었다. 줄거리만 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아 시나리오 보기 전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이 굉장히 신선했던 작업이었다. 상상했던 것을 구현해낸 작업이 재미있었다. '부산행' 당시 좀비 안무를 담당했던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연상호 감독이 시연을 잘 보여준다.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감독이다"며 웃었다. 그는 "오감을 이용해 염력을 사용했다. 평소에 잘 보여주지 않은, 쓰지 않은 신체 부위도 활용해 염력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류승룡은 "사실 '염력' 전에는 캐릭터를 위해 몸을 만들고 있었는데 '염력'을 촬영하면서 신석헌 캐릭터를 위해 망가진 몸을 만들었다. 12kg 정도 살이 쪘다. 먹고 자면서 살을 찌웠다.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니까 저절로 찌더라.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우리 현장 사람들은 조금씩 살이 찐 것 같다. 생계형 인물이다. 평범하고 누구나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써니'(11, 강형철 감독) '수상한 그녀'(14, 황동혁 감독)를 통해 개성 강한 연기와 통통 튀는 매력으로 흥행을 이끈 여배우이자 '부산행'에서 강렬한 오프닝을 장식했던 심은경은 "신루미는 지금의 내 모습과 다른 대조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며 부녀 호흡을 맞춘 류승룡에 대해 "한 신에 무긍무진한 표정이 담겨있다. 옆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표정이 다양하다. 얼굴 근육이 자유자제로 움직인다. 코미디면 코미디, 감성 연기면 감성 연기를 펼쳐낸다. 한국의 짐 캐리처럼 독보적이다"고 감탄했다.


'동주'(16, 이준익 감독)의 송몽규 역으로 호평 받으며 충무로 대세 기대주로 떠오른 박정민은 "연상호 감독을 처음 만난 자리였는데 그때 연상호 감독 안경에 김이 서려 날 잘 못보더라. 그때 연상호 감독이 '또래 배우 중 가장 뷰티와 거리가 먼 배우를 찾다가 나를 찾았다'고 하더라.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것 같아서 결정하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조만간 공유를 따라잡지 않을까 싶다. 점점 잘생겨지고 있다. 카메라 마사지를 받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정민은 평소 팬이었다는 심은경에 대해 "올해 초 운이 좋게 자동차 광고를 찍었는데 그때 심은경을 처음 봤다. 그땐 대화를 많이 못했다. 나는 광고 계약이 끝났는데 심은경은 계약을 연장하더라. 알게 모르게 서운함이 들더라"며 농을 던졌다. 이어 "팬이었지만 대화를 많이 못해 아쉬웠는데 '염력'으로 호흡을 맞추게 돼 기뻤다. 식당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심은경이 말을 많이 걸어줘 영광이었다"고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이에 심은경은 "'동주'라는 영화를 보고 박정민의 팬이 됐다. 언젠가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는데 '염력'을 통해 그의 연기를 가까이 볼 수 있고 호흡을 맞출 수 있어 나 역시 영광이었다. 첫 촬영 때부터 어떻게 호흡을 맞춰나갈지 긴장을 많이 했는데 박정민 덕분에 긴장감을 풀고 수월하게 촬영했다. 박정민에게 영감을 많이 받고 싶어 연기에 대해 많이 물었다. '염력' 촬영하면서 많이 도움을 받았고 부럽기도 했다"고 훈훈한 덕담을 주고 받았다.

한편, '염력'은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정유미 등이 가세했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내년 1월 개봉 예정.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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