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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종영③] 시청률 2%, 그 이상의 웰메이드 멜로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1-31 09:09 | 최종수정 2018-01-31 09:0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월화극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30일 종영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작품은 30일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살아남은 강두(준호)와 문수(원진아)의 해피엔딩을 그리며 끝을 맺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시청률만 놓고 보면 아쉬운 작품이긴 하다. 지난해 12월 11일 2.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8회 만에 시청률이 1.3%까지 하락했다. 그러다 30일 방송된 마지막회가 시청률 2%까지 다시 상승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한 수치로 평가할 만큼 조잡한 작품이 아니다. 작품은 상처입은 두 영혼, 강두와 문수가 트라우마를 딛고 일어나는 과정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뛰고 넘어지고 구르고 다치고 싸우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이들의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에 기반을 둔 판타지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에 맞닿아 있기 때문에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리고 결국 사람은 살아가는 과정 속에 무수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지만, 사람과의 관계 즉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통해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전했다.

이처럼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근래 보기 드문 따뜻한 멜로 드라마였다. 에피소드형 전개가 아닌, 인물의 감정선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는 식의 잔잔한 전개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은 훈훈했고 인물간의 서사나 감정선의 변화도 깊이있게 다뤄졌다. 그러다 보니 복수, 적폐청산, 절대악과의 대결 등을 다룬 핏빛 장르물이나 막장에 가까운 자극적인 스토리 설정, 혹은 공허한 판타지 멜로에 지친 시청자들에게는 가뭄에 내린 단비처럼 잔잔하고 먹먹한 웰메이드 작품으로 남게된 것.



새로운 배우의 발굴과 기존 배우의 재발견을 이뤄냈다는 점은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큰 성과다. '짐승돌' 2PM의 멤버, 혹은 '김과장'의 코믹한 '먹소(먹보 소시오패스)' 정도로 기억됐던 준호는 이 작품을 통해 코믹부터 멜로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갖췄다는 걸 입증했다. 드라마는 처음이었던 원진아 또한 시작부터 한 드라마를 끌고 갈 힘이 충분한 여배우라는 걸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준호와 원진아 뿐 아니다. 나문희는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폭발시켰고, 이기우와 강하나도 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임팩트를 남겼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이렇게 웰메이드 멜로로 인정받으며 막을 내렸다. 그 후속으로는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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