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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특별기획 '돈꽃'을 마무리한 배우 장혁을 만났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목표가 생겼다. 내가 20년, 이미숙 선배님이 40년, 이순재 선배님이 60년이 되셨더라. 저분들처럼 독보적이면서 연기 열정이 식지 않는 선배가 되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만큼 많이 배웠고 끌어주셨다. 많은 부분 몸으로 보여주셨다. 나도 이미숙 선배님도 막연하게 복수만을 위해 달린 게 아니라 둘 사이에 뭔가가 더 플러스 알파로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풍성함이 생겼다. 이순재 선배님이 옛날 얘기를 해주시는데 책에서 배운 분들의 이름이 다 나오더라. 내 뿌리를 찾고 가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순재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고수는 여러수를 안두고 한수만 두는 구나 싶었다. 근데 그 한수가 경험과 연륜에 의해 두는 한수구나 싶었다. 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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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현 역의 박세영과는 알 듯 말듯, 닿을 듯 말듯한 로맨스로 호흡을 맞췄다. '뷰티풀 마인드'에 이어 두번째로 박세영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
"'뷰티풀 마인드' 때는 이성이 없는 캐릭터고 이번에는 이성이 있는 캐릭터라는 차이가 있엇다. 아무래도 박세영이라는 후배가 굉장히 노력형이다. '뷰티풀 마인드' 때 어떤 느낌이 괜찮은 것 같냐고 물어보길래 대답을 해줬다. 그런데 그걸 1초만에 해오더라. 그 다음에도 계속 그랬다. 이번에도 그랬다. 워낙 성실한 친구다. 너무 곱게 자란 사람 같다. 고운 집안에서 잘 자라서 공부하며 했던 친구 같다. 그러다 보니 노력을 많이 하더라. 잘할거라고 생각했다. 작품을 하는 자세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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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연기력으로는 정평이 난 배우인 만큼, 시청자들은 '역시 갓장혁' '믿고보는 장혁'이라는 등의 찬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장혁은 그러한 수식어에 대해 꽤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부담스럽냐'고 묻자 대뜸 "예"라고 답한다.
"그냥 안 믿고 봤으면 좋겠다. 사람이 하다 실수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어릴 때부터 의자에 '열정 개척'이라고 썼었다. 20대 초반에 그런 걸 새긴다는 건 웃기다. 그게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배님들도 그게 있으니까 계속 가실 수 있는 거다. 선배님들도 '배우가 연기하는데 있어서 연기는 3, 자세는 7이다. 7을 잘해야 계속 갈 수있다'고 하셨다. 열정과 개척할 수 있다는 자세가 없으면 연기를 뜨겁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장혁은 흥행력에 있어서도 연기력에 있어서도 2018년 강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진다.
"솔직히 상 받으면 좋다. 그런데 상에 연연하진 않느다. 생각보다 2등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오히려 앞에 누군가 있으니까 계속 뭔가 하더라. 대상받은 해는 오히려 힘들었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들의 시각이 똑같은 사람인데 뭔가 앞에 붙는 듯한 느낌이 있고 어떤 잣대를 갖고 있다 보니 오히려 부담스럽더라. 자기 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싸이더스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