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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조이 평양공연 불참 탓?…'유혹자', 2% 마지노선 붕괴 진짜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4-04 09:5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시청률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MBC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가 뼈아픈 시청률 참패를 맛보는 중이다. 3일 방송된 '위대한 유혹자'는 1.9%, 2.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저 기록이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키스 먼저 할까요'(8.1%, 10%)와 KBS2 '우리가 만난 기적'(9.2%)은 이미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

'위대한 유혹자'는 지난 3월 12월 3.6% 3.4%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방송 4회부터 시청률이 2%대로 내려앉았고, 지난 3일에는 마지노선이었던 2% 장벽마저 허물어지며 올 한해 최저기록을 낸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사실 '위대한 유혹자'는 '대세 오브 대세'인 우도환과 레드벨벳 조이를 남녀 주인공으로 발탁한데다, 배용준 전도연 주연의 영화 '스캔들'의 원작인 '위험한 관계'에서 모티브를 따 와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도대체 왜 이 기대작이 이렇게 추락해버린 것일까.


'위대한 유혹자'의 참패 요인은 명확하다. 일부는 조이의 평양 공연 불참으로 인한 반대 여론 때문이라고 몰아가고 있지만, 단언컨대 이 드라마의 실패 이유는 부실한 대본과 진부한 연출 때문이다.

드라마 흥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인 시청자가 얼마나 그 캐릭터에 감정이입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유혹자'의 캐릭터는 일관성이라고는 0.1%도 찾아볼 수 없어 도무지 캐릭터의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은태희(조이)는 '철벽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너무나 쉽게 유혹에 넘어갔다. 이 무너진 설정을 납득할 만한 정보는 물론 제공되지 않았다. 권시현(우도환)과 최수지(문가영)의 감정 변화 또한 지킬 앤 하이드를 연상시킬 만큼 큰 낙폭을 보이고 있지만, 부연 설명은 없다. 아무런 제반 설명 없이 캐릭터의 감정선과 행동이 널을 뛰다 보니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물음표만 가득 생길 뿐이다.

뻔하디 뻔한 설정 또한 문제다. 재벌가 남성과 긍정적인 서민층 여성의 러브스토리, 일명 신데렐라 스토리는 이미 5조억 번은 봤을 법한 그림이다. 그렇게 뻔한 스토리로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하려면 뭔가 톡 쏘는 양념이 추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대한 유혹자'에는 그 한방이 없다. 최수지의 제안으로 유혹 게임을 시작했던 권시현이 밝고 구김살 없는 은태희를 정말 사랑하게 됐다는 진부한 스토리만 남아있을 뿐이다. 여기에 시도 때도 없이 장면이 바뀌고 메인 스토리와 아무 상관없는 전개가 보여지며 '위대한 유혹자'는 통통 튀는 템포마저 잃어버렸다.

물론 우도환의 하드캐리를 비롯해 조이 문가영 등 배우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산으로 간 연출과 대본은 이 루키들이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다. 중구난방 스토리가 계속되는 사이, 차진 필력과 개성있는 연출, 믿고 보는 배우들로 무장한 '키스 먼저 할까요'와 '우리가 만난 기적'이 치고 나오다 보니 '위대한 유혹자'가 시청자의 마음 밖으로 밀려난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다.


'위대한 유혹자'가 심폐소생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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