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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라라' 최종남 "정채연X산이, 감정몰입 대단…배우로도 성공할 것"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8-04-08 08:17 | 최종수정 2018-04-08 10:00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참 밝고 기분좋은 친구들인데, 카메라 돌아가니 눈빛이 달라져요. 어리지만 프로구나 느꼈죠."

배우 최종남이 정채연과 산이의 연기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최종남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라라'에 남녀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정채연과 산이에 대해 "영화 나온 거 보고 눈물을 쏟았다. 당초 걱정했던 것과 달리 연기를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라라'에서 최종남은 베트남의 한국음식점 사장으로 등장한다. 극중 남녀주인공 지필(산이)-윤희(정채연 분)과 또다른 주인공 미(치푸 분)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이다.

유명 래퍼 겸 MC인 산이(San.E)와 걸그룹 다이아(DIA)의 비주얼 센터인 정채연은 이미 대중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스타지만, 영화 남녀주인공은 커다란 도전이었다. 산이는 '굿바이그리고헬로우' 단역 이후 첫 영화에서 매너리즘에 빠진 스타작곡가 지필로 출연했다. 정채연은 사실상 데뷔작이었던 드라마 '혼술남녀' 이후 첫 작품에서 연인과 이별한 뒤 베트남으로 도피성 여행을 떠난 여자-전생의 말못하는 베트남 소녀라는 1인2역을 소화한다. 최종남은 두 사람이 우울함이 가득한 영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냈다고 호평했다.

"정채연씨는 일단 가만히 있기만 해도 천사 같지 않냐. 웃는 장면 보면 정말 예쁘다. 그런데 또 그 슬픔에 완전히 젖어서 연기하더라. 산이는 정말 활발한 성격인데, 감정에 몰입해서 빠져드는 모습이 굉장했디. 래퍼라서 그런지, 감정선이 살아있더라. 양동근이 배우면서 래퍼로도 인정받는 친구듯이, 산이도 래퍼지만 배우로 인정받을 거 같다. 정채연-산이 모두 앞으로 연기에 전념해도 좋은 배우가 될 거에요."

최종남은 18년째 활동해온 베테랑 단역배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배우는 입장이라고 했다. 극중 최종남은 산이와 두 장면에서 마주친다. 하나는 윤희를 찾아온 지필이 한국음식점에서 밥을 먹을 때 그에게 현지 가이드로 미를 소개해주는 장면, 그리고 산이가 택시 안에서 오열하는 장면에서의 운전기사도 사실 최종남이다.

"항상 얼굴에 미소가 있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친구인데, 울적한 감정에 몰입해서 쏟아내는게 진짜 프로더라. 실제로 정채연과 산이가 감상을 물어봤을 때도 전 이렇게 말해줬다. 후배들에 대한 격려가 아니라, 진심이다."


그는 미 역의 치푸(24)와 함께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나이가 어린데도 베트남에서 최고 인기배우이자 영화감독이다. 자신의 브랜드도 가진 패셔니스타"라고 소개하는 한편 "원래 영어로 하려다 아예 베트남어로 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너무 열심히 배웠는지, 영화본 사람들이 '베트남 사람 같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머리스타일이나 패션을 직접 잡아서 감독에게 컨펌을 받았는데, 아내가 "동네 창피하다"며 모자를 씌웠다는 말도 덧붙였다.


영화 '라라' 중 정채연-산이-치푸-최종남 출연 컷.
'라라'는 국내에선 그리 흥행하지 못했지만, 베트남에서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OST가 차트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렸다. 박항서 감독과 더불어 한국-베트남 정식수교 20주년인 해에 한획을 그었다는 귀띔이다.

최종남은 지난 2001년 배우 이경영이 제작감독주연을 맡은 영화 '몽중인'을 통해 처음 연기에 입문했다. 당시 전자기업을 운영하며 '회장님'으로 불리던 그에게 이경영이 "누가 봐도 조직폭력배 두목같다. 사업 말고 연기 한번 해보라"고 권했던 것. 이후 '어깨동무'-'가시꽃'-'재심'-'희망소생사 고용씨' 등에 출연하며 어느새 배우가 된지 18년이 됐다.

"배우가 되면서 아들딸이 많이 생겼죠. '가시꽃'과 '굿바이그리고헬로우'를 통해서 강경준-서하준하고 아버지와 아들처럼 친해졌어요. 강경준하고는 스턴트 없이 맞는 연기를 하다가 실제로 갈비뼈에 금이 가서 고생하면서 가까워졌고, 서하준은 극중에 부자관계로 나오니까…특히 서하준은 '옥중화'에도 함께 했는데. 전 옥녀(진세연 분)네 상단 직원인데 그 친구는 왕이니까, 혹시 나한테 아버지라고 부르다가 집중이 깨질까봐 멀리 피해다니고 그랬죠."

최종남은 연기 초창기엔 주로 조직폭력배 역할을 소화했지만, 최근에는 보다 친근한 아버지상을 추구하고 있다. 유도로 다져진 단단한 몸을 자랑하지만, 편안한 비주얼을 연출하기 위해 과거 85kg에 달하던 체중을 65kg까지 줄였다. 연기 이전의 삶을 물으니, 뜻밖에 커리어가 쟁쟁하다.

"소니코리아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소니 제품 유통을 제가 했었죠. 이상민-이혜영씨가 함께 만든 '미씽도로시'라는 옷브랜드 회장도 했고…이상민씨 덕분에 저도 MC해머 팬이 됐었죠. '회장님' 소리 듣다가 연기하는게 쉽진 않아요. 감독님 고생하신다고 커피 드렸더니 '최종남씨, 이거 사러 갔다올 시간에 연습이나 한번 더하세요' 같은 소리도 듣고, 한씬 나오려고 10시간씩 대기하기도 하고, 기름값도 안되는 출연료 받으려고 몇시간씩 촬영장까지 자차 운전해서 간적도 있죠."

최종남은 오는 4월12일 개봉하는 김무열 주연의 영화 '머니백'에는 코믹한 슈퍼주인 역할로, 올해 안에 개봉 예정인 천정명 주연의 영화 '얼굴없는보스'에는 따뜻한 눈빛을 가진 변호사로 출연한다.

"배우로 활동하는한 제 열정은 식지 않을 거에요.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제 이름(최종남)처럼 전 마지막까지 남자로 살 겁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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