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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LP로 데뷔해서, 카세트 테이프, CD 시대에 이어 디지털 음원을 듣는 요즘까지. 조용필은 50년의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다.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한 현역이자, 동시에 '전설'로 꼽히는 유일한 가수. 하지만 조용필은 '가왕'이라는 타이틀에 손사레를 쳤다.
"어렸을 때 하모니카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음악에 관심을 그때 부터 갖게 됐던 거 같습니다. 이후 축음기를 접하고, 라디오를 통해 팝을 접하고, 또 통기타를 잡았습니다. 충격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음악을 취미로만 하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친구들과 합주를 하고 그룹을 만들어 하다 보니 빠지고 빠지게 됐어요. 음악을 연구 하다 보면 이것이 끊임없이 가게 되더라고요. 그게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하다 보니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러면서 충격을 계속 받고 있다. 계속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내온 삶이다. 음악을 향한 열정과 사랑만큼은 청춘. 음악을 통해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를 듣고, 해시태그를 공부하는, 조용필은 여전한 젊은 오빠였다.
조용필은 1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블루스퀘어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소회를 밝혔다.
자신에 대한 다양한 기록이 소개되자 "'정상'이 무엇인지, 기록이 무엇인지 이런 것 잘 모른다. 오랫동안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 뭘 위해서 음악을 했고, 그런 것은 없다. 음악이 좋아서 듣기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 좋은 음악 내면 감동 받고 '왜 나는 안 되는 걸까'고민하고 그렇게 음악을 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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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은 앞서 '바운스'를 발매했던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젊은 층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는 "'바운스'를 통해서 조용필이라는 사람을 알 수 있었다는 정도일 거 같다. 음악을 계속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많이 생각을 했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방법이 없더라. 젊은이들이 나를 기억을 한다면 앞으로 이 사람이 60~70살이 될 때까지 날 더 기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 생각에 내가 어떤 음악을 해야하느냐는 고민을 하게 되더라. 그렇게 '헬로'와 '바운스'가 나왔다. 그렇게 젊은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고 그렇게 기억이 연장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금도 조용필은 유튜브를 통해 매일 음악을 듣는다고. 그는 "나이가 들고 몸도 늙고 하지만, 되도록이면 음악을 듣는 노력을 통해 유지하려고 한다. 음악을 정말 매일 듣는다. 유튜브에 공연 영상을 많이 보고 요즘 음악도 많이 듣는다. 누군지도 모르고 음악만 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얼굴도 별로고, 키도 작고, 요즘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면 인기가 없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물론 빅뱅, 엑소, 방탄 공연도 본다. 그 친구들이 왜 유명한지를 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다. 노래를 잘하거나 잘생겼거나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현재 유명하면 그 사람에게 뭔가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많은 팬들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자는 '꼰대'라는 말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조용필은 "제가 꼰대다. 그냥 생각하면 당연히 그게 맞는 것이다. 쉽게 받아들이면 된다. '나는 꼰대지'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그걸 억지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내일 모레면 70이다'라는 이야기를 일부러 한다. 내가 나이 많아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내 나이를 명백하게 인지하고..,그 걸 속일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만큼 20집 앨범 계획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그는 "50주년...사실 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음악작업을 하는 도중이었다. '20집을 꼭 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긴하다. 그런데 50주년 공연을 올해 5월에 해야한다는 주위의 압력 때문에 공연을 위해 모든 것을 중단을 한 상태다. 올해 앨범은 못 나올 거 같다. 제가 한번 꽂히면 아무 것도 못하고 그것만 해야 하는 성격이다. 현재는 콘서트 준비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래서 음악작업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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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조용필은 "'Thanks to you'로 공연 타이틀을 정한 것은 많은 분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함께 즐거움을 나눠주셔서 제가 노래를 할 수 있었다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있었다'는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조용필은 "가수면 다 똑같을 것이다.공연을 했을 때 관객이 만족스러워하면 정말 행복하다.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더 이상 행복이라는 것이 없다. 그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조용필의 50주년 기념 전국 투어 'Thanks to you'는 그동안 조용필의 음악을 사랑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한 공연이다. 긴 시간 쉼 없이 노래할 수 있었기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던' 조용필의 진심이 담긴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월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첫 포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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