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조용필 인사논란, 프로불편러 어디까지 받아줘야 할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4-29 17:1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왕 조용필이 때아닌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조용필은 27일 오후 평화의 집 3층 연회장에서 진행된 2018 남북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 자신의 대표곡인 '그 겨울의 찻집'을 불렀다. 만찬행사는 순조롭게 끝났다. 조용필은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동하는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인사를 했다. 그런데 이때 조용필의 인사를 두고 난데없는 굴욕 논란이 제기됐다. 조용필은 허리를 90도로 숙인 채 두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며 김 위원장에게 인사를 했다. 이 모습을 본 일부 네티즌은 김정은 위원장보다 서른 살 이상 나이가 많은 조용필이 허리를 굽혀 두 손 인사를 한다는 것은 굴욕적이라며 논란을 제기했다. 심지어는 보기 불편하다며 해당 사진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조용필의 인사에는 문제가 있던 것일까. 공적인 자리에서 문화계 인사 대표격으로 대한민국을 찾은 손님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다는 게 무슨 문제인지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기는 어렵다. 조용필의 인사에 다른 의도가 숨어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조용필은 평소에도 항상 고개를 숙여 겸손한 인사를 해왔다. 이날도 김위원장 부부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게도, 그 밖에 행사에 참석한 다른 이들에게도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조용필 측도 별다른 의도가 있는 인사가 아니라 평소 몸에 밴 일이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조용필의 인사로 논란이 일었다는 것, 그 자체다. 아무 문제가 없는 행동에 편협한 시선의 잣대를 세워 의도적으로 악플을 달고, 그를 통해 논란을 야기하는 현상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다. 사실 조용필이 허리를 덜 굽혔거나 고개를 덜 숙였다고 해서 이런 논란이 나오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되려 뻣뻣한 태도로 인사를 했어도 거만하다며 태도 논란이 일었을 터다. 결국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어떤 식으로든 논란은 발생했을 거라는 얘기다.

일부의 예민하고 날선 시선 때문에 피해를 본 건 조용필 뿐 아니다. 앞서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 또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감상평을 남겼다 맥락없는 논란에 휘말려 사과해야 했고, 가수 홍진영도 흥 많은 일상을 공개했다 태도 논란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자신이 정립해 놓은 기준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큰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불편함을 쏟아내고, '비난을 위한 비판'을 쏟아내는 일부 '프로 불편러'의 행각에 멀쩡한 스타와 팬이 공격받고 겪지 않아도 될 마음 고생을 겪게되는 것이다.

이제는 일부 프로불편러로 인한 논란보다는 객관적인 시선을 정립해야 할 때가 아닐까. 조용필의 인사 굴욕 논란에 유독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