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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악플(악성댓글)'이 늘 따라다닌다. 아버지가 유명 연예인이며, 그 덕에 남들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워낙 색안경을 끼고 보는 탓에 보여주고 있는 실력과 음악을 향한 열정이 왜곡된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이 또한 자신이 감내해야 하는 것임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MC그리가 또래들보다 좀 더 일찍 성숙해진 이유다.
이번에는 JTBC '아는 형님'에 출연으로 상처가 될 만한 비난을 받고 있다. 어린이날을 맞아 '잘 자란 어린이'로 송소희와 출연한 것 뿐인데, 이상하게 악플이 쏟아졌다. MC그리는 대체 뭘 잘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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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법도 한데, 늘 그렇듯 MC그리는 담담하고 차분 했다. 일부 부정적인 반응에 상처를 받을 법도 한데, 좀처럼 티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 음악에는 담긴다. 솔직한 감정들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속마음이 드러나는 것. 지난 5일 공개된 신곡 'Don't you love me'에는 슬프고 쓸쓸한 감정이 그대로 담겼다.
"제가 1년 7개월 만에 컴백하게 됐는데, 그동안 받은 비난과 비판을 듣고 받은 느낌을 적은 곡이에요. 파트가 원, 투로 나뉘어져 있어요. 이번 신곡(Don't you love me)에는 슬픔의 감정이 담겼어요.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가사가 별게 없어요. 펀치라인이나 언어유희를 담지 않았죠. 진짜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싶었어요. 감정을 시적으로 표현하거나 꾸미려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받는 느낌을 목소리를 통해 그대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티를 내지는 않지만 MC그리는 안티 팬들의 비난과 비판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상처를 받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쓸쓸함이 느껴지는 '왜 아무도 없니'라는 가사. 이 부분에 대해 물었다.
"댓글을 안 보지는 않아요. 경험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라 생각하고...상처 받을거 알면서도 일부러 보고 있어요. 솔직한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고요."
"저를 향한 비난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고, 그러면서 저에게 슬럼프가 오더라고요. 아무 것도 안 하고 집에만 박혀있고, 밖에도 잘 안 나가게 됐어요. 그러면서 머리도 길러졌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쓴 가사인데, 사실 가사를 곡을 쓰면서도 '이 곡을 들려드려도 반응이 달갑지 않을 거 같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외로운 감정이 담긴 거 같아요. 정말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내가 '연예인의 자식이고 뭣도 아닌 존재'라고 세뇌 당하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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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그리는 이 곡을 통해 많은 이들의 사랑과 동시에 쏟아지는 악플, 비난에 대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감사함과 동시에 부응하지 못하는 죄송함 그런 감정들을 담백하게 풀어낸 곡. 그간 선보인 장르와는 달리 감성적인 멜로디와 분위기가 인상적. 랩 파트 없이 보컬로 채워졌다는 점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확실히 음악적으로 성숙해지고 있음을 느껴볼 수 있는 노래다.
"랩 연습도 많이 하고 있고, 작곡 공부도 많이 하고 있어요. 음악적 스펙트럼을 좀 넓혀보자는 생각을 늘 해요. 이번에는 떠오르는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담고 싶었고, 억지로 랩으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대로를 풀어내고 담고 싶었어요.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 혹은 '어떤 모습으로 어필하고 싶다' 그런 마음은 아니었어요."
마지막으로 MC그리는 "무너지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저를 향한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이 많이 안 바뀔 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엄청난 명반을 들고 나와도 안 바뀔 거 같은... 그럼에도 어떻게든 증명을 하고 싶어요. 동정을 바라고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도 연예인이시고 그로 인해 제가 혜택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늘 남들보다 몇 배로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실력적으로도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지금은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것이 목표가 됐네요. 음악적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joonam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