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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윤시윤이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의 기록을 담은 드라마다. 윤시윤은 극중 이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휘는 왕위 계승 서열 3위의 고귀한 신분에 절대 미모를 자랑하는 초절정 인기남이다. 그러나 자신이 왕재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애쓴다. 윤시윤은 고귀한 왕자에서 죽음의 위기에 놓이는 이휘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섬세하게 그리며 주상욱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또 진세연과의 애절한 로맨스로 여심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상상을 못 했다. 이 얼떨떨함을 즐기고 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한 건 아니었는데 5%는 욕심이 아닐까 했었다. 너무 얼떨떨하다. 실컷 즐길 거다. 겸손의 말이 아니라 늘 작품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결과가 실망스러운 경우도 꽤 쌓였고 잘된 작품도 있다. 역시 배우는 내가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끝나는 것 같다. 결과는 정말 감사한데 연기를 복기해봐야 하는데 내가 뭘 잘했다고 떠오르는 게 없다. 작품은 팀 플레이기 때문에 나는 늘 같은 스탠스로 최선을 다하고 좋은 스태프를 만나길 꿈꿔야 한다는 걸 이번에도 느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7,8부에 널뛰기가 됐다. 7부가 가장 고통스러웠다. 집중이 안되고 NG가 많이 났다. 전쟁터에 나가는 신이었는데 계속 NG가 나서 세연이에게 '미안하다. 내가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8부는 오히려 집중해서 한신 한신 찍었다. 그런데 7부는 걱정했던 것보다 잘 나왔고 8부는 비슷하다. 그도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림이 나오는 게 아니구나, 결과물은 진짜 모르는구나 하는 걸 느꼈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단점은 느끼고 바꿔가야 겠다는 생각도 하는데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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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봐주셨다면 너무 감사하다. 그전 작품도 그렇지만 정말 캐릭터에 사랑에 빠져서 했던 것 같다. 몰입했다는 증거가 70% 정도 넘어가면 앞의 내용이나 대사를 아직 대본이 안 나왔는데도 대충 알겠더라. 앞의 감정을 대충 유추할 수 있겠더라. 그만큼 이입한 것 같다. 결말도 대략 내가 꿈꿨던 결말이 돼서 만족했다. 산에 올라간 것 말고는 다 만족한다. 내가 올해 33세다. 나이에 비해 정신 연령이 좀 어린 것 같다. 실제 성격에 남자다움이 떨어지는 것 같다. 내 정신에 맞는 옷을 입으려 한다. 다른 작품보다는 그래도 조금 성장했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 내가 성장해 나가는 것처럼 역할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인 게 아닌가 싶다. 억지로 남자의 옷을 입으려 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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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분들한테도 정말 징징거렸다. 또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 끝에는 내 자신에 대한 원망이 생긴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그랬다. 결국 이번에도 크게 느끼는 건 드라마가 끝나면 수십 명의 우군이 있는 거고,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혼자 짊어지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인사 잘하고 잘 웃는 건 가장 기본적인 에티튜드이고 내가 다 하는 게 아니라는 것, 1인분만 제대로 해내는 것이 겸손이라 생각했다. 겸손을 배웠다. 예전에는 내가 모든 걸 이뤄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상대를 의지하고 해도 된다는 걸 몰랐던 거다. 만약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고 해도 내 연기가 부족하다고 해도 감독님이 오케이 사인을 줬으면 잘한 신이고 정말 집중해서 연기해도 오케이 사인이 안 나면 잘 못한 거다. 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거다. 이번에 김정민 감독님이 역대급으로 촬영 속도가 빨랐다. 엑스레이 수준으로 찍었다. 초반에는 배우들끼리 이래도 되나 할 정도였다. 그런데 1부가 정말 예쁘게 잘 나왔다. 오히려 내가 힘 주는 게 안 좋더라."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모아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