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미스 함무라비'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단 2회 만에 시청률 5%를 돌파하며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
존경하던 연수원 시절 교수가 피고 측 변호인으로 나서자 눈인사를 나눠 한세상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채무자 할머니의 사연이 안타까워 도움을 주려고 전화를 걸었다가 탈이 나기도 했다. 전문 사채업자에게 당한 것처럼 보였던 할머니가 그의 전화를 받자 채권자에게 전화해 "젊은 여자 판사와 먼 친척"이라며 "소송 취하하지 않으면 한 푼도 못 준다"고 협박한 것.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판사로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임바른(김명수 분)의 말대로 "좋은 의도로 실수할 권리 따위 없는 곳"이 법원이다. 뼈아픈 실수로 한 발 성장한 박차오름. 자신의 신념은 포기하지 않았다. 코피를 쏟으며 매일 철야를 했고, 1인 시위를 하던 할머니 사건의 문제점을 찾아내 항소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군분투 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2회부터 본격적으로 사람 냄새 나는 재판을 펼쳐냈다. 현실적인 사연들이 넘치는 '민사 44부'의 재판에는 딱딱한 법이 아닌 '사람'이 먼저 보였다. 박차오름은 슈퍼 우먼은 아니었다.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 판사 박차오름의 고군분투는 작은 변화를 이끌었다. "법복을 입은 이상 개인감정 따위 드러낼 권리가 없다"던 임바른은 타인의 살갗 안으로 기꺼이 들어가는 박차오름을 보며 "사람의 표정은 지워야 하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지워서는 안 됐다. 보지 못했다. 마음으로 보면 볼 수 있는 것을"이라며 자신을 되돌아봤고, 한세상도 초임 시절 자신에게 법복을 입혀 주며 "잘 듣는 판사가 되시오. 판단하기 전에, 먼저 조용히, 끝까지"라고 독려하던 선배 판사의 조언을 떠올렸다.
박차오름의 성장이자 민사 44부의 성장이었다. 앞으로 '세상 바르고 옳은 재판부'가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차원이 다른 법정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된다.
sj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