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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고아라가 이번엔 동료를 위해 나섰다.
박차오름은 분노했다. 그리고 성공충 부장을 징계하라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기로 결심했다. 이 사실을 안 한세상(성동일 분)은 "이 방을 나가면 나를 부장으로 인정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막아섰지만 "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하지만 무모한 박차오름의 용기는 현실 앞에 가로막혔다. 동료 판사들이 서명을 해줄 리 만무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박차오름을 이번에는 임바른(김명수 분)이 막아섰다. 임바른은 "판사는 법대로 할 때 가장 힘이 있다"며 판사 회의 소집을 제안했다.
조직의 부당함에 맞서 내 일처럼 뛰어드는 박차오름은 슈퍼우먼은 아니다. 실수도 하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모습은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약자들은 혼자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없다. 서로 의지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며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물속에 가라앉는 걸 지켜보고만 있으라구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박차오름의 외침은 보는 이들의 가슴에 뜨거운 열기를 집어넣었다. 추진력과 행동력, 정의감으로 힘 있게 달려 나가는 박차오름과 모든 일을 법과 원칙대로 추진하는 임바른이 '다름'을 넘어 이해하고 협조하며 꼰대들의 세상에 날릴 통쾌한 반전을 기대케 했다.
법원 내부의 일상을 현실감 있게 다루면서 우리 삶까지 투영하는 '미스 함무라비'는 4회에서도 빛났다. 경직된 조직문화는 법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에 발 디딘 이야기는 공감과 묵직한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에 오른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