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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미스 함무라비'가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세상(성동일 분)은 "그깟 사진 한 장 뭐가 대단하다고. 조정실에서 속사정을 들어보라"고 임바른(김명수 분)에게 말했다. 하지만 조정실에서도 팽팽하게 맞선 원고와 피고측 변호인의 논박이 이어지며 개선의 여지가 없자 임바른은 강요한 의원을 직접 소환했다. 강요한은 여유로운 미소로 일관했지만 사생활 침해 논리만을 주장하는 상황은 말 못할 사정이 있어 보였다. 박차오름(고아라 분)은 "잊고 싶다는데 그 이유를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야 하다니. 너무 잔인하다"고 공감했지만 임바른은 미소 속 진짜 의중을 알아내기 위해 강요한과의 단독 면담을 가졌다.
마침내 임바른에게 털어놓은 강요한의 속사정은 모두의 예상과 달랐다. 사진 속에는 강요한과 첫 사랑 그리고 강요한의 아내가 담겨있었던 것. 강요한은 이날 시위에서 사망한 첫 사랑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아내는 그런 강요한을 알기에 지금까지도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투병중인 아내를 위해 강요한이 소송을 제기했던 것. 강요한은 "잊혀 질 권리에 관한 소송이 아니다. 잊을 의무에 관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모두의 예상과 달랐던 강요한의 속사정은 '민사 재판은 타인의 살갗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던 '미스 함무라비'만의 정의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또한, 타인을 이해하며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기도 했다. "완결 된 것은 망각하고 미완의 것은 오래 기억한다"는 임바른의 말처럼 어머니의 기억에서 잊힐까 두려운 박차오름, 이뤄지지 않아 오래 간직해왔던 임바른의 첫사랑도 강요한의 사연과 맞물리며 '기억'에 대한 보편적 공감대를 건드렸다.
'잊혀질 권리'와 '국민들의 알 권리' 사이의 팽팽한 논쟁 속 씁쓸한 강요한의 선택은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결론을 내리는 대신 질문을 던진 '미스 함무라비'는 다시 한 번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TV 드라마부문, 출연자 화제성 지수(굿데이터) 1위에 오르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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