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텐츠가 살아야 산업이 일어납니다."
협회는 지난해 초 30여개의 VR 콘텐츠 관련기업들의 참여로 시작됐고, 지난해 8월 50여개사로 정식 발족됐다. 지난 5월 8일에는 문화 콘텐츠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정식 법인 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현재는 VR, AR(증강현실), MR(복합현실), 홀로그램 등의 관련사 130여개사가 가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MBC, CJ 등 대형 기업이나 언론사도 필요에 의해 참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회원사들은 영세한 콘텐츠 개발사이다.
김 회장은 "소규모 사업체라 힘이 없다보니 기존 하드웨어나 공간사업자들에게 휘둘리면서 콘텐츠 개발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종의 '후려치기'를 당하기도 했다"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회사들이 생존을 위해 처음으로 뭉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초대 수장을 수락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 회장은 1991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가상현실연구실 실장을 역임한 국내 VR 산업의 선구자로, 지난 1999년부터 2년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국게임종합지원센터의 초대 소장을 지내며 현재의 한국 게임산업의 토대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후 세종대에서 10년 넘게 후진을 양성했고 기업의 기술연구소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부터 협회를 이끌게 됐다.
이를 위해 협회는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에 협회 브랜드인 '판타VR'이라는 VR 테마파크를 조성, 회원사들의 콘텐츠를 출시하고 일반 유저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김 회장은 "수익을 남기는 곳이 아니라 일종의 안테나 샵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최소한의 판로가 만들어지면서 개발사들의 영업활동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경쟁이 아닌 상생의 구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2호점을 인터파크와 협력해 8월 중 부산에 조성할 예정이며, VR 테마파크뿐 아니라 지역에서 소규모로 영업할 수 있는 VR방 확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밖에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등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진출, 기술 개발 및 표준화, 관련법 제도 정비 그리고 VR 전문 투자조합 설립 등 다양한 투자 유치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 회장은 "VR 콘텐츠가 게임산업진흥법, 관광진흥법, 스포츠산업진흥법 등에 모두 포함되면서 관련 법들의 충돌이 일어나 사업 전개를 하는데 애로점이 크다. 따라서 일명 독립된 VR콘텐츠산업진흥법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VC(벤처캐피탈) 자금이 좀처럼 들어오지 않고 있다. 중국의 VR 전문 투자조합인 'VRVCA'과 상호협력을 논의중인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국내 게임산업 초창기 정부와 민간의 전폭적 관심과 지원, 투자 등을 통해 이만큼 성장했다"며 "그 때의 성공 경험을 발판으로 VR 산업을 위하고 업계를 위한 협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콘텐츠가 살아야 산업이 일어난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