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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극중 반역자로 몰린 조선의 왕세자 이창 역을 맡은 주지훈이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작품 공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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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지훈은 '킹덤'에 대한 강한 만족감으로 입을 열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 1,2부를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김성훈 감독님께 무릎을 꿇었다. 정말로 꿇었다"고 입을 뗀 그는 "김은희 작가님의 필력과 김성훈 감독님의 연출력이 잘 버무러졌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시는 것 같다. 그리고 감독님이 긴박한 상황을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극성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배우가 보이는 극이 아니라 드라마가 보이는 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킹덤'의 가장 큰 장점을 "기교가 많이 없었는 것"이라고 꼽으며 "어떤 것을 속이려고 더하거나 빼려하지 않고 묵직하게 전달하고자하는 작품이었다. 어쩌면 외국 작품에서 부러워 했던 부분이 담겼던 것 같다. 한국에만 국한된 게 아닌 작품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금기시되는 것들에 조금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야기가 털 것 없이 담백하게 흘러가는게 오히려 힘이 있었던 것 같다. 방송으로 만들면 충분히 만들기 힘든 영상이나 음악들을 한땀 한땀 만들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졌기 때문에 그게 작품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오히려 시간이 많으면 나태해질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 또한 작품에서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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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판타지 영화의 새 장을 연 '신과함께'부터 한국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판타지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템'까지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지훈은 "생각해보면 저에게는 모든 게 새로웠던 것 같다. 잘된 작품이 기억에 남고 그렇지 않는게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최근 관객분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이 전후 세대가 공존하는 세대가 아닌가.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하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공존하지 않나. 이런 독특한 문화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며 "그래서 우리가 소위 말하는 '전형적'이라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것 같다. 전형적이라는 게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사실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매번 어렵다. '신과함께'의 경우는 1편이 신파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2편에서는 신파가 없어서 아쉽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게 나쁘지는 않는다. 개인의 의견을 많이 내세우는 사회가 된 것 같다. 오히려 그런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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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각 나라의 문화권이 다 있지 않나. 그런 게 익숙한 나라는 묻지 않을 거고 우리나라는 유독 많이 물어보실 것 같다. 하지만 수치로는 공개되지 않지만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반응이라던지 암암리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있지 않을까 싶다"며 "'킹덤2' 대본리딩을 하는데 넷플릭스 관계자분들이 부드러워 졌다. 그걸 보고 잘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넷플릭스 컨텐츠의 장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야기 말고는 신경 쓸게 없었다"고 입을 연 주지훈은 "넷플릭스는 광고 조차 받지 않는다. 한국 배급사만해도 각자의 색깔과 이득이 있지 않나. 넷플릭스는 그런게 없으니까 이야기의 힘 만으로 쭉 가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미드를 보면서 '우와' 했던 부분이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나오면 '과하다'는 반응도 있지 않나. 아무래도 우리나라 작품에서 그려진다면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에 조금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남의 나라 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면 콘텐츠의 수위에 대해서도 관용도가 더 생기는 것 같더라. '킹덤'은 우리나라 작품임에도 넷플릭스를 통하고 외국 작품 같은 느낌이 있어서 더 관용도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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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이었던 리뷰글을 묻자 주지훈은 "'이 드라마에서 모자가 예쁘지 않은 사람들 목은 다 잘린다'는 글을 봤다(영화 '19금 테드'의 제작자 존 제이콥스의 트위터 평). 그런 반응이 굉장히 재미있더라. '쟤네는 신발은 벗는데 모자는 안벗는다'는 반응도 재미있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주지훈은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특히 극중 영신 역의 김성규를 극찬했다. "성규는 정말 매너도 좋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다. 그런데 아직 스스로 자신이 신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 지방촬영할 때 다섯시간 여섯시간 씩 함께 걸어다니면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공개되기 전부터 모든 배우들이 '시즌1에서는 성규가 가장 빛날거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아수라' 때 선배들이 제가 맡은 선모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성규를 보면서 그게 무슨 말이 알겠더라. 영신이라는 캐릭터와 성규의 연기를 보면서 '킹덤' 시즌1은 성규가 정말 빛나는 작품이 될거라 확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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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누구보다 바쁜 스케줄 보내고 있는 주지훈은 "버겁지 않냐"는 질문에 "근근히 버티고 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운동도 틈틈이 열심히 한다. 그런데 배에 왕(王자)는 없다. 체지방률도 상당히 높다.(웃음)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가니까. 멋진 몸매를 만들려고 하는게 아니라 체력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아이돌 스타의 이미지를 넘어 연기파 배우로 완전히 자리 잡은 주지훈. 그는 데뷔 초를 떠올리며 "예전을 생각해 보면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 내 자신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제가 25살에 데뷔했다. 저는 24살부터 26살까지가 가장 어른 같았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스스로 다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궁'에서 교복도 입고 연기 하니까 그때는 얼른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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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부터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큰 사랑을 받은 주지훈은 그에 따른 부담감과 책임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김용화 감독님과 하정우 배우님의 말을 인용하겠다. 셋이 술먹다가 두분이 제게 '지훈아, 겸허하고 겸손해라'고 하더라. 당연히 각자 최선을 다하다는 전재하에 작품이 잘되고 안되는건 변수가 많다"고 입을 연 그는 "천재지변으로 인해서 재미있는 작품이 묻힐 수도 있고 엄청 재미있지 않은 작품이라도 유행처럼 잘될 수도 있지 않나. 잘해도 으쓱하지 말고 잘하지 못해도 자책을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작년에 큰 사랑을 받았다고 올해도 큰 사랑을 받을거라는 보장은 없다. 저는 그냥 묵묵히 가고 싶다. 부담감도 있지만 발목잡히지 않으려고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6부작 '킹덤'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됐다.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전석호, 김혜준, 정석원, 진선규 등이 출연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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