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종합]"자만하지 않고 묵묵히" …주지훈이 전성기를 맞이하는 자세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2-12 13:4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작년에 큰 사랑을 받았다고 올해도 큰 사랑을 받을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해요.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작품의 연이은 성공, 쏟아지는 세간의 관심과 인. 그럼에도 배우 주지훈(36)은 들뜨거나 자만하지 않고 언제나 처럼 묵묵히 자기 길을 걷고 있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극중 반역자로 몰린 조선의 왕세자 이창 역을 맡은 주지훈이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작품 공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킹덤'은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첫 번째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싸인'(2011), '유령'(2012), '시그널'(2016) 등을 집필하며 대한민국 장르 드라마의 미다스 손이라고 불리는 김은희 작가와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 등의 작품을 통해 최고의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김성훈 감독이 의기투합하고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 해 제작 단계부터 엄청난 관심을 불러모았던 작품이다. 마침내 지난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해 영화 '신과함께'(김용화 감독), '공작'(윤종빈 감독),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등 지난 해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달아 히트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연 주지훈. 그는 이번 작품에서 조선의 왕권을 쥐고 흔드는 조학주(류승룡)의 계략으로 반역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 왕세자 이창 역을 맡아 다시 한번 변신을 꾀했다. 궁을 떠나 궁 밖에서 궁보다 더욱 처찬함 현실을 마주하게 된 그는 자신이 지켜야하는 것은 백성임을 깨닫게 되고 조학주를 비롯한 권세가들과 괴물들로부터 나라와 백성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이날 주지훈은 '킹덤'에 대한 강한 만족감으로 입을 열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 1,2부를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김성훈 감독님께 무릎을 꿇었다. 정말로 꿇었다"고 입을 뗀 그는 "김은희 작가님의 필력과 김성훈 감독님의 연출력이 잘 버무러졌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시는 것 같다. 그리고 감독님이 긴박한 상황을 잘 만들어주신 것 같다. 극성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배우가 보이는 극이 아니라 드라마가 보이는 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킹덤'의 가장 큰 장점을 "기교가 많이 없었는 것"이라고 꼽으며 "어떤 것을 속이려고 더하거나 빼려하지 않고 묵직하게 전달하고자하는 작품이었다. 어쩌면 외국 작품에서 부러워 했던 부분이 담겼던 것 같다. 한국에만 국한된 게 아닌 작품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금기시되는 것들에 조금더 자유로워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야기가 털 것 없이 담백하게 흘러가는게 오히려 힘이 있었던 것 같다. 방송으로 만들면 충분히 만들기 힘든 영상이나 음악들을 한땀 한땀 만들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졌기 때문에 그게 작품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오히려 시간이 많으면 나태해질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 또한 작품에서 느껴졌다"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한 궁금증을 극대화 시킨 시즌1의 마지막 6번째 에피소드의 결말에 대해서 그는 "6부가 끝나니까 충격과 쇼크가 오더라. 영리한 판단이였다고 생각한다. 6부 이후의 이야기도 대본에 있었는데도 그렇게 끝낸건 철두철미한 마무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2부에 대한 힌트를 해달라는 질문에는 "떡밥이 100%로 회수된다. 미친 떡밥을 또 던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한국 판타지 영화의 새 장을 연 '신과함께'부터 한국의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판타지 블록버스터 드라마 '아이템'까지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지훈은 "생각해보면 저에게는 모든 게 새로웠던 것 같다. 잘된 작품이 기억에 남고 그렇지 않는게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최근 관객분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이 전후 세대가 공존하는 세대가 아닌가.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하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공존하지 않나. 이런 독특한 문화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며 "그래서 우리가 소위 말하는 '전형적'이라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것 같다. 전형적이라는 게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사실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매번 어렵다. '신과함께'의 경우는 1편이 신파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2편에서는 신파가 없어서 아쉽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게 나쁘지는 않는다. 개인의 의견을 많이 내세우는 사회가 된 것 같다. 오히려 그런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지훈은 '킹덤'의 성과에 대해 "IMDB(최대 규모의 영화 및 TV 데이터베이스) 컨텐츠 순위에서 전세계 13위를 했다"며 뿌듯해 했다. 그러면서 "1위부터 100위에 아시아 작품이 '킹덤' 하나였다.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그런데 이게 남의 작품 인터뷰를 하는 기분이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는 관객수이던 시청률이던 수치가 있지 않나. 넷플릭스는 수치 공개도 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런 기분이 든다. 오픈은 했는데 오픈을 안한 것 같고 반응은 있는데 정확한 수치는 없고, 새로운 재미있는 경험이다"고 말했다.

이어 "각 나라의 문화권이 다 있지 않나. 그런 게 익숙한 나라는 묻지 않을 거고 우리나라는 유독 많이 물어보실 것 같다. 하지만 수치로는 공개되지 않지만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반응이라던지 암암리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있지 않을까 싶다"며 "'킹덤2' 대본리딩을 하는데 넷플릭스 관계자분들이 부드러워 졌다. 그걸 보고 잘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넷플릭스 컨텐츠의 장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야기 말고는 신경 쓸게 없었다"고 입을 연 주지훈은 "넷플릭스는 광고 조차 받지 않는다. 한국 배급사만해도 각자의 색깔과 이득이 있지 않나. 넷플릭스는 그런게 없으니까 이야기의 힘 만으로 쭉 가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미드를 보면서 '우와' 했던 부분이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나오면 '과하다'는 반응도 있지 않나. 아무래도 우리나라 작품에서 그려진다면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에 조금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남의 나라 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면 콘텐츠의 수위에 대해서도 관용도가 더 생기는 것 같더라. '킹덤'은 우리나라 작품임에도 넷플릭스를 통하고 외국 작품 같은 느낌이 있어서 더 관용도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킹덤'에 대한 모든 시청자 반응을 찾아봤다는 주지훈. "진짜 모든 반응을 찾아봤다. 트위터부터 댓글까지 다 봤다. '킹덤'에서 제 대사가 씹힌다는 반응도 있다"고 솔직히 입은 열었다. 이어 "제가 모든 반응을 다 찾아봤는데, 8:2 정도로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다. 사실 그런 부분들(대사가 씹힌다는 반응을 얻은 장면)은 일부러 그렇게 표현한 부분도 있다. 어떤 장면을 말씀하시는 건지도 안다. 그 장면이 굉장히 긴박한 순간이었다. 더욱 긴박하게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말이 말릴 정도로 긴박함을 표현하고 싶었고 현장에서도 감독님과 그렇게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시청자분들의 피드백을 받은 만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리뷰글을 묻자 주지훈은 "'이 드라마에서 모자가 예쁘지 않은 사람들 목은 다 잘린다'는 글을 봤다(영화 '19금 테드'의 제작자 존 제이콥스의 트위터 평). 그런 반응이 굉장히 재미있더라. '쟤네는 신발은 벗는데 모자는 안벗는다'는 반응도 재미있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주지훈은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특히 극중 영신 역의 김성규를 극찬했다. "성규는 정말 매너도 좋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다. 그런데 아직 스스로 자신이 신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더라. 지방촬영할 때 다섯시간 여섯시간 씩 함께 걸어다니면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공개되기 전부터 모든 배우들이 '시즌1에서는 성규가 가장 빛날거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아수라' 때 선배들이 제가 맡은 선모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성규를 보면서 그게 무슨 말이 알겠더라. 영신이라는 캐릭터와 성규의 연기를 보면서 '킹덤' 시즌1은 성규가 정말 빛나는 작품이 될거라 확신했다"고 전했다.
배두나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두나 누나는 어떻게 저럴수있을까 할 정도로 인성부터 실력까지 다 갖췄다. 너무 여자 정우성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배두나의 '킹덤' 속 연기력 논란에 대해 "우리가 클래식에 익숙해진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나 누나와 첫 연기를 하고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난 왜 저렇게 못하지? 난 왜 사극에 틀안에 갇혀 있지? 싶었다. 결국 저는 해내지 못했는데 두나 누나는 해내더라"라며 "배두나 배우가 사실 논란에 휘말릴 배우는 아니다. 그게 우리가 그걸 심각하게 얘기하니까 심각해지는거지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1류 레스토랑에 가도 누군가의 입맛에 안 맞을 수 있는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근 누구보다 바쁜 스케줄 보내고 있는 주지훈은 "버겁지 않냐"는 질문에 "근근히 버티고 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운동도 틈틈이 열심히 한다. 그런데 배에 왕(王자)는 없다. 체지방률도 상당히 높다.(웃음)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가니까. 멋진 몸매를 만들려고 하는게 아니라 체력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아이돌 스타의 이미지를 넘어 연기파 배우로 완전히 자리 잡은 주지훈. 그는 데뷔 초를 떠올리며 "예전을 생각해 보면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 내 자신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제가 25살에 데뷔했다. 저는 24살부터 26살까지가 가장 어른 같았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스스로 다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궁'에서 교복도 입고 연기 하니까 그때는 얼른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나이를 먹고 보니까 그런 청춘 로맨스를 한 두편 더 할걸 이라고 생각이 들더라. 지금 그때의 작품을 보니까 뽀얗더라. 풋풋하고.(웃음) 그때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갈증을 풀어준 작품은 '좋은 친구들'(이도윤 감독, 2014)이었던 것 같다. '좋은 친구들'로 해소를 시작하고 '아수라'(김성수 감독, 2016)로 완전히 해소가 된 것 같다. 그러고 나니 '궁2' '궁3' 같은 작품을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은 후회하지 않으려고 더욱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부터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큰 사랑을 받은 주지훈은 그에 따른 부담감과 책임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김용화 감독님과 하정우 배우님의 말을 인용하겠다. 셋이 술먹다가 두분이 제게 '지훈아, 겸허하고 겸손해라'고 하더라. 당연히 각자 최선을 다하다는 전재하에 작품이 잘되고 안되는건 변수가 많다"고 입을 연 그는 "천재지변으로 인해서 재미있는 작품이 묻힐 수도 있고 엄청 재미있지 않은 작품이라도 유행처럼 잘될 수도 있지 않나. 잘해도 으쓱하지 말고 잘하지 못해도 자책을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작년에 큰 사랑을 받았다고 올해도 큰 사랑을 받을거라는 보장은 없다. 저는 그냥 묵묵히 가고 싶다. 부담감도 있지만 발목잡히지 않으려고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6부작 '킹덤'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됐다.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전석호, 김혜준, 정석원, 진선규 등이 출연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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