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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마구의 아버지' 김홍규 대표, 유저들을 개발자로 뽑은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9-04-01 08:28


'마구마구'을 개발한 넷마블앤파크 김홍규 대표, 그리고 유저 출신으로 '마구마구' 개발자로 영입된 김태규, 김민규씨(오른쪽부터)는 "세상에 없는 재미를 주는 '마구마구'로 유저들과 늘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1000% 만족한다"(김홍규 대표),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다"(개발자 김태규)

넷마블앤파크가 개발하고 서비스 하고 있는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는 올해로 벌써 13년째를 맞는 '스테디셀러'이다. 한 시즌 프로야구 관람객 850만명 시대인 상황에서 야구게임은 다른 장르보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엄밀히 얘기하자면 야구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은 당연히 야구팬이지만, 야구팬들이 모두 야구게임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야구게임 역시 다른 게임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 유저에게 어필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정해진 야구 룰과 한정된 선수 풀을 활용해 게임을 개발해야 하기에 업데이트를 한다고 해도, 눈에 띄게 색다른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힘들다. 따라서 야구게임은 다소 마니악한 장르면서도 매년 '그 밥에 그 나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마구마구의 아버지'인 넷마블앤파크 김홍규 대표가 지난해 넷마블컴퍼니 공개 채용에서 특이하게 '마구마구' 유저 4명을 신입직원으로 뽑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아무래도 정체된 느낌이었죠, '마구마구'가 전혀 변화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외부의 시각도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김 대표는 넷마블 신사업담당 부사장으로 앤파크를 1년 정도 떠나 있었다. "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이 밖에선 보이더라구요, '생명 연장의 꿈'만 가지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마구마구'는 야구가 있는 한 얼마든 영속할 수 있는 IP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기획자 3명, 사업 담당 1명 등 총 4명의 유저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게임과 야구를 동시에 잘 아는 개발자를 뽑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마구마구' 공식 페이스북을 직접 운영하면서 유저들만큼 게임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저를 뽑겠다고 하니 내부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시도도 안해보고 그만둘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잠시, 무려 80명에 가까운 유저가 서류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우선 20명으로 거르고, 1차 면접을 통해 10여명을 추렸다. 2차 면접에는 임원들이 모두 나섰는데, 지원자 모두 너무 진지하고 개발자가 되고자 하는 열정이 넘쳐 애를 먹었단다. 김 대표는 "임원 모두의 만장일치라는 기준에도 불구, 결국 4명이나 뽑게 된 이유"라며 "1개월만에 대부분 현업에 투입됐다. 그만큼 유저들의 눈높이에 최적화 돼 있다. 1000% 만족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대표와 자리를 함께 한 김민규(30), 김태규씨(25)는 "과찬이시다"라며 "대표님은 '마구마구' 유저에겐 마치 연예인과 같다. 개발자 선배들도 마찬가지다. 이 분들과 매일 함께 하니 행복할 수 밖에 없다"며 웃었다. 이들은 당연히 게임 출시 때부터 '마구마구'를 즐긴 진성 유저들이다. 연세대 전기전자학과를 나온 김민규씨는 "창업을 하기도 했지만,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지원을 하게 됐다"고 했다. 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김태규씨는 "친구들과 달리 '마구마구'만 하다보니 고등학교 때부터는 PC방에서 어쩔 수 없이 '왕따'가 됐다"고 웃었다.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이들에겐 '꿈의 직장'이 따로 없다. 두 사람은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마구마구'를 놓고 열띤 토론을 펼치는 것도 예전에는 놀이였다면 여기선 생산성 높은 일이다. 친구들도 얼굴이 좋아졌다며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들을 게임 내에서 유명한 '네임드' 유저이기도 하다. 김태규씨는 "지원자 누구랑 싸워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업적 시스템 최고 2위까지 찍기도 했다"며 "세상에 없는 재미를 만드는 용기는 남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민규씨는 "이력서가 책 한권에 이를만큼 '마구마구' 시스템 분석을 했다. 게임 실력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김 대표는 "회식 후 PC방에서 기존 개발자와 신입 4명과 경기를 하면 승부욕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거들었다.

이들의 실력은 서비스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김 대표는 "각자의 장점들이 뚜렷하다. 무엇보다 유저의 눈높이에서 얘기를 전달하고 의견을 개진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만들어진다. 기존 개발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개인적 목표에 대해 김태규씨는 "여성 유저에게도 더 많이 어필하는 '마구마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또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e스포츠로 발전하는데 기여하겠다", 김민규씨는 "'마구마구' 제2의 부흥기를 이끌고 싶다. 또 실력이 잘 반영되는 밸런스 높은 게임이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힘줘 말했다.

유저 출신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된 '마구마구'의 2019시즌은 지난 28일 시작됐다. 야구게임 최초로 이용자 두 명이 팀을 이뤄 AI와 대결하는 PvE 모드 '챌린져스 시스템'가 새롭게 선보였다. 또 처음 '마구마구'를 접하거나 오랜만에 접속한 복귀 이용자들에게 각 플레이 수준에 맞는 난이도를 제공하며 관련 게임 아이템도 증정하는 등 게임 시스템에 단계별로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신규 및 복귀 정착 지원 시스템'도 추가했다.

김 대표는 "현재의 트렌드과 기술력, 그리고 유저들이 원하는 새로움이 추가된 '마구마구'의 2019시즌을 준비했다"며 "'마구마구'의 초창기 때 선보였던 '마구' '마타' '마주루' '마수비' 등이 담긴 액션 RPG 야구게임 '극열 마구마구'(가제)도 개발중이다. 세상에 없는 재미를 주는 것이 앤파크의 개발 모토다. 익숙함 속에서 늘 새로움을 즐길 수 있는 '마구마구'로 계속 유저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마구마구' 2019시즌에 새롭게 도입된 '챌린져스 시스템'

넷마블앤파크에서 현재 개발중인 '극열 마구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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