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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멜로가 체질'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김혜영 연출)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첫 회가 1.7%를 기록했고 2회가 1%를 기록하며 하강곡선을 그렸다. 첫 회 시청률도 시청자들과 관계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1.7%로,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이자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을 만든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작품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속이 상할 대로 상하는 기준이다.
'멜로가 체질'은 '수다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드라마다. '스물'에 이어 '극한직업'까지 상황적 재미에 집중한 코미디가 이병헌 작가의 주 특기였다면, 이번에는 입으로 모든 액션을 하는 스탠딩 코미디가 주축을 이룬다. 때문에 대본과 배우의 합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이병헌 감독이 쓴 극본에 천우희, 안재홍을 시작으로 전여빈, 한지은, 공명, 윤지온이 힘을 합쳤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입이 '멜로가 체질'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했다.
영화에서 주로 활동해왔던 이병헌 감독은 TV드라마에 처음 도전하게 되며 색다른 문법을 구사하는 중이다. 다음 상황에 대한 예측이 전혀 불가한 대사들은 "갑자기? 여기서?"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이병헌 감독의 스타일이다. 예를 들어 "가슴이 폴짝폴짝"이라는 대사에 갑자기 "너풀너풀"이 끼얹어지는 식이다. 여기에 "충고 하나 하겠다"는 스타 작가의 스타 작가 혜정(백지원)에게 "아아아아 충고 안 들어"라며 귀를 막는 범수(안재홍)의 행동은 일상과는 동떨어진 듯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의외의 쾌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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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연출법도 남달랐다. 그동안 TV드라마에서 보던 전형성을 탈피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꾸밈이 없고 가식도 없는 솔직한 연출로 관객들을 만났던 이병헌 감독은 이번에도 날것을 가져왔다.일부 시청자들은 "화면에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도 보였지만, 이 역시 투박한듯한 청춘을 그리는 스타일이다. 슬랩스틱에 가까운 몸개그를 선보인 천우희와 짠내가 폭발하는 삶으로 '찌질'의 끝을 보여주는 한지은, 그리고 자신이 만든 허상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전여빈까지. 어디 한곳 상처를 간직한 청춘들의 일상은 생각보다 청량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이 화면에 솔직하게 드러났다.
내레이션으로 모든 상황이 이어지는 것 또한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부분일 수 있지만, 덤덤하게 아어지는 내레이션들은 '멜로가 체질'을 지탱하는 정체성이다. 과거와 현재를 유연하게 이어주고 배우들의 '말맛'에도 힘을 싣는다. 특히 등장 배우들의 열연은 빼고 볼 수 없는 요소들. 믿음의 주인공인 천우희와 안재홍의 연기는 당연했고, 이병헌 감독 '유경험자' 공명은 스타일을 완전히 이해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전여빈과 한지은의 연기가 더해지니 시청자들이 보는 맛도 있다. 대체 배우이자 후임으로 급히 합류했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눈에 단번에 띄어버린 윤지온의 활약도 대단하다. 윤지온은 이미 뮤지컬계에서는 유명한 '뮤지컬계 신성'으로, 대체배우를 정할 때 제작진의 만장일치 '픽'을 받을 정도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 믿음은 연기와 노래로 동시에 드러나는 중이다.
다소 아쉬운 성적임에는 틀림없지만, '멜로가 체질'은 이제 막 시작한 드라마. 등장 인물들의 전사도 2회에 걸쳐 풀어졌고, 조금 더 길고 방대한 서사가 그려질 예정인 것임은 틀림없다. 마치 '비포장도로' 위인 듯 어설픈 달리기를 시작한 '멜로가 체질'이지만, 극 초반에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은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과 시선에도 인정받는 날이 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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