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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지진희 "데뷔 20주년, 도태되지 않으려 발버둥"

기사입력 2019-08-22 11:04


배우 지진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뷔 20주년을 앞둔 배우 지진희는 최근 종영한 tvN 월화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로 다시 한번 변신에 성공하며 완벽한 원톱 주연의 저력을 보여줬다. 삼청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08.2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지진희(48)가 데뷔 20년을 돌아봤다.

지진희는 1999년 조성빈 뮤직비디오 '삼류영화처럼'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MBC '대장금'(2003),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2004), SBS '봄날'(2005), MBC '스포트라이트'(2008), KBS2 '결혼 못하는 남자'(2009), MBC '동이'(2010), SBS '부탁해요 캡틴'(2012) 등으로 짙은 인상을 남겼다. 또 SBS '따뜻한 말 한마디'(2013), KBS2 '블러드'(2015), SBS '애인있어요'(2015), SBS '끝에서 두번째 사랑'(2016)에서 활약하며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지난해에는 JTBC '미스티'로 김남주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고 최근 종영한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는 60일의 권한대행 박무진 역을 맡아 실제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지진희가 연기한 박무진은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 출신의 환경부 장관에서 현직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는 인물로, 시간이 지날수록 몰입감을 높이는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지진희가 출연한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지진희, 이준혁, 허준호 등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특히 최종회는 6.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진희는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카페에서 '지정생존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진희는 "박무진의 합리적 선택을 하는 모습이 좋았다.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내가 맞고 너희가 달라. 적이야'가 아니라 '이것도 맞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하면서 선택하는 다양성이 마음에 들었다.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정답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맞다는 생각보다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박무진은 그런 인물이다. '이게 이럴 수 있고 이렇구나. 그렇지만 데이터는 이렇다'고 했을 때 데이터를 믿고 가는게 정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주로 멜로를 보여줬던 지진희는 장르물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다고. 지진희는 "그동안은 한계가 있었다. 지상파라는 한계가 있었고 수위를 맞추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갈증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양한 드라마들이 나와서 기대가 된다. 멜로는 나이가 들어서도 끝까지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유는 서로 15살 차이가 난다면, 분명히 얘기가 있을 거다. 그 나이에 맞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또다른 사랑이 생기고 감정들이 있다. 그 나이에 맞는 멜로는 끊임없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공감을 하고 있다. 사실은 많이 보이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고, 끊임없는 멜로와 사랑이야기가 나와주면 좋겠다. 다양성이 맞다고 생각한다. 시청률로 볼 수 있다고 본다. 정치드라마인데도 시청률이 이렇게 나온 것은 깜짝 놀랐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옛날처럼 50% 시청률은 안 나온다. '왜일까' 생각하면 다양한 매체가 나올 것을 생각하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지진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뷔 20주년을 앞둔 배우 지진희는 최근 종영한 tvN 월화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로 다시 한번 변신에 성공하며 완벽한 원톱 주연의 저력을 보여줬다. 삼청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08.22/
오랜만에 장르물을 해본 지진희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지진희는 "촬영 현장이 너무 좋아졌다. 성격일 수 있지만, 카메라도 달라지고 젊어졌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데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 대본이 늦게 나오고 조금씩 갔다면 핑계거리가 있었는데 대본이 쫙 다 나와있고 빨리 찍을 수 있는 상황이라 핑계거리도 없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현장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52시간 근로시간제도 있고 여러 제약이 있어서 그 안에서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미리 나가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걸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장에 즐거움도 생겼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데미지로 올 거 같다"고 말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지진희는 "제 입장이 조금은 다른 것이 시작 선상이 달랐다. 직장을 다니다가 하게 되고 여러 요소가 있었다. 공부를 하고 선후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툭 나오게 된 상황이라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내가 할 수 있던 것은 한 발씩 갑자기 올라가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배워나가는 상황이었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 중간에 일본에서도 촬영하는 기회가 있고 중국에서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놀란 부분이 거기는 옛날부터 우리 시스템으로 촬영하고 있던 거다. 모든 것이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다. 다 헐리우드 시스템이었다. 우리 나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몰고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친구들은 미리 만들어서 보여주는 시스템이었다. 시청자들의 만족감에 대한 장단점도 생기더라.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고민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러움은 있었다. 그게 좀 더 합리적으로 보였다. 그러니 이 과정이 서서히 바뀌어가는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걸로 인해 불편한 분들도 생길 거다. 기존의 방식과 다르니까.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여기에 적응 못하면 도태된다. 사진도 우리가 매일 필름으로 찍고 현상소에 가서 기다리다가 다시 찍는 것이 일상이었다면 이제는 컴퓨터로 다 한다. 컴퓨터를 못하면 사진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변화가 끊임없이 이뤄지는데 변화에 적응 못하면 도태되는 상황이 된다.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는 느낌이 안타깝고 늘 긴장하게 된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내 선택이 중요해졌고, 내 선택은 '나밖에 안돼'라는 자신감을 갖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긴 시간 연기를 해온 지진희에게 슬럼프는 없었을까. 지진희는 "연기자 하기 전에 슬럼프를 많이 겪었다. 사건도 있고 슬럼프도 있다. 그래서 일은 상대적으로 편하다. 행복감과 편안함이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 내가 너무 좋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다. 큰 문제가 될 수 있고 작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을 하거나 드라마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극복의 방법은 다양한 취미와 그래도 이것보다는 이게 낫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런 걸로 극복하는 거다. 스트레스를 옛날에는 술로 많이 풀었지만, 그건 또다른 고통을 가져오더라. 알면서도 이걸로만 푸는 현실이 슬펐는데 이게 아니라도 풀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행복해졌다. 현명하게 풀어야만 또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경험에 의해 알게 된다. 아주 큰 슬럼프는 아직 없다고 생각한다. 소위 '떴다'는 얘기를 했지만, 후배들에게도 '떴을 때 조심해라. 뜬만큼 떨어지면 즉사'라고 해줬다. 늘 생각하며 누르는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위치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도 없이 지는 별들을 많이 봤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걸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진희는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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