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지진희(48)가 20년 연기 생활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지진희는 1999년 조성빈 뮤직비디오 '삼류영화처럼'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MBC '대장금'(2003),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2004), SBS '봄날'(2005), MBC '스포트라이트'(2008), KBS2 '결혼 못하는 남자'(2009), MBC '동이'(2010), SBS '부탁해요 캡틴'(2012) 등으로 짙은 인상을 남겼다. 또 SBS '따뜻한 말 한마디'(2013), KBS2 '블러드'(2015), SBS '애인있어요'(2015), SBS '끝에서 두번째 사랑'(2016)에서 활약하며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지진희가 출연한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지진희, 이준혁, 허준호 등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특히 최종회는 6.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특히 열린 결말로 마무리가 됐기에 엔딩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지진희 역시 자신이 생각한 엔딩이 있었다는 설명. 그는 "엔딩에 대해 모두가 몰랐다. 각자만의 엔딩을 생각하고 있었다. 저도 제 엔딩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내가 멋있게 끝나는 엔딩을 기대하기는 했다. 마지막 엔딩은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대통령 박무진입니다'하면 '진짜 멋있겠다'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건 제 욕심이었다. 그게 멋있게 보이지 않을까 했던 욕심이었다. 기존에 있던 '60일, 지정생존자'라는 드라마에는 어울리지 않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기에 시즌2 제작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지진희 역시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배우들 모두가 다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도 있었고,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원작도 시즌2 시즌3가 있었고 그런 기대가 있지만, 우리의 기대일 뿐이고 제작 상황이 어떨지는 모르겠다. 우리도 그 얘기를 제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밝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2에 대한 기대까지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지정생존자'의 중심에는 지진희가 연기한 박무진이 있었다. 지진희는 앞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도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고백한 바. 그 배경에는 어떤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을까. 지진희는 "그런 마음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집중하게 만드는 에너지라고 생각했다. 신인 때는 '잘할거야'라는 의욕은 앞서도 실수가 많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를 하게 된 거다. '이건 나야 나밖에 할 수 없어'라는 마음이 있지 않으면 계속 고통의 연속이자 힘듦의 연속이다. 이건 나만 할 수 있고 내 역할이야. 하는 마음을 가지면 시작도 다르다. 촬영장을 가는 순간, 모든 순간들이 달라진다. 그 마음을 가져가면 할 수 있는 거다"고 밝혔다.
지진희와 박무진의 싱크로율은 높았다. '법'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닮았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박무진에게 자신의 마음이 섞이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는 설명이다. 지진희는 "박무진은 저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감정이 섞이면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저와 비슷한 부분도 많았고 그런 부분에 대한 부분들을 다른 배역들이 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밀고 갈 수 있는게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며 "작가님이 원작의 현지화를 너무 잘 해주셔서 문자를 보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조금이라도 내 의견이나 방향이 작가님께 전달됐을 때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문자를 계속 안 보냈다. 16부까지 다 받고 문자를 보냈다. 중간중간 보내고 싶었지만 참았다. '괜히 내가 신경이 쓰이실까봐 참고 참았다. 고생하셨다'고 보냈다"며 극본에 대해서도 극찬을 이어갔다. 특히 그는 애드리브까지 완전히 차단했다는 설명이다.
'지정생존자'는 멜로에 특화됐던 지진희가 오랜만에 만난 정치 장르물. 지진희는 그동안 멜로가 아닌 다른 장르들에도 갈증이 있었다며, '지정생존자'가 그 배고픔을 풀어준 작품이 됐다고 했다. 그러나 지진희는 '나이대에 맞는 멜로가 계속 나오면 좋겠다'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진희는 "멜로는 나이가 들어서도 끝까지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 그 나이에 맞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또다른 사랑이 생기고 감정들이 있다. 그 나이에 맞는 멜로는 끊임없이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공감을 하고 있다. 다양한 멜로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
최근 20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진희는 스스로도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차분한 수트핏과 매력적인 성격으로 인기를 얻는 그이지만, 이런 반응은 아직 낯설다는 것. 자신을 향한 인기를 손석구 등 다른 후배 배우들에게로 돌리는 지진희의 겸손함에 시선이 쏠렸다.
배우로서, 인간 지진희로서의 도전에도 관심이 이어졌다. 지진희는 저도 힘든 부분이다. 왜냐하면, 제가 뭘 하고 싶다고 해서 그걸 딱 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렇게 하면 너무 좋지만, 기다림의 연속이 시작이 되는 거다. 늘 이게 과정이다. 쭉 기다림의 연속이다. '이 드라마 하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이 됐네'하는 것과 잘리고 커트 당하는 것의 연속인데 그걸 극복하는 것이 저의 숙제다. '내가 부족한게 뭘까'를 찾고 준비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거다. 쉽지가 않고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고통의 끝에는 '또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나겠지'라는 생각도 하고 피규어도 만들고 여행도 가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다. 연기자들이 다 그렇게 극복한다. 그게 길어지면 또다른 스트레스가 온다. 너무 세상이 빨리 변하고 인물들이 나오니 그런 고민들이 생긴다. 끝까지 준비해나가면서 또다른 것을 할 때의 희열을 느끼며 가는 중이다"고 밝히며 차기작에 대하 기대감도 더했다.
지진희는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