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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WATCHER(왓쳐)'가 장르물을 한 차원 끌어올린 심리스릴러를 완성하며 마지막까지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경찰을 잡는 경찰, '감찰'이라는 특수한 수사관을 소재로 사건 이면에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뒤틀린 욕망, 심리에 집중한 '왓쳐'는 시작부터 기존의 장르물과 결이 달랐고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선과 악, 적과 편의 경계가 모호한 이들이 속내를 숨긴 채 각자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과정은 매회 예측을 뛰어넘는 반전과 강렬한 서스펜스로 안방극장으로 압도했다. 이에 장르물의 틀을 깨고 차원이 다른 심리스릴러를 완성한 '왓쳐'가 남긴 것을 짚어봤다.
#신들린 연기로 서스펜스 극대화, 웰메이드 심리스릴러 완성한 한석규X서강준X김현주의 힘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의 신들린 연기는 강렬한 서스펜스를 완성하는 가장 큰 힘이었다. 나쁜 경찰을 잡는 비리수사팀장 도치광 역의 한석규는 선과 악을 가늠할 수 없는 얼굴로 전율을 불러일으켰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그 진의를 의심케 하는 야누스적 두 얼굴은 한석규의 진가를 톡톡히 보여줬다. 어떤 시선에서 보느냐에 따라 행동의 의미가 달라지는 도치광은 그 자체로 '왓쳐'의 콘셉트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인물. 한석규는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차가운 얼굴부터 폭발하는 뜨거움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며 극을 압도했다. 서강준은 비극적 사건의 중심에 있는 김영군으로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뜨겁게 직진하는 김영군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섬세한 감정을 제대로 녹여냈다.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혼란스러운 내면과 진실을 마주하고 터뜨린 울분 등 유난히 감정이 요동쳤던 김영군을 완벽하게 그려낸 서강준. 열띤 호응과 함께 그의 새로운 매력을 각인시켰다. 비리수사팀의 유일한 외부자이자 언제든 판을 뒤엎는 강력한 조커 한태주로 분한 김현주도 가히 명불허전이었다. 분노와 상처를 철저히 숨기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판을 흔드는 절대적 존재감은 김현주의 아우라로 힘을 더했다.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선·악 뒤섞인 세상, '정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
'왓쳐'는 '감찰'을 전면에 내세워 소위 정의를 지켜야 하는 이들의 욕망과 신념의 대립을 치밀하게 그리며 선과 악, 정의를 날카롭게 짚는 데 성공했다. 모든 인물은 선과 악으로 구분 지을 수 없었고, 적과 편은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모했으며, 그럴듯하게 내세운 '정의'라는 허울 좋은 신념은 수많은 희생을 일으킨 범죄의 다른 이름이었다. '작은 희생으로 큰 범죄를 막는다'는 자신만의 정의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했던 박진우(주진모 분)와 비리 경찰을 쫓기 위해 마지막까지 염동숙(김수진 분)과 거래를 한 도치광(한석규 분). 두 사람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잘못된 신념은 정의가 아니다"는 일갈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밝힌 도치광의 입을 통해 나왔기에 씁쓸하면서도 그 울림의 깊이가 달랐다. 도치광은 정의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하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나쁜 경찰을 잡는 것이 자신에게 옳은 일이고, 그 과정에서 지옥에 갈 거란 각오로 피를 묻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15년 전의 김재명(안길강 분)이 그랬듯, 선과 악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도치광. 그 경계를 넘지 못하도록 끝까지 감시하겠다는 김영군(서강준 분)의 날 선 의지는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라는 메시지를 마지막까지 날카롭게 짚으며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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