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①] 이상엽 "'오세연' 종영 후 가슴 뻥 뚫린 것 같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8-28 11:55


28일 배우 이상엽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8.28/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상엽(36)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상엽은 2007년 KBS2 '행복한 여자'로 데뷔한 뒤 MBC 시트콤 '코끼리'(2008), KBS1 '대왕세종'(2008) 등 작품에 출연했다. 2009년 입대한 뒤 2011년 전역했으며, JTBC '청담동살아요' 등으로 복귀했다. 또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와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2013) 등에서도 주목받았다.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주연을 맡아 S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상엽은 지난해부터 '열일'하며 시청자들을 사로납았다. 지난해 SBS '사의 찬미'로 이종석, 신혜선과 호흡을 맞췄고, tvN '톱스타 유백이'에서도 최마돌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최근 종영한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유소정 극본, 김정민 연출)은 이상엽이 첫 주인공을 맡은 작품으로,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드라마를 그리며 마니아층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상엽은 극중 대안학교 생물교사 윤정우 역을 맡아 손지은 역을 맡은 박하선과 치명적인 멜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상엽은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상엽은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요즘이라서 그 말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 '서서히 깊숙이 스며들다'를. 정말 깊숙이 스며들었다. 얼마 전 너무 많이 아팠다. 일정을 취소하고 쉴 정도였다. 윤정우에서 이상엽으로 돌아오는 중인데 오래 생각이 날 거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상엽은 "특별한 의미도 있던 것 같고, '딥(DEEP)'한 멜로를 한 게 처음이었다. '착한남나' 때는 일방적 사랑이라 못 느꼈는데 이번에는 더 깊게 느꼈고, 원래 사실은 찍으면서는 잘 모른다. 끝나고 나서 아는 편인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윤정우 역을 맡으며 이상엽은 어디에 중점을 뒀을까. 이상엽은 "그냥 대사가 많이 없다. TMI적 대사들이 있지만 감정을 드러내는 대사는 많이 없고, 그래서 얼굴에서 눈에서 좀 많이 표현을 해보자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그냥 열심히 쳐다보는 게 제 목표였다. 열심히 보고 상대가 제 눈을 통해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안구건조가 도움이 됐던 것이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28일 배우 이상엽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8.28/

28일 배우 이상엽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8.28/
이상엽은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잘 채우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이상엽은 "원래 제가 한 작품들을 집에서 여러번을 본다. 그런데 이번 거는 다시 보기가 힘들 것 같다. 제가 시작할 때 말한 것처럼 대본과 상황을 잘 표현했나 하는 생각이 아직도 들기는 한다. 그만큼 넘쳐도 안되고 부족해서도 안되는 감정이라, 시작할 때 그렇게 말했는데, 마지막까지도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잘 담았는지' 의문이 들기는 했다"고 밝혔다.

민감한 주제인 불륜이었지만,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어른 멜로'였기 때문이다. 이상엽은 "뭔가 소년미가 싹 빠진 어른 멜로를 해보고 싶었다. 하다가 중간 중간 웃기도 하고 코믹 요소가 들어간 것들을 많이 했던 터라,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중에 가장 눈에 잘 들어왔다. 뭔가 감당이 안 될 것 같기도 했는데 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엽은 "순간 순간 제가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순간 순간 어두운 이상엽이 보이고, 윤정우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는데 그 순간이 어려웠다. 윤정우로 있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위안을 얻은 것은 하선 씨와 함께하면서 힐링을 했다. 혼자 있을 때 윤정우를 찍을 때는 저도 모르게 기운이 빠져서 텐션을 잡는 것이 어려웠다. 정우가 혼자 있을 때는 조명도 어두웠다. 그런 분위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그게 윤정우의 분위기인데 그걸 감당해야 하니까. 그리고 정우와 지은이가 만날 때는 늘 비가 왔다. 비를 맞는 것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쉽지가 않더라. 힘들었다. 감정을 잡았다고 생각하는데 눈에 빗물 들어가고 그런 부분들이 재미있으면서도 쉽지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우스꽝스러워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지은이가 정우에게 키스를 하려고 다가올 때 정우가 밀치는 신이 우스워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신을 찍을 때 감정적 서사를 찍어주려고 서사를 잡아줬다. 그래서 일정적으로 길어졌는데 그런 것들도 순서대로 찍어주니 마음이 좋더라.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상엽은 "제가 사랑에 대해 적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우를 보니 아니더라.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저의 바람을 투영하지 않았나 싶다. 직진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상황을 배제하고 정우가 직진하는 모습들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상엽은 "저와 하선 씨가 반반씩 내고 단체관람을 했다. 마지막에 끝났는데, 제 인생 가장 초스피드한 종영소감을 했다. 끝나고 바로 일어나서 종영소감을 말하는데 바로 앞에서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울컥하더라. 우리 들어가서 절대 울컥하고 울지 말자고 했다. 그 친구는 씩씩하지만 제가 울컥했다. 몰입을 해준 분들이 많아서 혼났다. '지은이가 저렇게 힘든데 넌 어디서 뭐했느냐'고 하더라. 그냥 저도 '집에서 울었다'고 말했다. 가족같이 편하고 좋았던 거 같다. '조금 더 잘 준비할걸'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첫 주인공 작품이었지만, 박하선을 통해 부담감을 내려둘 수 있었단다. 이상엽은 "박하선 씨가 스태프들을 챙기는 것을 보며 부담감을 내려놨다. 예전에는 저 위주로 생각을 했다면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전체의 얘기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진짜 그 왕관, 그 주인공이라는 무게는 정말 무겁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28일 배우 이상엽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8.28/
이상엽은 또 "시청률도 그렇지만, 커뮤티에 올라오는 글들이나 의견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스태프들이 힘이 나는 모습을 보면서 그 힘으로 쭉쭉 갈 수 있었다. 매순간 '1회보단 2회가 더, 2회보단 3회가 더' 재미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저희는 그냥 하나였다. '3% 넘으면 포상이다'고 했는데 서로가 서로를 다독이면서 했다. 그래도 저희는 3% 이상의 보람이나 가치를 느낀 것 같아서 저희끼리 자체 포상을 가기로 했다. n분의 1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보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저희가 주로 파주 운정호수 근처와 캠핑장에서도 찌었는데, 우리끼리 멤버 구성해서 다녀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번개도 정말 많이 했다. 스태프들도. 그래서 가족적인 분위기라 참 좋더라"고 밝혔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이를 잊으려 했다고. 이상엽은 "다른 방송사에서 했다면 더 잘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사람인지라 안 할 수 없었지만, 채널A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니었나 싶다"며 "이번에 많은 공감을 받고 응원을 받으면서 저 스스로도 감동을 많이 받았다. 그렇게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조금 더 눈이 넓어졌다고 해야 하나.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정말 털털하게 뭔가를 하다가도, 이제는 '이런 모습을 보여야 좋게 봐주시는 분들께 좋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한다. 밖에서 술 먹는 약속도 이제 집에서 먹자고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상엽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랄까. 이상엽은 "멜로에도 여러 파트가 있는데 '센 멜로'를 하면 생각나는 작품이면 좋겠다. 그 말도 싫었지만, 좋은 멜로의 한 드라마면 좋겠다.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중 하나가 되면 좋겠다"며 "이 작품을 하면서 전화도 문자도 많이 받은 작품이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술이 정말 많이 땡긴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상엽과 박하선 등이 출연한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0.9%대 시청률로 출발해 2%대 시청률로 막을 내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상엽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마친 뒤 예능 프로그램 tvN '시베리아 선발대'와 SBS 드라마 '굿 캐스팅'에 합류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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