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박하선 "저는 정말, '오세연 처돌이'예요"

사진=키이스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하선(31)이 자신을 '오세연 처돌이('~에 푹 빠진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라고 표현했다.

박하선은 2005년 SBS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본격적인 배우 데뷔를 했고, 이후 KBS2 '경성 스캔들'(2007)과 MBC '동이'(2010),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MBC '투윅스'(2013), SBS '쓰리 데이즈'(2014) 등에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에는 tvN 드라마 '혼술남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로맨틱 코미디 여자 주인공으로 이름을 날렸다. 2017년 1월 배우 류수영과 결혼한 뒤 8월 첫 딸을 출산했고 이후 배우 활동을 쉬다 최근 종영한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유소정 극본, 김정민 민정아 연출)으로 복귀했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드라마를 그리며 마니아층에게 사랑을 받았다. 박하선은 극중 수수한 외모에 아담한 키, 튀지 않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인 손지은 역을 맡아 이상엽과 과감하고 치명적인 멜로 라인을 만들어냈다.

박하선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하선은 아직도 '오세연'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아직 빠져나오려면 먼 것 같다. 8월에 촬영이 끝나고 방송이 안 끝나서 그런 거 같았는데 아니었다. 촬영 뒤에도 '우리 토요일까지만 그러자'고 했는데 모두들 아닌 것 같더라. 얼마 전에 너무 힘들어서 감독님과 작가님께 연락드렸는데 '나만 아파?'라고 했더니 다들 그렇다고 했다. 작가님께 '대체 뭘 쓰신 거예요'하면서 농담도 했다"며 "갑자기 번개를 했는데 8명만 나오고 그러더라. '다들 그러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슬로건대로, '우리는 서서히 깊숙이 스며들 것'이라고 했는데 요즘에 느끼고 있다. 요즘에 얼마 전에 반응을 보는 저를 보면서 '나 처돌이야 어떡해' 이랬는데, 집에서도 '그정도 열정이면 방송국 국장 됐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하선은 '오세연'을 평생 남을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기억에 남은 반응에 대해 "최근에 SNS 반응이 가장 좋은 드라마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라는 반응이 있더라.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았고, 요즘 끝나고서 올라오는 게 시청평들이 올라오더라. '잊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들도 감사했다. '평생작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는데, 제가 왜 그랬냐면 지금까지 제가 했던 드라마 중에 가장 예쁘게 나온 것 같다. 렌즈를 좋은 것을 쓰기도 했고, 촬영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께 감사했던 것이 촬영 감독님은 '유혹'에서도 만났다. 저를 너무 잘 아셔서 초반에 두 세 시간씩 영화보다도 공들여서 찍었다. 제일 예쁘게 나와서 집에서도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캡처를 보면 '저때 저렇게 예뻤지'이럴 수 있을 거 같았다. 나이가 들어서 보더라도 너무 감사할 것 같았다. 가장 빛나는 때는 이니지만,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사진=키이스트 제공

이어 "조명판도 그렇게 큰 조명판은 처음 봤다. 조명판 다섯개를 쉐이드로 세워주시고, 그런 조명팀은 처음이었다. 화장품 광고보다 더 정교하게 대주셨다. 촬영 감독님도 '다시 찍자. 이 각이 예쁘지 않다'고 하면서 다시 찍었다. 카메라 감독님들도 다 옮겨다녔다. 평생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렌즈가 비싼거더라. '다음 드라마에 본판이 드러날까 두렵다'면서 조명도 카메라 감독도 중요하다면서 따라다니고 싶을 정로 너무 열심히 찍어주셔서 감사하다. 남자들도 너무 예쁘게 나왔다. 정상훈 씨를 보고 '왜 이렇게 멋있냐'고 했다. 대학교 선배처럼 나오더라. 이상엽 씨도 '왜 이렇게 예쁘게 나오냐, 순정만화 주인공 같다'고 하면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박하선은 또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함을 최대로 느낀 드라마 같았다. 0%로 시작했는데도 '우리가 올려주겠다. 포상휴가 보내주겠다'고 해준 드라마라 히이 되는 글들을 캡처해놨다. 그걸 보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나 버티기 힘들 때 보면 '나를 이렇게 좋아해준 사람들이 있었지'하면서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던 거 같다. 스태프들이 진짜 좋았다. 희망을 잃지 않고 '오를 거다'라고 하면서. 보통 시청률이 안나오면 현장 분위기도 다운되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정말 현장 분위기의 응원을 많이 받았다. 물론 좋은 팀을 많이 만났지만, 역대급이던 것 같다"고 말하며 시청자들의 반응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박하선은 현장의 분위기 덕에 '오세연'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상훈 씨 없음 못했고 이상엽 씨 없음 못했다. 서로서로 도움을 받았다. 이상엽 씨가 저를 '넘버 원'이라고 하셨는데, 원래 칭찬이 많은 타입이다. 현장에서도 그렇고 성격이 좋아서 발이 넓은 것 같다. 좋은 분들도 알고. 저를 자꾸 예능에 추천해줘서 고맙다. 영업을 뛰어줘서 고맙더라. 이상엽 회사 하면 가겠다고 했는데, 비율이 좋고, 옷 본인의 실제 옷도 너무 잘 입는다. 비율도 좋고 키도 크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 스타일리스트 언니랑 강남에서 마주쳤는데 '저는 운동가요'하더라. 진짜 핵인싸다. 요즘 유행 아이템도 다 가지고 있어서 키덜트 아이템들을 많이가졌다. 스파이더맨 광팬이다. 마블 처돌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파트너로서도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다. 너무 열린 파트너다. 상엽 씨도 막내 스태프 이름까지 다 외우고 현장에서 즐겁게 해준다. 웃겨주고, 서로 좋은 정보 이런 것도 공유했다. 붓기가 빠지는 차 같은 것. 서로 영양제 추천해주면서 그 힘으로 버텼다"며 "이상엽 씨는 개그맨인 줄 알았다. 정상훈 씨보다 제가 볼 때는 더 웃기다. 저도 웃긴 사람인데 촬영이 정말 힘들었다. 현장에서는 사실 저만 웃음을 참으면 되는데 이상엽 씨는 같이 웃더라. 서로 웃느라. 조금 덜 웃었다면 더 잘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더 좋은 시너지가 나왔겠지만"이라고 밝히며 현장의 호흡에 대해 귀띔했다.

'오세연'은 박하선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박하선은 "나중에 나이 들어서 이 작품을 보면, '내가 저렇게 예쁘게 나오게 많이 도와주셨구나' 이렇게 더운 줄도 모르고 찍었다. 양평에 가서는 더웠다. '이제 그만 하자'고 했다. 덥기 전에 끝내자고 해서 웃으면서 찍었다. 현장이 너무 좋았다. 52시간 룰이 생겨서 일주일에 한 두 번 쉬고 밤을 안 샜다. 암기가 안니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대본이 다 나와있었다. '혼술' Œ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더 좋아졌다. 스태프들은 3일 씩만 일을 한다.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면서 찍을 수 있었다. 서로 힘들고. 그래서 너무 좋게 찍은 것 같다. 더 좋아진다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박하선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마친 뒤 차기작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