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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대표하는 도이체스 테아터(DT:Deutsches Theater Berlin)가 5년 만에 내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실험적인 연극 '렛 뎀 잇 머니'(Let Them Eat Money. Which Future?!)를 20, 21일 이틀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3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이체스 테아터는 막스 라인하르트, 베르톨트 브레히트, 하이너 뮐러,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등 저명한 예술가들이 거쳐간 독일 최고의 명문 극장이다. 지난 2014년 처음 내한하여 데아 로어의 '도둑들'(Diebe)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새하얀 소금이 촘촘히 깔린 무대 위에 검은 옷을 입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렛 뎀 잇 머니'라고 불리는 이들은 2028년 현재 유럽 사상 최대의 위기가 찾아오게 된 이유를 조사한다.
유럽의 경제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정치가, 자본가, 권력자들의 선택은 과연 옳은 것이었을까? '렛 뎀 잇 머니'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의사 결정을 내린 책임자들을 납치하여 질문한다. 질문과 추궁을 받는 사람들은 서로 한 편이 되기도, 혹은 책임을 전가하는 반대편이 되기도 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유로존 붕괴부터 난민 대이동, AI에 의해 대체되는 노동력, 데이터의 통제와 감시, 민주주의의 위기까지, '렛 뎀 잇 머니'에는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약 10년 간 유럽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사건들이 촘촘하게 나열된다.
이 모든 문제들은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무능한 정치가 혹은 탐욕스런 자본가가 국가와 시민을 기만한 결과일까? 또는 우리 모두가 예측할 수 있었지만 현실이 되지 않기만을 손 놓고 바라보던, 이미 정해진 결과가 드디어 도래한 것일까? '렛 뎀 잇 머니'는 누구도 원치 않았던 실패의 결과와 책임을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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