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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강경헌 "'배가본드' 반전의 악역..부담 많았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1-05 11:56


사진=강경헌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강경헌(44)이 악역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강경헌은 1996년 KBS 18기 탤런트(슈퍼탤런트 2기)로 데뷔한 이후 KBS2 '신고합니다'(1996), KBS2 '첫사랑'(1996), KBS1 '용의 눈물'(1996) 등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또한 KBS2 '순수'(1998), KBS1 '내사랑 내곁에'(1998), SBS '야인시대'(2002), SBS '태양의 남쪽'(2003), KBS1 '산 너머 남촌에는'(2007), KBS2 '대왕 세종'(2008), SBS '대풍수'(2012), SBS '상속자들'(2013), SBS '미녀의 탄생'(2014), OCN '구해줘'(2017), SBS '키스 먼저 할까요'(2018), OCN '프리스트'(2018) 등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또한 SBS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 지난해부터 출연하며 구본승과 러브라인을 그리는 등 예능에서의 활약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SBS '배가본드'(장영철 정경순 극본, 유인식 연출)에서는 비행기 테러에 얽힌 김우기(장혁진)의 아내인 오상미(강경헌)로 출연, 붙임성있는 성격으로 유가족들의 신뢰를 받아 대책위원장을 맡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러나 오상미의 온화한 미소 뒤에는 돈에 대한 집착과 속물적인 근성이 숨어있는 바. 김우기와는 사실상의 공범으로 드러나며 반전의 악역으로 열연 중이다. 지난 방송에서는 교도소에 수감된 제시카(문정희)와 한방에서 맞닥트리며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했다.

강경헌이 출연 중인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최근 방송분이 12.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 기록을 썼다.

강경헌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가본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경헌은 "촬영은 정신적으로는 편했고 육체적으로는 고된 면이 있었다. 아무래도 몸 쓰는 일이 많았다. 갇혀있고 컨테이너신은 여름에도 찍고 겨울에도 찍어서 사전제작이다 보니까. 여름에는 너무 더운데 뜨거운 컨테이너 안에 있어야 하니까 힘들고 겨울에는 초가을옷 입고 맨발로 있으려니 힘들었다. 제시카리랑 몸싸움하는 신들이 합을 맞췄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촬영 끝나고 나면 관절들이 많이 아프더라. 쫓기는 장면도 있었다. 오랜만에 전력질주를 두 시간을 하니까 구토증상이 나더라"고 말했다.

강경헌은 "작가님과 감독님의 팀워크가 좋다는 것을 알았고, '자이언트'라는 작품을 보고도 너무 좋았다. '샐러리맨 초한지'를 보면서 이 팀 정말 최고고 이 팀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좋아하는 분들이었고, 알게 되면서 연락이 작년 봄 3월에 왔다. 기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게 됐다"며 "처음 함께하는 팀이었지만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 촬영 감독님과 감독님도 작가님과도 호흡이 좋아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액션신을 찍을 때에도 촬영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순조로웠고 분위기는 즐거운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사진=강경헌 제공
오상미는 반전이 존재하는 악역. 이 때문에 반전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강경헌은 "반전을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그걸 어느 정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감독님도 저도 많이 했다. 처음에 유가족으로 나와서 오롯이 유가족으로 보여야 하는데 상미의 욕심이나 이런 것들이 하나도 들키지 않아야 했다. 그러나 저는 오상미니까 가짜를 연기해야 했고, 어느정도를 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유가족으로 나와서 모로코 바닷가에서 촬영을 하고 유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가짜 연기를 하는 것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가족 팀들이 워낙 좋은 배우들이 옆에서 너무 잘해주니, 같이 흘러가면서 오상미도 실제로 연기하러 왔어도 이들 때문에 같이 감정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한 4회에서 유가족들이 모여서 회의할 때부터는 제 계산으로 조금씩 부여줬던 것 같다. 수위조절을 어느정도로 해야 하는지 감독님과 계속 '알까요 모를까요' 하면서 그 부분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반전이 오픈된 후에는 아무래도 그 고민을 덜 하게 되니 연기하기에 편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고민은 분명히 있었다"고 밝혔다.


강경헌은 악역 연기에 대해 "모두가 그러지 않나. 화가 나더라도 평소에는 화가 나는 만큼 다 표출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화가 나더라도 어떻게 하면 좋게 표현할지 고민을 한다. 악역을 맡으면 그런게 편하다. 화를 내도 된다"며 "연기를 하면서는 악역 연기를 한다는 것을 까먹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악역이다'라는 것을 까먹으려고 노력하고, 사전 작업에서 이 사람이 옳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삶이 어떤 삶일지를 상상하게 된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다.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이런 판단을 하고 선택을 하는지 그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사람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그 사람이 되어서 진짜로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강경헌 제공
실제 성격과의 괴리감에 대해 강경헌은 "항상 괴리감은 느낀다. 선한 역도 악한 역도 그렇다. 가치관은 다를 수 있다. 그걸 잘 받아들이는 것이 연기를 쉽게 하는 방법이다. 제일 어려운 부분이 '이 사람은 왜 그럴까'하는 부분이 제일 어렵다. 그래서 사전 작업을 할 때 이 사람의 심리에 대한 생각을 제일 많이 하는 거 같다. 이 친구를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며 "오상미에 대해서도 혼자 시나리오를 막 썼다.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쓴 거다. 일단 제일 힘든 부분이 50억이 큰 돈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 중요하게 있어야만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때문에 그 수많은 사람들, 아무 잘 못 없는 시민들의 생명을 그냥 다 팔아넘길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고민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처음 출발은 '이 사람은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부모나 가족에게 사랑을 받아봤다면, 사람의 생명이 그렇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궁지에 몰리고 50억이 있어야 내가 살 수 있고 돈에 미쳤다고 하더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인간애가 없는 삶을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가정환경도 제 나름대로 엄마, 아빠, 오빠 이런식으로 만들었는데 스토리가 정말 길다. 금전적으로도 쫓기고 궁한 상황이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이 선택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주 매마르고 건조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스토리를 그렸다"고 밝혔다.

강경헌은 오상미의 결말에 대해 스포일러를 자제하며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아쉽다"고 솔직히 밝혔다.

강경헌이 출연하는 '배가본드'는 오는 16일 종영하며 강경헌은 종영 이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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