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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뷰③]'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할리우드 금융 영화들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

기사입력 2019-11-06 10:5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정지영 감독이 영화 '블랙머니' 연출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한민국 최대의 금융스캔들을 소재로 한 영화 '블랙머니'(질라라비·아우라픽처스 제작). 메가폰을 잡은 정지영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983년 개봉한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한 이래 '남부군'(1990), '하얀 전쟁'(1992),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 '부러진 화살'(2012), '남영동1985'(2012)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와 역사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꼬집어낸 정지영 감독. 뿐만 아니라 '천안함 프로젝트'(2013), '직지코드'(2017), '국정교과서 516일: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2017) 등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끊임없이 한국의 이면까지 조명하며 일침을 가해온 한국 영화계의 '영원한 청년 감독' 정지영 감독이 7년만의 연출작 '블랙머니'로 돌아왔다.

'블랙머니'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해 2012년 하나금융에 팔고 한국을 떠난, 이른 바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자신이 담당했던 피의자의 자살로 곤경에 처하게 된 검사 양민혁(조진웅)이 누명을 얻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 내용을 그린 금융 범죄 실화극이다. 묵직한 화두를 던져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물론 사건의 추적과정을 스피디하게 흥미롭게 그려내며 영화적 재미까지 선사한다.

이날 정지영 감독은 한국 영화에서는 생소한 금융 관련 영화를 만들면서 참고한 할리우드 작품에 대해 묻자 "할리우드의 금융 영화 '빅쇼트'나 '마진콜'도 모두 봤다. '저렇게 만들진 말아야 겠구나'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 작품 모두 훌륭하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나는 훌륭하고 대단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반 관객이 이해하고 깨달아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나는 '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그 영화가 384만명이 들었는데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다룬 금융 영화도 그만큼의 관객이 드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도 '블랙머니'를 만들어도 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금융 관련 사건을 쉽게 풀기 위해 가장 강조한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정 감독은 "내막을 캐다보면 어려운 경제 용어도 나오고 관계의 복잡함도 나온다. 일단 이런 영화의 실체를 캐기 위해서는 경제 전문 기자, 경제 사범 전문 경찰, 경제 전문 검사, 은행원이 주인공이 되야 되지 않겠나. 하지만 은행원이나 경제 전문 검사 등 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경제를 아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런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을 바로 이해시키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경제 전문이 아닌, 경제를 잘 모르는 검사 양민혁(조진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어려운 용어에 대해서는 자막을 써볼까 생각을 해봤는데 자막을 쓰면 리얼리티가 깨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막을 과감히 포기하고 관객이 어려운 용어를 듣기만 해도 감으로 유추할 수 있게끔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항상 한국 사회의 비판적 시각을 담은 영화를 만들어온 '블랙머니', 정 감독은 영화라는 매체로 가장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해 묻자 "나의 작품은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지만 관객은 여러 가지 시선으로 바라볼 거다. 내가 어떤 영화를 선택하고 만들 때는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우리 역사 속에 어떤 의미를 가지가, 우리 가치관에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를 생각 하며서 만든다. 하지만 각자 해석하는 건 관객의 몫이다. 영화는 개봉하고 나면 관객의 것이다. 나는 영화를 단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머니'는 조진웅, 이하늬를 비롯해 이경영, 강신일, 최덕문, 조한철, 허성태 등이 출연한다. 11월 13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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