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시티팝의 황제' 김현철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김현철의 정규 10집 '돛' 발매 기념 음감회가 열렸다.
|
김현철은 "지난 30년 동안 제 음악을 좋아해주신 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제 힘으로 돛을 올리고 항해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타이틀을 '돛'으로 정했다. 이번 음반은 CD보다 LP로 내는 게 목적이었다. 두장의 CD가 나온 뒤 LP도 발매할 예정이다. 공개하지 못한 곡이 있어서 내년 봄 신곡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
이에 김현철은 '위 캔 플라이 하이(We Can Fly High)'와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위 캔 플라이 하이'는 김현철 고유의 시티팝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이다. 다시 한번 날아오르겠다는 희망을 노래했다.
김현철은 "현실과 다른 이상을 꿈꿔야 한다. 누구에게나 현실은 녹록치 않지만 이상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내 고백과도 같은 노래다. 우리나라에는 드럼 솔로가 잘 없는데 감히 타이틀에 넣어봤다. 희망적인 가사 때문에 타이틀곡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김현철 표 겨울 발라드로 가수 박원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김현철은 "박원과는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때 심사위원과 참가자로 인연을 맺었다. 그때 내 앨범에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는데 이번에 그 구두계약을 지키게 됐다. 박원이 '가사를 얘기하는 거지 노래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고막남친이라 불리게 된 것 같다'는 얘기도 하더라. 사실 '당신은 사랑합니다'는 내 음악을 사랑해주신 팬분들께 드리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
김현철은 "음악 잘하는 후배들이 너무 많아 처음 컬래버레이션을 하게 됐다. 알지 못하는 후배들이 대부분이라 직접 회사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해서 함께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한 사람씩 알아가는 과정이 음악하는 과정이었다. 황소윤도 직접 연락해서 성사됐다"고 전했다.
특히 '안아줘'를 부른 백지영에 대해서는 "백지영을 위한 노래다. 백지영이 자기랑 너무 잘 맞는다고 이 곡을 골랐는데 노래를 부르는 날 감기가 심하게 걸렸다. 그래서 울고 난 뒤 부른 곡처럼 완성됐다. 감기 걸린 게 신의 한수였다. 더 할 수 있다고 더 열심히 해줬다. 백지영은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목소리"라고 극찬했다.
또 "정인은 녹음을 금방 끝냈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음색이다. 박정현과는 우리나라에 처음 와서 CCM을 부를 때 인연을 맺었다. '그런 거군요'를 들려주니 자신이 하겠다고 하더라. 완성도가 아주 높은 곡이다. 녹음 당시 노래가 끝나고 모두 감동해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죠지에 대해서도 "죠지가 첫 단추가 돼서 10집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 죠지가 리메이크 한 내 노래를 듣고 다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죠지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
1번 트랙 '푸른돛'은 시인과 촌장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이다. "이 노래를 듣고 이제까지와 다른 생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느꼈다. 가사가 희망적이다. 앨범 이름을 '돛'이라 지은 큰 이유가 된 곡"이라는 설명이다.
8번 트랙 '꽃'은 삶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위로곡이다. 김현철은 "앞이 창창한데 삶을 포기하는 젊은 친구들이 있다. 그게 아니라도 주위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친구들에게 드리는 곡이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꽃인데 그렇게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여러분은 다 아름다운 꽃이다"라고 강조했다.
11번 트랙 '혼자두지마요'는 아내 이경은이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김현철은 "나이가 드니까 혼자 될까 하는 두려움에 떤다. 아내가 나를 아직 예뻐해줘서 감사하다. 아내가 우리 아들들의 이야기를 써줬다"며 웃었다.
|
그는 "영감을 얻는다는 말이 뭔지 모르겠다. 곡은 악기 앞에서 쓰는 거다. 나이가 들수록 요즘 것과 옛 것을 가르는 시대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옛 것에서 감성과 감각들을 계속 찾으려 하는 편이다. 지켜야 변화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티팝을 모를 때부터 이런 음악을 해왔는데 요즘 인기라 해서 기분이 좋다. 우리 세대 가수들의 노래가 사랑받고 작업할 수 있었던 건 시대가 만든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그렇게 변화해왔기 때문에 그 힘을 받아 지금까지 음악을 할 수 있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시티팝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시대가 좋아하는 거다. 나는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
김현철은 "이번 앨범을 내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앨범을 내도 되는지 생각을 많이 했고 절망도 했다. 그런데 첫 녹음을 하는 순간 '일단 가자'고 생각하며 희망을 받았다. 9집까지 내 얘기를 주로 했다면 이제는 같이 가고 싶은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