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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정숙(이정은 분)에 관련된 떡밥이 드디어 풀려 화제다. 눈물, 콧물 쏙 빼는 대사와 함께 그녀의 존재감을 입증한 것.
또한, 분홍 꽃 모자에 대한 떡밥 또한 같은 회차에 풀렸다. 동백이를 입양했던 사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본인의 거금을 들여 산 물건이었던 것, 하지만 술집 여자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모는 본인의 색안경으로 인해 동백이를 파양시켰고 그 사실로 정숙은 고마움에 대한 마음이 순식간에 경멸로 뒤바뀌며 분노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이어, 그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기고 울분을 터뜨리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들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그때는, 내가 널 버린 게 너한테 제일 잘한 일 같더라'라는 목소리 톤이 무색할 정도로 "천벌을 받을 년, 우리 동백이가 내 팔자를 왜 물려받아, 왜!"라고 소리치는 장면으로 보는 이들의 억장까지 무너지게 했다.
모텔에서 발견된 정숙의 유서는 모두의 눈물샘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받은 일곱 살로 남아있지 마"를 비롯해 마지막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라는 문단이 주는 먹먹한 '감동'으로 모두들 방영 다음 날 눈이 팅팅 부어 출근했다는 후문.
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바라보는 시선은 누구나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모습을 배우 이정은은 '조정숙'이라는 캐릭터로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가난이 문 안으로 찾아 들어오면, 그 깊은 모성애도 창문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짙은 감정선으로 풀어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대본에 관한 연구와 깊은 고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배우 이정은이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진정성의 깊이 덕분이 아닐까.
시청자들이 정숙의 서사를 알기 이전에 배우 이정은은 정숙의 피치 못할 과거를 모두 알고 있었기에 이전에 어떠한 모습으로 행동을 해야 할지, 어떤 모습으로 동백이를 사랑하고 아껴줘야 할지는 본인 혼자만이 풀어야 할 어려운 과제였을 것이다. 모호한 밑그림에 색을 칠하는 것은 온전히 배우의 몫이기 때문. 과거를 꽁꽁 숨긴 채 '치매'라는 질병과 함께 찾아왔지만 단 한 순간도 보는 이들의 미움을 사지 않고, 동백이의 삶을 두텁게 채워준 것은 조정숙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이정은의 노력과 연구의 결실이었다.
그동안 못 해준 밥을 실컷 해주려고 갔던 정숙, 본인의 목숨을 딸 동백의 행복과 뒤바꾸려 했던 정숙의 발걸음,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순간까지도 딸을 사랑했던 정숙으로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잊고 살았던 부모님의 모습까지 떠오르게 만든다. 이로써 어떠한 작품을 맡더라도 우리에게 기대감을 갖게 해줌과 더불어 설렘까지 선물해주는 유일무이한 배우 이정은의 활약은 앞으로도 뜨거울 것이다.
한편, KBS2 '동백꽃 필 무렵'은 오늘 21일(목), 4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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