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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영애 누나와 호흡, 떨렸죠"…유재명이 밝힌 '나를 찾아줘'의 추억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11-26 11:59 | 최종수정 2019-11-26 13:3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4년 만에 컴백한 이영애 선배, 판타지 같았던 배우를 직접 보니 떨렸죠."

범죄 스릴러 영화 '나를 찾아줘'(김승우 감독, 26컴퍼니 제작)에서 나름의 규칙으로 유지해오던 마을에 찾아온 정연(이영애)을 경계하는 홍경장을 연기한 배우 유재명(46). 그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나를 찾아줘'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나를 찾아줘'는 모두가 진실을 은폐하는 곳에 아이를 찾기 위해 뛰어든 여자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풀어낸 '나를 찾아줘'는 보는 내내 강렬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것은 물론 우리 주변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을 법한 현실적인 묘사와 터치를 더해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200% 끌어올렸다.

특히 '나를 찾아줘'는 '충무로 퀸' 이영애가 '친절한 금자씨'(05, 박찬욱 감독)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 컴백으로 화제를 모았고 또한 '충무로 대세 신 스틸러' 유재명이 가세해 기대를 모았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을 시작으로 '비밀의 숲', JTBC 드라마 '라이프', 영화 '대호'(15, 박훈정 감독) '브이아이피'(17, 박훈정 감독) '골든슬럼버'(18, 노동석 감독) '죄 많은 소녀'(18, 김의석 감독) 등 드라마는 물론 영화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흥행 릴레이를 이어간 '신 스틸러' 유재명. 그가 '나를 찾아줘'에서는 진실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자 아이를 찾으려는 정연과 숨 막히는 긴장 구도를 형성하는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유의 일상적이면서도 서늘함이 느껴지는 연기로 영화 속 팽팽한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것.


유재명은 "시사회 때 '나를 찾아줘'를 처음 봤다. 시나리오를 알고 있고 이미 영화를 찍었음에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편집은 김승우 감독과 많은 스태프, 제작진의 권한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완성본을 본 뒤 촬영 때보다 완성도가 좋아진 것 같아 좋았다. 긴장감도 있고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긴박감이 있었다. 작품에 테마도 마지막에는 울컥할 정도로 힘겨운 이야기고 아픈 이야기지만 잘 전달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배우는 작품이, 또 시나리오가 주는 느낌이 관객에게 주는 첫인상이지 않나? 그래서 이 작품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를 찾아줘'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악역이다. 영화적 장르 안에서는 틀림없이 악역이지만 악역만으로 그려지지 않길 바랐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인간의 본성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홍경장은 평범한 사람인 것 같다. 자신이 가진 직업상 자신의 관리 대상인 곳이 질서가 어지럽혀지는 것을 싫어하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군대를 다녀온 뒤 열심히 공무원 준비를 해서 경찰이 됐고 특별할 것 없이 일상을 보내면서 정년을 기다리는 보통 사람이다. 다만 정연을 통해 내재된 욕망이 표출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나를 찾아줘' 속 중요 메시지인 아동 학대, 아동 실종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특히 유재명은 지난해 10월 21일 5년간 사랑을 키워온 연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올해 8월 아버지가 된 상황. 배우이기 전 한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작품의 소재이기도 하지만 현실이기도 하다. 영화는 픽션이지 않나? 현실은 더 잔인하다. 김승우 감독이 만들어낸 부분이 우리 작품의 화두와 잘 연결됐으면 좋겠다. 나 역시 한 관객으로 '나를 찾아줘'를 보게 됐다. 이 영화를 통해 영화적 재미나 완성도뿐만이 아니라 메시지가 깊게 와닿았다. 길 가다 무심코 보는 아동 실종 포스터도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됐다. 현실이 좀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여러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특별히 영화를 보면서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보다 뉴스를 보는 게 더 불편하다. 우리는 영화라는 작업의 형태로 가감해서 보지 않나? 뉴스를 보면 너무 가슴 아픈 일이 많다. 그래서 우리 영화가 자리를 잘 잡았으면 하는,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당부했다.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이영애와 호흡에 대해서는 "이영애 선배가 2살 연상이다. 누나라기보다는 선배로 호칭을 정리했다. 이영애 선배를 만나고 첫 촬영 하고 지금까지 한참 시간이 지났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많이 떨렸던 게 사실이다. 워낙 멋진 배우지 않냐? 개인적인 판타지의 영역도 있다. 하지만 첫 만남을 보내고 이후 촬영까지 이어지면서 동료 배우가 됐다. 지금은 서로 너무 고생했다 격려해주고 위로해준 관계가 됐다"며 "이영애 선배를 만난 게 1년 가까이 되니까 편해졌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어떤 분에게 말씀드렸는데 정말 멋있는 배우는 상대방도 멋져 보이고 성장하게 해주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영애 선배 덕분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14일 개봉한 '윤희에게'(임대형 감독)를 통해 또 다른 선배 김희애와 호흡을 맞춘바, 당대 최고의 여배우라 꼽히는 이영애와 김희애와 호흡을 두고 "촬영을 하면서 두 분이 다르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젊은 배우들 못지않게 열정적이다. 밝고 유쾌한 부분이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멋있는 분들이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내가 아는 선배 중 가장 멋있는 선배들이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내 길을 가는데 그분들이 와준 것 같다. 이번에 이영애 선배랑 작업하면서 모니터를 하는데 화면의 질감이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 특히 모니터 속 이영애 선배를 보면서 순간 압도당하고 멍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화면을 꽉 채우는 아우라가 있다. 이 경험을 하고 있는 나는 정말 운 좋은 배우인 것 같다.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정말 운이 좋은 배우다. 나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다. 앞으로 작업에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재명은 다작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바쁜 줄 아는데 생각보다 시간도 많고 안 바쁘다. 연달아 개봉하니까 굉장히 바쁜 줄 안다. 바쁘다는 것보다 열심히 했다는 느낌이 더 크다"며 "지난 14일 개봉한 '윤희에게'(임대형 감독)와 오는 27일 개봉하는 '나를 찾아줘', 그리고 내달 12일 개봉하는 '속물들'(신아가·이상철 감독)까지 연달아 관객을 찾게 됐다. 지난해도 그랬던 것 같다. 촬영 시기는 다 다른데 우연히 개봉 시기가 맞았다. 특별히 다작의 기준은 없다. 다른 작품은 아직 완성본을 못 봤지만 세 작품 모두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선택하게 됐다. 전부 다 다른 색깔이라 재미있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나를 찾아줘' 개봉 시기에 앞서 개봉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겨울왕국 2'와 경쟁에 대해 "많은 분이 우리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과거 '알라딘'(가이 리치 감독)도 안 봤고 '어벤져스' 시리즈도 안 봤다. 가끔 집에서 TV 볼 때 그런 영화를 볼 때 재미는 있더라. 영화란 틀림없이 팝콘을 먹으면서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인 것 같다. 다만 통쾌한 것도 영화의 매력이지만 어떤 영화를 보면서 진실을 증명하고 공감하고 극장을 나갔을 때 공기를 마셨을 때 낯선 감정을 느끼는 것도 큰 매력인 것 같다. 그런 지점에서 '나를 찾아줘'는 큰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그랬다. '나를 찾아줘'를 보고난 뒤 계속 눈물이 났고 일상이 약간씩 변화하는 걸 느꼈다. 우리 영화도 '겨울왕국2'와 잘 경쟁할 수 있길 바란다. 충분히 잘 자리 잡을 것 같고 자신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과 생김새부터 흉터 자국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의문의 연락을 받은 여자가 낯선 마을로 아이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영애, 유재명, 이원근, 박해준 등이 가세했고 김승우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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