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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그가 마침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만개했다. 전 세계 평단 및 관객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기생충'에서 조여정은 상류층 여성을 상징하는 연교 역을 맡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연교 특유의 순수함을 완벽히 연기하며 관객에게 예상하지 못한 순간 웃음을 안길 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체에 생동감과 탄력을 불어넣은 조여정에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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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수상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더욱 좋아진 느낌이다. 현장에서 장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는데 정웅인 오빠가 '감독님, 그렇게 하세요. 여우주연상 배우가 하는 말이 다 맞아요'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런 농담을 주고 받다보니 현장 분위기가 더욱 화기애애해 지더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는 오빠가 '조여정씨에게 기생할 거다'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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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이번 시상식의 대표 유행어가 되어버린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는데"를 패러디한 "여주주연상만 '기생충'이 받을 줄 몰랐다"는 멘트부터 영화 속 연교의 대표 명대사인 '아임 데들리 시리어스(I'm deadly serious.)' 언급까지, 재치와 유머까지 보여준 조여정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는데' 릴레이를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올해 청룡이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바로 그 수상 소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이 릴레이를 나도 이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에 '데들리 시리어스'라는 유머를 덧붙인 건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그 말을 했다는 것 자체를 돌아가는 차에 타고 나서야 생각났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워낙에 유머를 좋아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재미와 유머가 함께 하는 걸 좋아한다."
주옥 같았던 조여정의 수상 소감 중 시청자의 가장 큰 감동을 자아냈던 건 단연 '짝사랑' 소감이다. 조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연기'를 짝사랑 하는 상대라고 표현하며 "짝사랑이기에 언제든 버림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이 이뤄질 수 없으니까 짝사랑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심어린 마음을 전해 보는 이들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조여정은 이 수상 소감에 대해 "언제나 늘 생각했던 나의 진심"이라며 '연기에 대한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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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짝사랑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절대 놓을 수도 포기할 수도 없었던 조여정. 조여정의 짝사랑을 포기할 수 없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면, 연기가 꼭 나를 향해 한번 씩 웃어준다. '그래, 니가 항상 여기 있었구나!'라는 듯 한번 씩 웃어주면 놓칠 수가 없다. 힘들 때 마다 그 미소 같은 일들이 생긴다. 나는 여기까지이구나 싶을 때, 내 인내와 노력의 한계를 맞닥뜨리게 됐을 때 꼭 연기로 인해 감동 받고 행복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게 바로 나의 원동력이다. 이번의 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트로피도 마찬가지다. 나의 짝사랑이 이뤄졌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 나의 짝사랑은 과정에 있고 완성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더욱 열심히 힘을 내서 할 수가 있다."'기생충'를 향한 뜨거운 사랑. 그리고 여우주연상 수상. 그리고 주연 드라마 '99억의 여자'의 뜨거운 반응부터, 그야말로 2019년은 '조여정의 해'였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실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여정은 "주변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해주셨지만, 사실 나는 그런 거창한 타이틀을 잘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열심히 일한 한 해임은 분명한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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