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여회현이 본지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회현은 TV조선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에서 열연을 펼쳤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2.04/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여회현(25)이 1년의 공백기를 돌아봤다.
2015년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로 데뷔하며 MBC '이브의 사랑'(2015), tvN '응답하라 1988'(2016), tvN '기억'(2016), JTBC '마너보감'(2016), SBS '닥터스'(2016), JTBC '솔로몬의 위증'(2016), 그리고 KBS2 '란제리 소녀시대'(2017),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OCN '쇼트'(2018), KBS2 '같이 살래요'(2018)까지 끊임없는 활동을 해왔던 그였지만, '같이 살래요' 이후 1년을 쉬었다. 개인적인 고민들과 배우로서의 고민이 겹치며 1년을 보냈고, 그로인해 성장한 여회현은 최근 종영한 TV CHOSUN '레버리지 : 사기조작단'(민지형 극본, 남기훈 연출, 이하 '레버리지')를 만나 그 성장을 증명해냈다.
'레버리지'는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보험 조사관에서 최고의 사기 전략가로 다시 태어난 태준(이동건)이 법망 위에서 노는 진짜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각 분야 최고의 선수들과 뭉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기에는 사기로 갚아주는 정의구현 케이퍼 드라마다. 각 에피소드마다 통쾌한 활약이 펼쳐지며 일요일 밤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레버리지'에서 여회현은 천재해커 정의성 역을 맡아 팀 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여회현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레버리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회현에게 '레버리지'는 '힐링'이었다. KBS2 '같이살래요'로 주목을 받은 뒤 작품활동이 뜸했던 그가 안방으로 돌아온 작품이자, 앞으로 배우 생활에서의 전화점을 맞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그간의 근황을 묻자 여회현은 "활동을 하면서 이렇게 길게 쉰 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냈다"고 말했다.
여회현은 그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이유를 밝히며 "그때는 많이 지쳐있었다"고 솔직히 답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내가 너무 힘든데, 내색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지금 연기를 하고 있고, 내 목적이 무엇인지' 이런 고민이 생기더라. 그런데 저의 최종적인 목표는 내가 즐겁고 행복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 '현실자각 타임'이 살짝 왔었다. 지쳐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그 1년의 쉼이 저에게는 잘한 일 같다. 지금이 충전이 돼서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배우 여회현이 본지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회현은 TV조선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에서 열연을 펼쳤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2.04/
공백기를 통해 여회현은 인생의 좌우명과 답을 찾았다. 그는 "'어떤 것도 나의 행복과는 타협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될 때에는 '이걸 했을 때 불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그게 인생에 있어서 갈림길이 될 수 있어도 과감히 택할 수 있다는 기준점이 생겼다. 옛날에는 무조건 '예스맨'으로 달려들었는데, 그게 정답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그건 정말 남들의 시선이었고 남들의 기준이었지 그들의 눈치를 보며 저를 갉아먹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소신을 가지고 선택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다"고 솔직하고도 당당하게 밝혔다.
이같은 생각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여회현은 현재 세상을 등지는 연예계 동료들의 선택이 안타깝고도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는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성통곡을 할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얼마나 대역죄를 지었다고 그런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었다. 20대와 30대, 이제 인생에 있어서 꽃이 필 나이인데, 제가 잘 아는 분이고 모르는 분이고를 떠나서 너무 아름다운 나이에 그런 일들이 생기는 것은 그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외적인 문제가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루 빨리 조금이라도 개선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도 있다. 누군가는 쉽게 생각하겠지만, 직접적으로 당하는 입장에서는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응원을 해주시면 어떨까 싶다. 저희는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조금의 관심과 응원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밝히며 가슴 아픈 동료들의 마지막을 애도했다.
배우 여회현이 본지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회현은 TV조선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에서 열연을 펼쳤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2.04/
여회현도 올해 의지했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자 '의지할 곳이 사라졌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갑자기 가을이(반려견)가 가버리니 의지할 데가 없더라. 친구를 앞에 두고 많이 울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했다. 가을이에게 그동안 너무 많은 위로를 받았는데, 이제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이제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니 앞으로 열심히 잘 이겨내려 한다. 가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실제로 유기견 봉사도 해볼 생각이다. 앞으로 반려견과 관련해서 목소리도 많이 낼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하고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결론적으로 제가 그 위치에 가야만 한다. 내가 더 잘 먹고 잘 살아야만 얘기할 수 있으니, 더 열심히 살고 더 훌륭한 배우, 대중적인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년의 공백기를 거친 여회현은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한다. 그는 "다음 작품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나름대로 정한 기준선은 1~2주를 쉰 뒤 바로 작품에 돌입하면 좋겠다는 마음인 거다. 분기별로 한 작품씩, 일년간 네 작품을 하면 좋을 것 같고, 남자든 여자든 인생이 30대가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워낙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30대가 꽃이 필 나이라고 생각해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는 작품의 성공뿐만 아니라 그걸 떠나서도 작품 속 제 모습이 기억이 나는 배우로 자리잡으려 노력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