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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TV는 사랑을 싣고' 안혜경이 아나운서라는 꿈을 심어준 중학교 선생님과 재회했다.
안혜경은 강원도에서도 산속으로 굽이굽이 들어가는 마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산골소녀 안혜경은 전교생이 100명도 되지 않아 학교 행사가 곧 마을의 행사가 됐던 용전중학교에 진학해 수학담당 김숙희 선생님과 처음 만났다. 그리고 김숙희 선생님은 장래희망이 농부와 교사, 공무원 뿐 이었던 순박한 학생들 사이 '우물 안 개구리'였던 안혜경에게 처음으로 '아나운서'라는 꿈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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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사를 둘러보던 안혜경은 "학교 수업시간 외에도 학교 관사에서 생활했던 김숙희 선생님이 연탄가스에 취해서 쓰러진 이후로 걱정되는 마음에 자주 관사를 방문했었다. 특히 일찍 결혼을 했던 터라 김숙희 선생님과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던 부모님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선생님을 살뜰히 챙기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김숙희 선생님이 1993년 강원도 원주로 전근을 가면서 연락이 끊기게 됐다.
그후 안혜경은 선생님이 심어준 아나운서라는 꿈을 갖고 2001년 MBC 기상캐스터로 데뷔하게 됐다. 소식을 듣고 우연히 연락이 닿은 김숙희 선생님과 방송국에서 기쁜 재회를 했지만, 사회 초년생이었던 안혜경은 선생님께 할 수 있는 건 식사대접 뿐이었다. 두 사람은 그날의 식사를 마지막으로 경황없이 헤어졌고, 안혜경은 이후 2010년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며 다른 일에도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안혜경의 어머니는 뇌경색으로 쓰러지며 뇌의 많은 부분이 손상됐다고. 안혜경은 당시 어머니가 쓰러졌던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며 "옛날만큼 기억력이 좋지 않고, 말을 잘 할 수 없게 된 어머니와 수다를 떨지 못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일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안혜경은 "밑바닥까지 떨어졌었다. 뭘 하려고 해도 다 안 되는 암흑 같은 시간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며 선생님을 찾아뵐 여력 없이 17년을 흘려보냈다며 죄송한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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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건강 문제로 올해 2월 명예 퇴직하셨다고. 안혜경은 선생님이 방송국에 찾아왔을 당시 잘 못해드렸던 것에 대해 사과했고, 선생님은 "아니다. 난 괜찮다. 걱정하지 말아라"며 위로했다.
이후 안혜경은 현재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고향집으로 선생님을 모시고 가 정성스럽게 식사 대접을 했다. 선생님은 "오늘 안혜경과 부모님을 오랜만에 만나 너무 행복하다"면서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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