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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이병헌X하정우→전도연까지"…'백두산' 감독들이 밝힌 기적의 작품

기사입력 2019-12-23 15:52


23일 서울 삼청동 한카페에서 영화 '백두산' 김병서, 이해준 감독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2.2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드림팀의 기적 같은 작품!"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영화 '백두산'(덱스터픽쳐스 제작)을 공동 연출한 이해준(46) 감독과 김병서(40) 감독. 두 감독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백두산'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한다는 과감한 상상력을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로 겨울 스크린에 등판한 '백두산'. 남북 이념 간의 갈등을 베이스에 두고 백두산 폭발이라는 초유의 재난을 더한 '백두산'은 화려하고 풍성한 볼거리는 물론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등 충무로 '대세' 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 가세해 보는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킨 재난 블록버스터로 입소문을 얻으며 흥행 질주 중이다. 지난 19일 개봉한 '백두산'은 3일 만에 100만,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 개봉 첫 주 누적 관객수 245만 기록을 세우며 파죽지세 흥행을 이끌고 있다.

특히 '백두산'은 '신과함께-죄와 벌'(17) '신과함께-인과 연'(18)으로 2600만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며 한국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김용화 감독·덱스터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했고 '천하장사 마돈나'(06) '김씨 표류기'(09)를 통해 특별한 발상과 연출력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해준 감독과 '신과함께' 시리즈·'PMC: 더 벙커'(18, 김병우 감독)로 세련되면서 드라마틱한 촬영을 선보인 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으며 충무로 최고의 드림팀을 구축해 화제를 모았다.


'백두산' 개봉 후 본지와 만난 김병서 감독과 이해준 감독은 결코 쉽지 않았던 공동 연출에 대해 "하정우가 밝혔던 것처럼 실제 현장에서 월수금 담당과 화목토 담당이 있었다. 물론 모든 과정에서 협업하고 함께 참여했지만 매일 두 사람이 동시에 컷을 외칠 수는 없지 않나? 배우들의 어느 감정선에서 컷을 끝내야 하는지에 대해 적어도 주거니 받거니 조율이 필요했다. 그래서 월수금에는 이해준 감독이, 화목토는 내가 컷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해준 감독은 "영화라는 게 종합 예술이지 않나?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공동 작업이고 공동 연출이 아닐 때도 제작진과 관계에서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 조율해 나가는 것도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번 작품이라고 해서 특별하지는 않았다. 영화라는 작업이 늘 그렇다. 너무 감사한 것은 제작자인 김용화 감독이 연출의 키를 쥐어주고 많이 믿어준 것이다. 영화를 찍는 데 있어서 전혀 관여를 안 했다. 선배 감독이자 제작자로서 일종의 배려고 믿음이었다. 감독의 몫을 온전히 지켜줬다. 그러면서 동시에 선배 감독으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하정우가 우리를 향해 영화계 '돌체&가바나'라고 하더라. 우린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돌쇠&가마니'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백두산'은 올해 2월 크랭크 인해 7월 크랭크 업, 고작 5개월이라는 후반 작업을 거쳐 긴박하게 겨울 대전 출사표를 던졌다. 다른 영화보다 VFX(시각·특수효과) 작업이 많았던 '백두산'에 12월 개봉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이해준 감독과 김병서 감독은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우여곡절 '백두산'을 관객에게 선보이게 됐다. 이와 관련해 김병서 감독은 "'백두산'은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필요로 하는 시간에 비해 타이트하게 작업을 해야만 했다. 사실 혹시라도 개봉하는 데 있어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한 적도 있다. 정말 초조하기도 했고 이게 정말 가능한 상황인가 싶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전례가 되면 안 될 것 같다"며 "'백두산'은 정말 기적적인 완성도라고 자평하고 싶다. 이 모든 게 제작사인 덱스터스튜디오가 가진 훌륭한 VFX 시스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편집과 CG와 팀워크가 한곳에 모여있기 때문에 후반 작업이 한 라인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 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감사한 마음이다"고 답했다.

그는 "언론·배급 시사 이틀 전 새벽까지 작업해야만 했다. 우리 역시 제대로 된 완성본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 시사 버전을 시사회 때 같이 보게 됐다. 시사회를 끝낸 뒤 안도하기도 했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들었다. 시사회 때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후반 작업을 함께한 스태프 이름이 올라가는 걸 보고 울컥했다. 정말 한국에서 최고의 VFX 팀이라고 불리는 팀들이 '백두산'을 위해 혼심의 힘을 다했더라. '백두산'은 덱스터스튜디오 포함 무려 7개 VFX 회사가 작품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우리 영화는 후반 작업으로 비로소 완성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고백했다.



'백두산'의 관전 포인트는 할리우드 못지않은 VFX 기술뿐만이 아니다. 이병헌, 하정우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해 완벽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 것. 김병서 감독은 "일단 '백두산'은 이병헌, 하정우의 합이 굉장히 좋았던 작품이다. 두 배우는 매 촬영 때 미리 다음날 촬영할 분량을 이야기하고 상의하며 작품을 이끌었다. 우리가 흔히 티키타카라고 하지 않나? 시나리오에 티키타카 코드들이 있기도 했지만 이병헌과 하정우의 매력으로 더욱 잘 살린 것 같다. 감독들은 두 사람의 연기에 그저 언제 멈춰야 하는지만 생각하면 됐다. 모니터하면서 세세히 호흡을 맞춰가는 게 정말 대단했다. 시나리오에 담긴 것보다 이 둘의 시너지와 합이 훨씬 생명력 있게 나온 것 같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이해준 감독도 "이병헌과 하정우의 장면 중 특히 인상적인 신은 장갑차 신이다. 그 장면은 사실 촬영 여건 때문에 두 배우가 각각 따로 촬영을 한 장면이다. 물론 감독으로서는 두 사람이 서로 어떤 연기를 할지 너무 잘 알아서 믿음이 있었지만 이후 편집할 때 그 장면이 자연스럽게 붙을지에 대한 불안함은 있었다. 그런데 걱정과 달리 편집을 할 때 마치 한 호흡처럼 느껴져서 다시 한번 놀랐다. 두 배우의 호흡이 이 정도로 잘 맞구나 싶었다"고 곱씹었다.

데뷔 이래 첫 임산부 역할에 도전한 수지 역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병서 감독은 "처음에 수지에 대한 나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수지가 가지고 있는 씩씩함과 건강함에 대한 것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캐스팅 단계에서 최지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시기 우연히 시사회에서 수지를 만나게 됐다. 그런데 내가 알고 이미지와 전혀 다르더라. 당차고 건강한 느낌이 있었고 무엇보다 어른스러운 모습이 느껴졌다. 조인창(하정우)을 보살피고 챙겨야 할 것 같은 최지영의 이미지와 맞았다. 조인창이 성장점을 찾아가는 인물이라면 최지영은 그걸 어른스럽고 깊게 관통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에서 수지에게 맞는 옷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이 역할이 쉽지 않은 역할이기 때문에 수지가 수락할까 걱정하는 부분은 있었다. 그런데 결정도 정말 씩씩하게 해주더라. 두려움보다는 마주하는, 직면하려고 했고 건강함과 용감함이 있었다"며 칭찬했다.


이병헌, 하정우, 마둥석, 전혜진, 배수지으로 초호화 캐스팅을 완성한 '백두산'은 특별출연 역시 특별한 배우의 등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리준평(이병헌)의 아내 선화 역으로 전도연이 깜짝 출연한 것. 김병서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선화라는 인물이 짧게 등장하지만 관객에게 큰 인상으로 다가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준평의 또 다른 전사를 이어가는 동력이 필요했다. 준평과 선화 사아에 더 깊은 무언가가 있다는걸 주고 싶었다. 폭발적이라기보다는 깊고 강렬함을 전해줄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전도연이라는 배우밖에 떠오르지 않더라. 그래서 어렵게 부탁을 드렸다. 전도연에겐 쉽지 않았던 선택이었겠지만 '백두산'을 향한 큰 응원으로 흔쾌히 어려운 선택을 해줬다. 너무 감사했다"고 감탄했다.

이해준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선화라는 인물은 그 인물의 단면만 보고도 준평과 선화의 과거 이야기를 관객들이 유추해야 한다. 인물의 단면을 통해 그 신의 분위기와 사연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래서 인물의 존재만으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우리에게 꼭 필요했다. 전도연이 흔쾌히 촬영에 응해줘서 우리한테는 그 순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현장에서도 비현실적이었다. 소파에는 전도연이, 그리고 그 옆엔 이병헌이 있었고 뒤돌면 하정우가 있었다. 그 장면을 함께했던 모든 스태프는 숨도 못 쉴 정도로 압도당하는 촬영이었다"고 당시 촬영을 회상했다.

'백두산'은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등이 가세했고 '나의 독재자' '김씨 표류기'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 감독과 'PMC: 더 벙커' '신과함께' 시리즈 등을 촬영한 촬영감독 출신 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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