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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멜로 거장' 허진호 감독은 왜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기고 싶었을까.
그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천문'을 통해 조선의 가장 위대한 왕 세종과 천재적인 과학자 장영실을 조명했다. 세종과 각별한 사이였지만 '안여 사건'(장영실이 만든 안여가 부러져 장영실이 국문을 받게 된 일)으로 문책을 받으며 곤장 80대형에 처해진 이후 역사 속에서 어떠한 기록도 남겨지지 않은 채 사라진 장영실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천문'은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됐다. 세종과 장영실, 두 천재 사이의 관계와 서로에 대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에게 큰 울림을 전하는 천문'은 허진호 감독의 특장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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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사라진 장영실에 대한 미스터리와 한글 창제와의 연결고리를 그려낸 '천문'. 과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험하기도 한 이러한 설정에 대해 허 감독은 "장영실이 실제로 활자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인물이다. 장영실이 금속 활자인 '가빈자'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그 당시는 활자를 찍어낼 수 있는 양이라는 게 한정돼 있는데 장영실의 가빈자를 통해 더 많은 활자를 찍어낼 수 있게 됐더라고 하더라. 이러한 것들을 한글 창제와 연결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세종대왕도 한글을 창제하고 인쇄로서 이 글자를 보급시키려고 했을 거다. 그런 점에서 충분히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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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화를 만드는 사람, 특히 역사물 시대극을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자료 조사를 많이 한다. 엄청난 양의 자료를 조사하고 이를 구현하려고 애쓴다. '천문'도 마찬가지다. 천문의를 구현하는데 있어서도 고증을 바탕으로 몇 개월에 걸쳐 직접 천문의를 만들었다. 물론 간이대에 천문의를 올려놔야 하기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실제 천문의 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로 제작됐다. 이 천문의를 통해 별자리를 측정하면서 세종과 장영실의 대화 내용들은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완성하는 거다. 영화라는 매체는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는 영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다큐멘터리를 보는 시각과 같은 프레임에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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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천문'에는 최민식, 한석규, 신규, 김홍파, 허준호, 김태우, 김원해, 임원희 등이 출연한다. 오는 26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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