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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병원마다 오진→전이 안 돼 기적"…'라스' 김영호, 육종암 투병 근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9-12-26 10:32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김영호가 희귀암의 일종인 육종암 수술 후 경과와 현재 상태를 솔직하게 밝혔다.

김영호는 2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지난 3월 육종암 투병 사실을 알려 모두를 놀라게 한 그는 수술 후 처음으로 방송에 등장, 한층 건강해진 모습으로 등장해 보는 이들을 안도케 했다.

김영호는 현재 상태를 묻자 "암은 5년이 지나야 완치 판정이 나기 때문에 아직 완치는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항암 치료는 중단한 상태라며 "의사는 항암치료를 중단하지 말라고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항암 치료하다 죽을 거 같아서 그만뒀다. 항암 치료도 육종암에 맞는 약이 아예 하나도 없다. 운이 좋아야 사는 거 같기도 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약이 없으니까 가장 센 항암 치료제를 맞는데 그걸 맞으면 영혼이 털리는 느낌이다. '항암 치료 정도야 충분히 하겠지' 했는데 충분히가 아니었다. 너무 힘들었다"며 "약이 독해서 혈관이 탔다. 그래서 혈관에 못 맞고 가슴 부위에 인공 모터를 삽입해서 약 투여를 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병원에서 육종암 확진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김영호는 "당시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를 하고 있었는데 칼싸움이나 액션신이 많았다. 그때 허벅지가 찢어진 줄 알았다. 단순히 허벅지 근육 파열로 생각해서 3개월 있으면 낫는다고 해서 참았는데 그사이 방치된 암이 커졌다. 초기에 발견됐으면 작은 종양인데 20cm 정도의 암 덩어리로 커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병원을 10군데 이상 다녔는데 육종암을 잘 모르니까 병원마다 오진이었다. 그러다가 친한 후배 병원에 갔더니 종양인 거 같다고 했다. 난 종양이 암이란 말인 줄 몰라서 대수롭지 않게 간단한 수술로 생각했는데 육종암이라고 하더라. 그 순간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암 진단 후 충격 때문에 일주일 동안 아무 기억이 없다. 내가 암에 걸릴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항상 에너지 있게 생활했는데 암 진단 후 뭐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충격이 깊었음을 털어놔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어 "후배가 전화해서 '종양 제거를 빨리해야 한다'고 말해서 그때 받아들이고 치료에 전념했다. 원래는 일반적으로 이 정도 크기면 폐에 전이가 되는 게 일반적인데 다행히 전이가 안 됐다. 기적이다"라고 말했다.


암 수술 후 삶에 희망이 없었다는 김영호는 "내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가족도 힘이 되지 않았다. 누가 신약을 개발해서 준다고 하는 그런 말 밖에는 힘이 되는 말이 없다. 그래도 살아 있다는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수술 후 피통을 차고 다리운동을 시작했다. 의사가 만류했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없애려고 했다. 아픈 게 느껴져서 오히려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아픈 와중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아 현재는 저예산 영화도 준비 중이라고. 그는 "암 진단을 받으면 나 자신이 뿌리 없는 나무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죽음이라는 공포에 시달리고 희망이 없다. 암 환자 대부분이 삶이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다가 몸을 쓰는 건 안 되니까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현재 투자를 받아서 저예산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

김영호는 '라디오스타' 출연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근황을 너무 많이 궁금해했고 육종암 환우들의 연락도 많이 왔다. 내가 좋아지면 자기들에게도 희망이 될 거 같다고 했다. 그분들께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크리스마스 계획에 대해 "나는 계획이 없다. 내가 이때까지 살 수 있을 거라 생각 못 했는데 너무 감사하다"며 "어제보다 오늘이 행복하다. 내게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특히 기억에 남을 거 같다"고 답해 뭉클하게 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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