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현장] "엑스원·아이즈원 활동결정"…CJ ENM, '프듀' 조작 '무대책' 기자회견(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9-12-30 16:08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가 프로듀스 시리즈 등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 조작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열린 사죄 기자회견에서 허민회 대표이사가 취재진 앞에서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CJ ENM이 Mnet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 투표조작 사태에 대해 정확한 대책도 세우지 못한 채 '앵무새 사과'만 반복했다.

CJ ENM 측은 3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프듀X' 투표 조작 사건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Mnet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사죄드린다.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정말 미안하다. 시청자분들과 팬들에게도 죄송하다.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연습생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활동 재개, 프로그램을 통해 발생한 수익 300억원 규모의 기금과 펀드 조성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안은 없이 사과만을 반복할 뿐이라 의문만 커졌다.


먼저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활동을 재개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컴백 방안이나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Mnet의 잘못으로 멤버들의 활동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이 기간을 전속계약기간에서 차감해 줄 것인지, 혹은 멤버들이 원치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해 줄 의향이 있는지도 답하지 못했다.

신윤용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활동은 현재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계약은 유지 중이다. 멤버들의 심적 고통과 팬들의 요청을 고려해 조만간 빠른 시일 내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멤버들과 소속사와 협의 중이지만 확정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소속사에서 원하는 바를 충분히 고려해 협의 중이다. 계약 단축 부분에 있어서도 충분히 의견을 반영하겠다. 자세히 알려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연습생에 대한 피해보상도 마찬가지다.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를 조성해 향후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수혜자와 피해자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를 PD 개인이 갖고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서 피해자와 수혜자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 담당은 "연습생을 보호하는 게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피해자와 수혜자를 밝히는 건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확인이 되더라도 밝혀버리면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원 순위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다. '프듀'는 개인PD가 데이터를 갖고 있어서 확보를 하지 못했다. 그나마 있는 자료도 불완전해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그 자료만 갖고 내부 조사는 한계가 있어 경찰 조사를 의뢰했던 거다.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해야 할 것 같다. 납득이 안되실 수도 있지만 이해 부탁 드린다. 확인이 되면 적극적으로 금전적인 부분과 향후 활동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금전적 보상과 활동 보장 뿐"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경영지원실장은 "우리가 이익을 포기한다고 해서 기획사에 불이익이 가는 건 아니다. CJ ENM의 몫 50%를 내놓겠다. 우리가 경영권을 가진 회사까지만 포함된다. 기획사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기획사들과 협의할 예정이다. 향후 예상되는 이익 등이 300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말씀 드린 금액이다. 해외진출 아티스트나 기획사, 작곡가나 언더그라운드 가수, 중소기획사 아이돌 지원 및 K-POP 행사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5~7년 동안 운영할 예정이다. 펀드 기금 운영은 외부 업체를 알아보는 중이다. 시청자에 대한 피해도 환불을 요구하시면 환불을 해드리거나 기부를 해드리는 등의 방법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으로 방법이 나오면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그런 와중에 Mnet은 '고등래퍼'를 비롯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신 담당은 "Mnet은 조사 받는 사람들 외에는 정상 운영 중이다. 신뢰도를 올리기 위해 외부 참관인 제도를 두고 있고 추후 강화할 예정이다. 향후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된 뒤 충분히 신뢰를 얻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제작중단을 했다. 빅히트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공정성을 위해 방송사가 제작에 손을 손 대지 말아야 한다는 부분은 내부적으로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데이터와 관련해 외부의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데 수사기관에서 공정성을 갖고 외부데이터를 확인하는게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나머지 프로그램도 내부적인 프로세스와 시스템은 있지만 집계 과정은 있지만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검증하는 방안들을 논의 중이다. 여러가지 장치들을 보완하게 되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CJ ENM은 관리 책임은 통감한다면서도 내부 감찰이나 문제가 된 담당 제작진들에 대한 거취 문제도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

신 담당은 "관리 책임이 있는 건 맞다. 경찰 수사를 하는 와중에 내부 감찰을 하기는 어려웠다. 수사상황에 따라 제지해야 할 부분은 수사가 끝나는대로 제지할 계획이다. 재판에 넘겨진 3명의 PD는 현재 업무는 하지 않고 있다. 재판 이후 거취 문제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다툼의 여지도 있고 결론이 나야 내부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꼬리자르기는 아니다. 책임질 부분은 책임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CJ ENM의 결백은 주장했다. "우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이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결국 사건 발생 5개월 여만에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 나섰다. CJ ENM은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확대되다 보니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체됐다. 더 늦어지면 지금까지 기다렸던 팬분들과 데뷔 멤버들의 부담이 커질 것 같았다. 그래서 올해 안에 입장을 표명하고 명확하게 다시 한번 선언하는 자리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아무것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대국민 조작극이 탄생했는지 그 배경조차 밝히지 못했다. 모두 "협의중"이고 "답할 수 없다"는 말 뿐이다.

일련의 사태로 K-POP의 위신을 추락시킨데 대해서도 "이 모든 건 개인의 일탈이다. K-POP은 적극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그런데도 '사과문 발표와 관련한 질문만 해달라'며 사과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고 있다. 과연 CJ ENM의 눈 가리고 아웅식 사과로 연습생들에 대한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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