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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논란, 잘 마무리 돼 감사"…안재홍, '사냥의 시간'에 담은 속앓이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4-24 13:56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마침내' 공개됐는데, (여러 논란이) 잘 마무리가 됐고 또 많은 분에게 선보이게 돼서 감사하고 기쁘죠."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싸이더스 제작)에서 친구들만이 세상의 전부인 장호를 연기한 배우 안재홍(34). 그가 24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사냥의 시간'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에서 10대 청춘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 섬세한 연출력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괴물 신예'로 등극한 윤성현 감독의 9년 만에 신작이자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 충무로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한 신작으로 많은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한국 영화 최초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돼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호평을 받으며 기대치를 높였다.

특히 '사냥의 시간'을 통해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안재홍은 남다른 존재감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극 중 부모가 없는 대신 세 친구 준석(이제훈), 기훈(최우식), 상수(박정민)를 유일한 가족으로 여기며 그들과 관계된 일이라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나서는 의리의 장호 역을 맡은 안재홍은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머리카락과 눈썹 삭발 및 탈색은 물론 몸에 타투를 새기는 등 기존의 모습과 180도 다른 이미지로 '사냥의 시간'을 이끈다.

그동안 tvN '응답하라 1988'의 김정봉, KBS2 '쌈, 마이웨이'의 김주만, JTBC '멜로가 체질'의 손범수 등에서 보여줬던 친근하고 코믹한, 또 귀엽고 편안한 모습을 선보인 안재홍은 '사냥의 시간'에서 전혀 다른 반전 매력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안재홍은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연기자가 외적인 이미지 변신에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어제(23일) 이동진 평론가와 인터뷰 할 때도 이야기했지만 탈색이나 타투 등은 내가 캐릭터를 다가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가면과 탈을 쓴 것처럼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다만 쉽지 않았다. 애쉬 컬러로 탈색을 했는데 그 색은 동양인의 모발로 구현하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 탈색을 3번 해서 머리색을 빼고 잿빛 색을 입혔다. 3주에 한 번씩 탈색하고 색을 입히는 과정을 6개월간 했다. 쉽지는 않았던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을 통한 이미지 변화에 대해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기쁘고 기대되는 점인 것 같다. 그게 확장된 모습일 수도 있고 그게 변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모습을 보일 기회를 갖는다는 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 소중한 기대를 잘, 정확하게 살리고 싶었다. 그동안 순한맛의 연기를 보였다면 이번 작품은 매운맛을 보여준 것 같다. 인물에 다가가기 쉽지 않았는데 재미있게 다가가려고 했다. 연기자로서 길을 걷는데 소중하고 의미 있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작품에서 거칠고 외로운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게 됐다. 내가 연기한 장호는 상처가 깊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림받은 상처가 큰 트라우마로 작용된 캐릭터다. 공허함이 많은 캐릭터였다. 또 버려진 들개 같은 씁쓸함이 있고 벼랑 끝에 선 청춘이었다. 처절한 모습이 있고 분노도 가득 찼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사냥의 시간', 안재홍의 반전 매력이 공개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7년 기획 이후 3년 만인 지난 2월 26일 국내 극장을 통해 정식 개봉할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은 개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는 코로나19 사태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자 극장 개봉을 포기, 국내 상업영화 최초 넷플릭스를 통해 이달 10일 단독 공개를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해외 배급 대행사인 콘텐츠판다와 해외 배급 계약 문제를 정리하지 못해 법정 공방을 벌였다. 법원으로부터 해외 판매금지가처분 및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 받게 된 '사냥의 시간'은 처음 넷플릭스가 발표한 공개일(4월 10일) 역시 눈물을 머금고 미루게 됐다. 결국 벼랑 끝에 몰린 리틀빅픽처스가 콘텐츠판다에 무릎을 꿇고 언론에 공개 사과와 함께 '비공개' 합의금을 물어내며 '사냥의 시간'은 지난 23일,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그야말로 고난의 시간을 보낸 '사냥의 시간'이었다.

안재홍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게 된 '사냥의 시간'에 대해 "어제(23일) 일정이 많아서 리뷰를 많이 찾아보지 못했는데 다들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재미있게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넷플릭스로 얻는 특별한 이득이나 장점은 아직 모르겠다. 다만 190여 개국이 넘는 나라에 동시에 공개가 되니까 설œ다른 국가의 관객은 어떻게 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부디 재미있게 잘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넷플릭스 공개 과정에 둘러싼 잡음과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나는 배우로서 영화의 공개 과정에 대해 말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이렇게 잘 마무리가 돼서, 또 많은 분에게 선보이게 돼서 그 부분에 대해 무게를 싣고 싶다. 감사하고 기쁘다. 많은 분이 애써주셨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제(23일) GV(관객과의 대화)에서 나도 모르게 내 입으로 '마침내 공개됐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 마침내 공개됐고 잘 공개돼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넷플릭스 공개 이후 스크린 개봉에 대한 계획에 대해 "윤성현 감독이 '사냥의 시간'은 사운드에 공을 정말 많이 들였다. 사운드 작업에만 긴 후반 작업의 시간을 들였고 열과 정성을 다했다. 정말 공을 쏟아부었다. 애트모스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굉장히 고생했는데 넷플릭스에서도 애트모스를 즐길 수 있다. 극장에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한 번쯤 우리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가세했고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23일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단독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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