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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야구소녀'는 천재 야구소녀 주수인을 연기한 이주영의 열연이 빛난 작품. 지난 3월 종영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트랜스젠더 마현이로 파격 열연을 선보인 이주영. '2020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이주영이 '야구소녀'에서는 세상의 편견과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받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고교 야구선수 주수인으로 완벽히 변신,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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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체대에 입학해 이후 연극영화과로 전향한 배우로 화제를 모은 이주영. 체대 입학이 '야구소녀' 출연에 끼친 영향에 대해 "사실 부끄럽지만 체대를 논술로 갔다. 다들 내가 체대를 갔다고 하니까 몸을 잘 써서 간 줄 알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체대를 1년간 다녔다. 체대 친구들과 생활을 하기도 했고 체대를 다닐 때도 전공이나 일에 대한 욕망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1년 정도 체대를 다녔고 이후 관심이 멀어졌다. 그 당시 교양 수업으로 연극 수업을 받았고 이후 연기를 하게 됐다. 꼭 주수인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체대를 다닌 경험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다기보다는 그동안 내가 겪은 10대와 20대 초·중반을 지나오면서 겪은 감정을 통해 캐릭터를 이해하게 됐다. '야구소녀'를 하기 전에는 야구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평소 야구에 대한 스포츠는 문외한이었다. 실제로 야구를 관전하는 것도 딱 한 번 봤다. 그래서 야구에 대한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야구소녀'를 준비하면서 신체적인 훈련과 더불어 야구에 대한 스포츠를 공부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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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주영은 배우로, 또 여자로, 사람으로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을 굽히지 않기도 했다. 이주영은 "'야구소녀'는 여성이 중심으로 이끄는 영화고 메시지도 '여성 선수라고 해서 안 될 것은 없다'라는 게 주제다. 사실 이걸 빼고 우리 영화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최윤태 감독과도 이야기할 때 주수인과 최진태(이준혁) 코치의 버디무비 양상이 있는데 주수인이 자의나 스스로의 상태가 아닌 최진태 코치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미묘하게 잘 그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고 실제 완성본을 보고 걱정과 우려했던 부분보다는 주수인의 자의가 잘 보인 것 같아 안도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여성주의적인 메시지도 있지만 좀 더 넓은, 광범위한 메시지를 다룬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령이 봐도 캐릭터에 이입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캐릭터를 보면서 그때의 나를 기억하기도 하고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주영은 2016년 10월 SNS를 통해 '여배우는 여성 혐오적 단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주영은 '남우주연상은 남성 차별 아닌가?'라고 의문을 던진 네티즌을 향해 '여성 혐오는 여성에 대한 공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하는 것, 여성에 대한 부정과 폭력, 성적 대상화 모두가 여성 혐오다. 그러므로 '여배우'는 여성혐오 단어가 맞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연이어 사회 약자, 성 소수자 등의 작품을 선택하면서 '젠더 프리' 이미지를 얻기도 한 것. 이와 관련해 "이미지에 관한 것은 의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의도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다. 선택했던 작품의 결이 그랬던 것 같다. 작품들을 선택하는데 나만의 기준으로 작품성이나 흥미가 가는 지점이 있는 작품이었다. 나만의 기준으로 작품을 골랐다. 비록 큰 상업 영화가 아니라도 소수의 팬에게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젠더 프리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앞으로도 내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똑같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갈 수 없겠지만 꾀를 부리면서 '이번엔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 볼까?'라기 보다는 내가 그동안 해온 것처럼 작품을 선택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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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싸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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