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문태유(본명 이승원·37)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기다린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합류하기 위한 문태유의 길은 길었다. 총 세 번의 오디션을 거쳐왔다는 그는 "두 번을 오디션을 보고 세 번째로 부르시길래 제가 너무 되고 싶어서 주변에서 의사 가운도 빌려서 입고 왔다. 그런데 감독님과 작가님 입장에서는 3차에서 '같이 하자'는 말을 하려고 부르신 거였는데, 저는 긴장하고는 의사 가운을 입고 등장해 감독님과 작가님이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하셨다더라"며 "'응답하라1994'의 완벽하 팬이었다. 다른 시리즈도 전체 다 볼 정도로 좋아했다"고 말했다.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경외과 레지던트 4년차 용석민을 연기했다. 극중 떡진 머리와 충혈된 눈, 피곤한 기색을 달고 사는 그는 후배들 분위기 살피고 교수님 눈치를 보며 고단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이 모습은 '평범한 사람'인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용석민은 '보통의 시청자'들이 공감할 포인트를 다 갖고 있었다고. 판타지와 같은 '좋은 의사'들이 있는 병원에서 용석민의 존재는 큰 공감 포인트였다. 문태유는 "용석민을 사랑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 가다 붙잡고 물어보더라도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잠과 싸우고. 어떻게 보면 우리 일상에서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모습을 용석민이 보여주지 않았나. 그런 면에서 좋아해주신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태유는 "2회에서의 에피소드가 있을 법한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용석민을 마냥 나쁜 의사라고 하기에는 분명히 시술적으로도 채송화(전미도) 교수님이 나은 것도 사실이고, 제가 논문도 잘 쓰고 싶으니 그런 일이 나온 거다.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조금은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을 때도 있을 거고, 그때 '내가 뭘 잘못했어'라고 하면 나쁜 사람이 되지만, 그걸 좋은 선배이자 사수이고 스승인 채송화 교수님이 '너 잘못했어. 사과해'라고 했을 '아 사과를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그런 면들이 용석민이 이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매력적인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처음엔 그것 때문에도 시청자들에게욕도 많이 먹었는데, 12회 긴 호흡으로 오다 보니 다른 신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만회가 됐다. 그랬기 때문에 마지막 고백 신에서도 '선빈아 도망가'가 아니라 응원을 받고 이해를 받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
|
문태유가 연기한 용석민은 극중 허선빈(하윤경)과 러브라인을 이루며 주목을 받았다. 최종회에서 허선빈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용석민의 모습이 그려지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심은 것. 문태유는 "고백한 뒤 어떻게 됐는지는 저도 모르겠다. 선빈이가 저에게 마음이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석민이는 좋아서 마음을 고백도 했고, 레지던트로서 공부방에 들어감에도 병원에 오겠다고 하는데, 의사들에게 공부방을 가는 것은 연차를 내는 것과도 같다고 하더라. 그런 상황에서 굳이 선빈이를 보기 위해 의국에 오겠다는 것은 용석민 입장에서는 아주 큰 감정의 표현일 거다. 실제 의사 선생님들도 드라마를 리뷰하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더라"고 설명했다.
문태유는 용석민과 허선빈의 러브라인뿐만 아니라 이익준(조정석)과 채송화의 러브라인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그는 "송화의 속내가 시즌1에서는 안 나오지 않았나. 리액션만 나오게 됐는데, 그런 송화의 선택들이 시즌2에서는 더 자세히 나오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보고 있다"며 "다른 것보다도 그 장면의 배치가 신기했다. 제가 연애 상담을 하고, 고백을 하고, 그러다가 후반부에 제가 선빈이에게 '로비에서 보자'고 한 뒤에 익준이가 속초에 가서 고백을 하는 신이 등장했다. 송화는 저희가 '교수님 저희 사내연애 돼요 안돼요'라고 했을 때에도 '적극 찬성이야'라고 하지 않았나. 송화의 속내는 작가님이 더 풀어주시겠지만, 대외적으로 송화는 '숨지기 말고 솔직해져라. 좋으면 좋은 거지'라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강렬한 고백으로 시즌1을 닫았던 문태유는 내년 새로운 계절에 돌아온다는 '슬의생' 시즌2에도 함께할 예정이다. 문태유는 시즌2를 상상하며 "너무 궁금하다. 99즈 다섯명 모두 이상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에피소드나 여러가지가 등장할 거 같다. 저도 시즌1을 함께했고, 시즌2도 함께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에서 올해 13주년을 맞이한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뒤 다시 무대로 돌아간다. 7월부터 개막하는 창작 뮤지컬인 '개와 고양이의 시간' 초연에 함께할 예정인 것. 문태유는 "저는 일 하는 게 좋기 때문에 방송과 무대를 동시에 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절실하게 느껴진다. 집에 있는 것이 더 힘든 사람이다. 취미가 있어서 내 시간이 있을 나가서 조깅을 하거나 그런 게 있는 것도 아니라서 집에만 있는 것이 되게 별로였다. 그냥 전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슬의생'에 출연했던 미도 누나나 (정)문성이 형, 그리고 저도 (곽)선영이도 다 무대로 간다. 저도 무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같이 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문태유는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무대와 방송에서 고루 보여줄 예정이라고.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화법으로, 다른 범죄나 일상적이지 않은 역할들도 보여드리고 싶다. 악역도 상관이 없고, 저의 얼굴에서 제가 가진 여러 재료를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공연할 때에는 좀 센 역할들 반, 소년미 반을 보여드렸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연기도 해봤고 동성애도 연기해봤다. 한편으로는 공연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방송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기다리며 '도도솔솔라라솔'과 '개와 고양이의 시간'에 집중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한화 무더기 2군행...김태균은 빠진 이유 [크보핵인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