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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용석민♥허선빈 고백 성사? 저도 궁금"..문태유도 기다리는 '슬의생' 시즌2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19 12:44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문태유가 3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6.0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문태유(본명 이승원·37)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기다린다.

2007년 뮤지컬 '신사숙녀 여러분'을 통해 데뷔한 뒤 '팬레터'(2017), '어쩌면 해피엔딩'(2018) 등 유명 뮤지컬과 연극에 꾸준히 얼굴을 드러냈지만 안방극장에서는 낯선 배우 중 하나였다. 그런 그를 핫한 라이징 스타로 만든 작품은 바로 시청자들의 12주를 책임졌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우정 극본, 신원호 연출). 문태유는 상대적으로 낯설고 생소했던 자신을 발탁한 신원호 PD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응답하라' 시리즈도 그렇고, '감빵생활'도 그렇고 방송에 소비되지 않았던 배우들을 용기있게 선택을 해주시니"라며 "감독님도 검증을 받지 못한 배우들을 작품에 썼을 때 작품의 퀄리니나 연기 방향이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쓰지 않으셨겠지만, 감독님 스스로도 아직영상 연기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을 영상으로 잘 보여주시는 노하우가 있으신 거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태유는 "또한 저도 마찬가지고 (안)은진이도 그러고, (전)미도 누나도 그렇고. 상징적이지만, 공연하는 배우들을 꾸준히 써주시는 것이 저희, 공연을 먼저 시작했던 배우들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사실 감독님 덕분에 다른 드라마 PD들도 공연하는 배우들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으로 알고 체감도 하고 있다. 또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도 많아지니 감사하고, 뽑아주셔서 감사하고 또 뽑아주신 뒤 결과물을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합류하기 위한 문태유의 길은 길었다. 총 세 번의 오디션을 거쳐왔다는 그는 "두 번을 오디션을 보고 세 번째로 부르시길래 제가 너무 되고 싶어서 주변에서 의사 가운도 빌려서 입고 왔다. 그런데 감독님과 작가님 입장에서는 3차에서 '같이 하자'는 말을 하려고 부르신 거였는데, 저는 긴장하고는 의사 가운을 입고 등장해 감독님과 작가님이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하셨다더라"며 "'응답하라1994'의 완벽하 팬이었다. 다른 시리즈도 전체 다 볼 정도로 좋아했다"고 말했다.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경외과 레지던트 4년차 용석민을 연기했다. 극중 떡진 머리와 충혈된 눈, 피곤한 기색을 달고 사는 그는 후배들 분위기 살피고 교수님 눈치를 보며 고단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이 모습은 '평범한 사람'인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받기도 했다.

용석민으로 발탁된 후 문태유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고. 그랬기에 친구이자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를 먼저 경험해본 선배인 배우 이규형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했다. 문태유는 "이규형에게 물으니, 감독님은 좀 위트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더라. 그걸 촬영을 하다 보니 알게 됐다. 감독님 본인에게 위트가 있고, 엄숙하고 진지한 것보다는 같은 말을 해도 위트 있고 편안하시더라. 감독님 성향이 그랬다"며 "그런데 저는 조심스러운 사람이라 오디션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내내 저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드렸고, 그 모습을 캐치하시고 그걸 토대로 캐릭터에 맞춰 주셨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용석민은 '보통의 시청자'들이 공감할 포인트를 다 갖고 있었다고. 판타지와 같은 '좋은 의사'들이 있는 병원에서 용석민의 존재는 큰 공감 포인트였다. 문태유는 "용석민을 사랑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 가다 붙잡고 물어보더라도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잠과 싸우고. 어떻게 보면 우리 일상에서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모습을 용석민이 보여주지 않았나. 그런 면에서 좋아해주신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태유는 "2회에서의 에피소드가 있을 법한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용석민을 마냥 나쁜 의사라고 하기에는 분명히 시술적으로도 채송화(전미도) 교수님이 나은 것도 사실이고, 제가 논문도 잘 쓰고 싶으니 그런 일이 나온 거다.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조금은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을 때도 있을 거고, 그때 '내가 뭘 잘못했어'라고 하면 나쁜 사람이 되지만, 그걸 좋은 선배이자 사수이고 스승인 채송화 교수님이 '너 잘못했어. 사과해'라고 했을 Œ '아 사과를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그런 면들이 용석민이 이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매력적인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처음엔 그것 때문에도 시청자들에게욕도 많이 먹었는데, 12회 긴 호흡으로 오다 보니 다른 신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만회가 됐다. 그랬기 때문에 마지막 고백 신에서도 '선빈아 도망가'가 아니라 응원을 받고 이해를 받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문태유가 3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6.03/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문태유가 3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6.03/

문태유가 연기한 용석민은 극중 허선빈(하윤경)과 러브라인을 이루며 주목을 받았다. 최종회에서 허선빈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용석민의 모습이 그려지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심은 것. 문태유는 "고백한 뒤 어떻게 됐는지는 저도 모르겠다. 선빈이가 저에게 마음이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석민이는 좋아서 마음을 고백도 했고, 레지던트로서 공부방에 들어감에도 병원에 오겠다고 하는데, 의사들에게 공부방을 가는 것은 연차를 내는 것과도 같다고 하더라. 그런 상황에서 굳이 선빈이를 보기 위해 의국에 오겠다는 것은 용석민 입장에서는 아주 큰 감정의 표현일 거다. 실제 의사 선생님들도 드라마를 리뷰하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더라"고 설명했다.

문태유는 용석민과 허선빈의 러브라인뿐만 아니라 이익준(조정석)과 채송화의 러브라인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그는 "송화의 속내가 시즌1에서는 안 나오지 않았나. 리액션만 나오게 됐는데, 그런 송화의 선택들이 시즌2에서는 더 자세히 나오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보고 있다"며 "다른 것보다도 그 장면의 배치가 신기했다. 제가 연애 상담을 하고, 고백을 하고, 그러다가 후반부에 제가 선빈이에게 '로비에서 보자'고 한 뒤에 익준이가 속초에 가서 고백을 하는 신이 등장했다. 송화는 저희가 '교수님 저희 사내연애 돼요 안돼요'라고 했을 때에도 '적극 찬성이야'라고 하지 않았나. 송화의 속내는 작가님이 더 풀어주시겠지만, 대외적으로 송화는 '숨지기 말고 솔직해져라. 좋으면 좋은 거지'라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강렬한 고백으로 시즌1을 닫았던 문태유는 내년 새로운 계절에 돌아온다는 '슬의생' 시즌2에도 함께할 예정이다. 문태유는 시즌2를 상상하며 "너무 궁금하다. 99즈 다섯명 모두 이상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에피소드나 여러가지가 등장할 거 같다. 저도 시즌1을 함께했고, 시즌2도 함께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에서 올해 13주년을 맞이한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뒤 다시 무대로 돌아간다. 7월부터 개막하는 창작 뮤지컬인 '개와 고양이의 시간' 초연에 함께할 예정인 것. 문태유는 "저는 일 하는 게 좋기 때문에 방송과 무대를 동시에 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절실하게 느껴진다. 집에 있는 것이 더 힘든 사람이다. 취미가 있어서 내 시간이 있을 Œ 나가서 조깅을 하거나 그런 게 있는 것도 아니라서 집에만 있는 것이 되게 별로였다. 그냥 전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슬의생'에 출연했던 미도 누나나 (정)문성이 형, 그리고 저도 (곽)선영이도 다 무대로 간다. 저도 무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같이 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문태유가 3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6.03/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문태유에게는 방송가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고. 문태유는 "지금은 영상 쪽에 저를 더 중점적으로 알려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며 "차기작인 '도도솔솔라라솔'도 '슬의생'을 보시고 제게 연락을 주셨더라. 너무 너무 감사한 일이다. 사실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적가님의 작품을 하면서 좋은 것도 한편, 이분들과 작품을 했는데도 다른 관계자 분들이나 시청자들이 저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더 좋은 기회를 잡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 그런 부담감도 있었다. '기회를 잡아야지'하는 마음은 아니지만,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늘 작품에 누가 되는 건 아닐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문태유는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무대와 방송에서 고루 보여줄 예정이라고.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화법으로, 다른 범죄나 일상적이지 않은 역할들도 보여드리고 싶다. 악역도 상관이 없고, 저의 얼굴에서 제가 가진 여러 재료를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공연할 때에는 좀 센 역할들 반, 소년미 반을 보여드렸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연기도 해봤고 동성애도 연기해봤다. 한편으로는 공연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방송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기다리며 '도도솔솔라라솔'과 '개와 고양이의 시간'에 집중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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