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오달수(52)가 어렵게 대중 앞에 다시 섰다.
그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이웃사촌'에서 의식 역을 맡았다. 의식은 해외에서 입국하자마자 오래 전부터 자신을 견제해온 안정부 김실장(김희원)에 의해 자택격리를 당하게 되는 야당 총재. 집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의식은 옆집에서 이웃사촌으로 위장한 도청팀장 대권(정우)과 마주치게 되고, 어쩐지 수상해 보이는 그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19일 오전 서울 삼청동에서 오달수를 만났다. 그는 "오늘 같은 비가 오는 날이 오니까 텃밭을 가꾸던게 생각이 난다"며 입을 열었다. 앞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칩거 생활 동안 거제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농사를 지을 때 텃밭에 물을 주는 데 한 시간 반이 걸린다. 거제도에는 '단순하게 살자'라는 마음을 먹고 내려가 곳이었다. 비가 오면 '아 비가 온다. 텃밭에 물을 못 주겠구나'라는 생각만 했다. 정말 그런 생각만 하며 단순하게 살았었다."
|
1281만 관객을 웃고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신작인 '이웃사촌'은 3년 전 제작됐지만 오달수의 미투 논란으로 이제서야 빛을 보게됐다. 오달수는 "공식석상에 나가는 건 사실 정말 무섭고 떨렸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서는 것에 대해 큰 용기가 필요했다. 용기도 이만 저만한 용기가 아니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앞뒤 사정, 시시비비를 다 떠나서 저에게는 '무한 책임'이라는 게 있다. 마음에 빚을 가지고 있었다. 저로 인해 제작사도 굉장히 어려워 졌다. 감독님도 겉으로는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이찌되었든 제가 그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늘 무한 책임이 있다"고 고백했다.
|
'이웃사촌'에 대한 애정은 특별했다. "처음 작품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진지한 정치인 역할에 부담을 느껴 거절을 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여러번 설득을 하셨다. 한번 해보자, 코미디 이미지가 강한 배우가 이런 진지한 역할을 할 때 어떤 반응이 나올까 기대를 하셨다. 그래서 그 믿음 만큼 저 또한 혼신의 힘을 다 해서 찍었다.".
오달수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거제도에서 해가 지고 나며 할 것이 없다. TV나 영화 프로그램을 쭉 보게 되는데,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 배우들이 나와서 연기 하는 모습, 새로 영화가 나오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아무리 생각이 없이 지내려고 해도 '내가 지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니라 현장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