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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펜트하우스' 김순옥 작가 "방영초반, 매일 긴장 마음졸여…무한대로 빚진 작품"(인터뷰 종합)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1-01-25 16:54


사진=SBS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SBS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1이 끝났지만 벌써부터 시즌2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시즌2의 시청률 역시 '떼논 당상'이라는 의견 역시 대부분이다.

사실 '펜트하우스'의 이같은 대박 행진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첫 회 9.2%(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좋은 반응' 정도를 기대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펜트하우스'의 시청률은 드라마틱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13회(22.1%)만에 20%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탄 '펜트하우스'의 시청률은 최종회에 28.8%를 기록하며 30%를 눈 앞에 뒀다.

시즌1이 이같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는 비결은 배우들의 호연과 화려한 영상미도 있지만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흥미진진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전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같은 스토리라인의 일등공신은 김순옥 작가다. '마라맛' 드라마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수많은 '덕후'를 양산해낸 '펜트하우스'를 만들어낸 비결, 김 작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직접 들어봤다.


사진=SBS
▶"OTT 오리지널 염두에 두고 구상…초반 논란 때 마음 졸여"

'펜트하우스'는 그동안 한국에서 보기 힘들었던 시즌제로 제작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시즌제 드라마라고 하면 한 작품이 성공하면 그 작품의 성공에 기댄 후속편의 성격이 강했다. 때문에 출연배우가 바뀌는 경우는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작가가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펜트하우스'는 시즌1과 시즌2가 유기적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전형적인 시즌제 드라마다. 한국드라마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처음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오리지널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진짜' 시즌제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게된 이유다.

"'내 인생에서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정말 쓰고 싶었던 빈부격차 문제, 학교폭력의 폐해, 불공정한 교육문제, 부동산으로 야기되는 계급화, 가정폭력이라는 인격살인 등 다소 불편한 이야기를 좀더 파격적이고 솔직하게 다뤄보고 싶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 편성이 결정되면서 많은 제약이 있었고, 몇몇 캐릭터들은 사라지거나 수정됐다. 대신 코믹한 부분들을 추가했다." 다소 불편하지만 꼭 해야하는 이야기였다는 의미다.

방영 초반 '자극적'이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김 작가는 "(애초에 기획했던) 시놉시스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기에, 초반에 '너무 자극적이고 강하다'는 지적과 비판이 있었다. 때문에 '드라마를 끝까지 마칠 수 있을까' 매일매일 긴장하며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펜트하우스'는 처음부터 시즌제는 물론 사전제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었다. 김 작가는 "사전제작인 탓에 방송 중에 대본을 수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연일 비판 기사와 댓글이 쏟아지고, 나때문에 어린 배우들이 상처를 받을까봐 마음이 아팠다"며 "다행히 시즌1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시청자들께서 불편을 느낀 부분은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캐릭터에 선악 명확히 두지 않으려 해…김소연 피아노신 선물같은 장면"

수많은 '덕후'를 양산해낸 '펜트하우스'는 캐릭터의 향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했다. 김 작가는 캐릭터들에 대해 "선악의 구분을 명확히 두지않으려고 했다. 인간의 내면에는 선악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른 얼굴이 나타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격의 변화를 가장 많이 겪는 인물이 오윤희(유진)다. "윤희는 그런 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도덕과 양심, 타인의 비난에서 자유롭다면, 누구나 한번쯤 이불 속에서라도 상상으로 저질러봤을법한 죄를 윤희는 술이라는 악마의 기운을 빌어 짓게되었고, 그 벌을 처참히 받게되는 인물이다."

덧붙여 그는 "죄는 부자든 가난하든, 배움이 깊든 얕든, 헤라팰리스에 살든 보송마을에 살든, 주인공이든 아니든, '악마의 유혹'에 지게 된다면 누구나 지을수있는 게 아닐까"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진단을 내렸다.

김소연의 피아노신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김 작가 역시 "정말 우리드라마에 선물같은 신이었다"고 뿌듯해했다. "몇번을 돌려볼만큼 최고였다"고 말한 김 작가는 "김소연 배우는 감정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캐스팅 될 때부터 몇달을 연습해서 실제로 피아노 연주를 했다. 배우의 그 놀라운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실제로 대본을 쓸 때도 15회 엔딩을 가장 기대했었다. 김소연 배우가 너무 잘해줘서 작가로서 배우의 연기에 업혀갔다고 생각한다"고 극찬을 보냈다.


▶"배우 스태프들에 무한대로 빚져…모두가 최고였다"

'펜트하우스'는 주연급 뿐만 아니라 조연급 배우들의 캐릭터 성격이나 서사가 확실해 더욱 호평받았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 더욱 몰입도가 높았다. 특히 마두기(하도권), 양집사(김로사)나 조비서(김동규), 주혜인(나소예), 도비서(김도현) 등 단순히 잔재미를 주는 캐릭터에서 벗어나 하나같이 극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마두기는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강한, 전형적인 '강약약강' 스타일을 실감나게 선보이며 '얄미움 유발자'로 극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양집사는 심수련(이지아)이 죽음을 맞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조비서는 주단태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주단태가 벌인 극악한 악행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고 미국으로 보내진 주혜인은 시즌2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도비서는 천서진이 아버지의 죽음을 방치하고 이사장에 오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번 드라마는 모든 배우들이 자기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줬다"고 극찬한 김 작가는 "(배우들이) 때론 자신를 낮추거나 감추면서, 다른 배우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빈틈없이 자기 롤에 충실하면서, 호흡과 조화를 최우선으로 여겼다"며 "배우들의 희생과 노력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멋진 장면들을 만들어주신 주동민 감독님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무한대로 빚을 진 드라마였다"며 "다시 이런 팀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될만큼, 역이 크든 작든 모두가 최고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펜트하우스' 시즌2는 다음달 19일 첫 방송한다. 김 작가가 시즌2에서도 또 어떤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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