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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알츠하이머' 윤정희 "가족에 버림받고 佛서 방치"..충격의 국민청원 등장(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1-02-07 10:2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60년대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꼽히며 많은 인기를 얻은 '국민 배우' 윤정희가 남편이자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로부터 프랑스에서 방치돼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국민청원글이 게재돼 충격을 안겼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A씨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청원인은 영화배우와 그의 남편, 딸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서 거주, 알츠하이머 투병 등의 내용을 공개해 청원글의 주인공 A씨가 윤정희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청원인은 "A씨가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 당뇨 투병 중에 있다. 수십년을 살아온 파리 외곽 지역 방센느에 있는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 A씨를 피하는 남편 B씨가 기거하고 있어 들어가지도 못한다"고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다.

또한 "A씨가 따로 떨어져 있는 집에는 생면부지의 한 프랑스인이 세입자로 들어와 있는데 이 프랑스인은 본인의 풀타임 직업이 있어 아침에 출근한다. 낮에 알츠하이머 환자인 A씨가 스스로 당뇨약 등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지 딸에게 물어도 알려주지도 않는다. 필요한 약을 제때 복용하지 못할 경우, 특히 당뇨약의 경우 치명적인 상황이 올 수 있어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A씨는 근처에 딸이 살지만 딸 역시 직업과 가정생활로 바빠서 자신의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직계 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A씨는 혼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같은 생활을 한다. 간병인도 따로 없고 프랑스 정부 보조 프로그램에서는 지원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세 번 와서 청소를 해주고 간다. A씨의 형제들이 딸에게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감옥 속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 전화는 한 달에 한 번 30분 동안만 가능하고, 방문은 3개월에 한 번 2시간씩 할 수 있다. 전화통화를 하려면 2주 전에, 방문을 하려면 한 달 전에 약속을 해야한다.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 없다. 자유로운 전화통화도 할 수 없고 우편물을 보내도 반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7월 프랑스에 있는 동생이 언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 갔지만 A씨의 딸은 모친을 방치하고 가족끼리 3주 바캉스를 떠나 만나지 못했다"며 "남편인 B씨는 아내를 안 본지 2년이 됐다. 자신은 더 못하겠다면서 형제들에게 아내의 병간호 치료를 떠맡겼다"고 충격적인 폭로를 이어갔다.


폭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작성자는 2019년 1월 A씨의 모친이 사망해 장례식을 치뤘고 이후 A씨는 여의도에 남아 당뇨와 알츠하이머 치료를 잘 받고 있었다고. 하지만 2019년 4월 말, 남편 B씨가 갑자기 딸을 데리고 나타나 자고 있던 A씨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프랑스로 끌고 갔다며 분개했다.

작성자는 "이후 A씨의 남편은 서울에 나타나 언론에 자청해서 인터뷰했다. 감추어도 모자랄 배우자의 치매를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 의식불명 또는 노망 상태인 것처럼 알린다"며 "A씨는 파리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지만, 한국과 한국 영화를 사랑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A씨가 직계 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현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제대로 된 간병과 치료를 받으며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정희는 1960년대를 풍미한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이기도 한 그는 32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3회 수상 등 모두가 인정한 전설적인 대배우다.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했고 이듬해 딸 백진희를 낳았다. 딸 백진희는 현재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국내 영화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 뿐만 아니라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LA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19년 남편 백건우가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아내 윤정희가 10년째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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