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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조성희(42) 감독이 또 한 번 충무로를 뒤흔들었다. 10년 전 사리 분별 못하고 도전했다는 겸손의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는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 그리고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제대로 관통하며 'K-무비'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16) 이후 5년 만에 우주 SF 영화 '승리호'(영화사 비단길 제작)로 컴백한 조성희 감독이 8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승리호'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조성희 감독은 "이런 뜨거운 반응이 믿기지 않는다. 해외 관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처음인데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수줍은 소감을 전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 SF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승리호'지만 비단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난해 여름, 가을, 겨울까지 계속된 개봉 연기를 선언했고 고민 끝에 극장 개봉을 포기, 극장 대신 넷플릭스를 선택해 전 세계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조성희 감독은 "사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극장을 비롯해 TV까지 어떤 매체라도 하루빨리 관객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개봉이 계속 연기돼)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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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은 조성희 감독은 "배우들은 여러 번 영화를 본 사람들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우리 정말 고생 많았다' '최선을 다했다'라며 서로 다독이는 분위기다"며 "폭발, 작은 입자들이 날아다니는 장면 등을 구현하는 데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아티스트마다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이 다 다르지 않나? 너무 판타지 같지 않게 구현하는데 있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개인적으로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으로서 '승리호'는 할 만큼 한 것 같다.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CG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지만 우리는 10분의 1 정도 선에서 잘 만든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영화가 공개되고 호불호를 낳은 신파 코드 또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조성희 감독은 "신파 서사는 관객의 호불호가 있다. 우리 영화에서 신파에 불편함을 느낀 관객이 있다면 내 고민이 더 깊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우리 영화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음 영화를 할 때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영화를 만들겠다"며 "가족과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이 있었다. 캐릭터 모두가 가족이 있었는데 가족을 잃고 또 다른 가족을 만든다. 여기에 친딸은 아니지만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서사도 있다. 그런 가족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진짜 가족의 의미를 보여주고 싶었다. 신파를 피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보여 유감이다. 그럼에도 '승리호'에서는 가족을 다루는데 어쩔 수 없이 그런 지점이 필요했다"고 소신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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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감독은 송중기와 재회에 "'늑대소년'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처음 작업했을 때보다 서로 편해진 것 같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중간중간 연락도 하고 미팅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승리호'는 처음보다 소통이 더 잘됐다"고 답했다.
또한 "배우 송중기의 변함없는 점은 사람 송중기라는 지점이다. 그때처럼 늘 밝고 주위 사람들을 잘 챙기는 특유의 친화력이 있다. 현장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려는 노력이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사람이다"고 애정을 전했다.
이어 '늑대소년'에 이어 '승리호'까지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인 송중기에 대해 "송중기는 그동안 멋있는 역할을 다른 곳에서 많이 하지 않나? 나는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송중기의 마음속의 온기를 많이 목격했고 그런 부분을 캐릭터에 드러내려고 했다"며 "요란한 우주 영화에 히어로가 꼭 멋있는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너무 멋지면 허황된 이야기일 것 같았다. 그런 부분에서 용기를 얻고 이야기와 캐릭터를 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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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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