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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국악 뮤지컬 드라마 생경? 기우"..'구미호 레시피'가 만든 특별한 만남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2-08 16:02


사진=KBS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구미호 레시피'가 국악과 드라마의 결합을 예고했다.

8일 KBS는 KBS1 설 특집 뮤지컬드라마 '구미호 레시피'(경민선 극본, 김대현 연출) 제작발표회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행사에는 김대현 PD, 하윤주, 주종혁, 무진성, 이희문 등이 참석했다.

'구미호 레시피'는 천 년 묵은 구미호 '여희(하윤주 분)', 순수한 사랑꾼 '승환(주종혁 분)', 엄친아 CEO '윤호(무진성 분)', 사랑의 본질은 조건이라고 여기는 '선영(김나니 분)', 네 남녀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국악의 선율로 풀어낸 로맨스 판타지 뮤지컬드라마다.

우리 전통 가락인 국악에 드라마를 녹여낸 신선한 시도로 시선을 모으는 '구미호레시피'는 판소리뿐만 아니라 민요, 정가 등 전통소리와 드라마를 결합했다. 여기에 판소리, 뮤지컬, 드라마 등 여러 무대에서 탄탄한 실력을 다져왔던 배우들의 케미도 관전포인트. 국악계 여신 하윤주(여희)부터 뮤지컬 배우 주종혁(승환 역), 무진성(윤호 역), 김나니(선영 역)까지 청춘 배우들의 로맨스가 그려진다. 여기에 '궁', '꽃보다 남자', '푸른바다의 전설' 등 다수 흥행 드라마에서 음악을 선보였던 '두번째 달'의 김현보가 음악 감독을 맡아 작품성에 힘을 더한다.

연출을 맡은 김대현 PD는 "오래 전부터 국악에 조예가 깊기 보다는 주변에서 많이 듣다 보니 남들보다 조금 더 제가 알게됐다고 할까, 국악의 매력을 알게 됐다.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가 뭘까 고민하다가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면 어떨까, 국악을 얹으면 재미있는 국악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대현 PD는 "예전엔 판소리만 중심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민요나 정가를 다른 음악과 조화롭게 만들려고 노력했고, 듣는 시청자 분들이 '내가 어디서 들어본듯한, 그렇지만 국악적 요소가 듬뿍 담긴'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어떤 음악이 잘 나오려면 음악감독님을 잘 모셔야 하는데 어떤 분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두번째 다'이라는 퓨전 그룹의 리더 김현보 감독님이 드라마 음악감독과 음료 광고 CM도 많이 하셔서 대중적 코드와 국악을 조합해서 음악을 만들어보겠다는 그런 접근을 해봤다. 이번에 보시면 다른 요소들도 재미있지만, '이 음악 입에 딱 붙네'라는 요소들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하윤주는 국악인로서 무대에 섰지만, 드라마 연기는 처음. 하윤주는 "가볍게 제안을 주셔서 아무 욕심 없이 가서 주어진 배역 중에 주인공 아니고 단역이라도 카메오라도 출연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갔더니 다들 아시는 분들이 심사위원처럼 앉아계시더라. 마음을 내려놓고 하고 싶은대로 했던 거 같다"고 했다.


사진=KBS 제공
이어 하윤주는 "사실은 드라마를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어느 정도의 용어는 알지만, 구체적으로 뭐를 찍는지 감이 없었다. 혼신을 다 해서 연기를 다 하고 나면 '원샷을 잡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걸 다시 되짚으며 해봐야겠다'고 하면서 익숙지 않은 드라마 현장이 저에게는 굉장히 힘들었다. 드라마를 처음 찍다 보니 연극은 대본의 시나리오대로 쭉 넘어가지 않나. 드라마는 시공간을 뛰어넘더라. 저도 이 대본을 전체적으로 숙지하지 않으면 이 드라마를 잘 해낼 수 없겠단 생각이 들어서 대본을 달달달 외운 기억이 있다. 그래서 좀 힘들었지만, 옆에 배우들이 도움을 주고 스태프들이 촬영 용어를 잘 알려줘서 마지막에는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또 하윤주는 스테레오 타입의 구미호와 '구미호레시피' 속 여희의 차이에 대해 "사람들이 구미호를 꺼려하지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큼하고 발랄한 캐릭터다. 일반적 한옥에 살고 있고 사람의 모습을 한다. 또 밤에만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열심히 활동하는 배우라 현대판 구미호라 편안한 모습이 들어온 거 같다"고 했다.

특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신민아 역시 유사한 구미호의 일종. 하윤주는 "나름대로 여희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중간 중간 구미호로 조금씩 바뀐다. 신민아 씨와 연기한 구미호와 다른 느낌이 날 수 있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악과 드라마의 만남은 시청자에게도 배우들에게도 낯설었던 일이지만, 기우에 불과할 전망. 주종혁은 "여러분께서도 뮤지컬 드라마도 생경하지만, 국악 뮤지컬 드라마는 어떤 모습이 나올지 우려하는 분들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런 우려는 기우라는 것을 초장에 말씀드리고 싶다. 저 역시도 배우로서 '국악 뮤지컬 드라마?'하면서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고, 국악을 하는 분들과 저희가 융화가 잘 될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역시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 그런지 만나자마자 그런 걱정이 싹 날아갔다. 현장에서는 어쨌든 똑같더라"고 말했다.

2021년판 新구미호의 사랑 찾기 프로젝트는 12일과 13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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