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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오! 삼광빌라!' 전성우 "황나로 감정, 100% 이해 안 되기도..노력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3-08 07:59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뮤지컬계의 스타에서 브라운관으로 와 3연타를 날린 배우 전성우(35)가 부드러운 남자에서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그동안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배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나왔던 전성우는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윤경아 극본, 홍석구 연출)에서 사기꾼 황나로 역을 맡으며 이미지를 반전시켰다.

전성우가 출연했던 '오! 삼광빌라!'는 다양한 사연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들었으나, 이곳 터줏대감 순정의 '집밥' 냄새에 눌러 앉게 된 사람들이 서로에게 정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왁자지껄 신개념 가족 드라마. 전성우는 극중 거짓말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천생 사기꾼이자 인생역전을 노리는 야망남 황나로 역을 맡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전성우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서면을 통해 종영인터뷰를 진행하며 "처음 도전한 주말 드라마였는데, 어느 새 종영이다. 지나고 나니 시간이 어떻게 지난 건지 모르게 흘러간 것 같다. 주말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해봤는데 긴 호흡의 장르에서 새로운 걸 또 느끼게 되었고,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극중 황나로를 연기한 전성우는 "사실 초반에는 인물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을 못했다. 트리트먼트에 적힌 캐릭터에 대한 정보만 가지고 가는 거라, 흥미롭고 재밌을 거 같다는 설렘이 있었다. 할머니, 외할머니 두 분이 평소에 제가 주말드라마에 나오는 걸 꼭 보고 싶다고 하셔서 좋은 기회가 온다면 한번 출연을 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제안을 주셔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껏 보이지 않았던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예상치 못했다'는 그의 말처럼 '오! 삼광빌라!'의 황나로는 그가 만난 가장 의외의 캐릭터. 전성우는 "저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을 원한다. 저라는 사람 자체가 차분하고,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어떤 물건이나 음식에 대해 만족을 했다면 굳이 이 다른 건 어떨까에 대해 호기심이 별로 없다. 물론 만족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단호하지만, 그러다 보니 제 일상에서는 도전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딱 두 가지 이유에서만 도전을 하는 것 같다. 하나는 새로운 곳들을 가보는 여행을 좋아하고, 하나는 연기다. 연기에 있어서 만은 다양한 역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 저를 볼 때 '저 배우는 저런 이미지지?'라는 것을 가지는 걸 원하지 않고, 그걸 항상 깨고 싶다. 고정된 이미지의 배우가 아닌, '다음은 뭘 할까?'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안전한 길보다는 새로운 변신을 선택하곤 한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기 때문일까, 전성우는 황나로의 감정이 어려웠다고. 그는 황나로가 의도적으로 이빛채운(진기주)에게 접근하는 이유와 심리에 대해 "다 이해하기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전성우는 "황나로라는 인물에 대해 처음 시놉과 달라진 부분들이 있었고 그때그때 주어진 대본을 보면서 이 인물에 대해 저 또한 궁금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배우가 인물을 연기하면서 그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그 인물에 대해 동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제게 주어진 장면에서 나오는 감정들은 100%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그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나로의 처음 목적은 분명 돈이라는 단순한 이유였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로가 그 목적을 위해 채운이를 조사하고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리고 그것이 목적을 얻기 위한 거짓이었더라도 채운이와의 공감대 등을 형성하면서 친구 같이 익숙하고 편안한 존재로 다가온 채운이게 호감이 생겼을 거 같다. 그리고 채운이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결국엔 거짓도 밝혀지고 하면서 채운이의 미움을 사게 되고 갈등을 겪으며 나로의 감정에도 어떤 자극들이 생겼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사진=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전성우는 "그럼에도 나로의 행동들이 이해가 안 되는 게 많았다. 친구였다면 '에라이, 이놈아'했을 거다. 자신의 행동에 후회가 생겼다면, 그 후회에 맞는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똑같은 짓을 하거나 더 안 좋은 짓을 하더라. 그런 모습에 저도 실망을 하며 이 친구를 어떻게 이해해주고 연기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나로의 나쁜 행동을 공감시키거나 미화시켜서도 안 되고. 하지만 연기자는 연기를 해야 하니 나로의 행동에 '왜?'라는 물음을 계속 달며 인물에 접근했다. 그렇게 찾은 저의 해답은 어쩌면 이 인물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며 길을 인도해주거나, 잠시라도 동행해 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을 수 있겠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거짓말로 얻어내는 것 외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상대의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가는 방법도 모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고 있는 황나로와 이 인물이 원하는 진짜 혹은 진심이 새어 나오는 순간을 구분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열혈사제', '검사내전', 그리고 '오! 삼광빌라!'까지 뮤지컬에서 안방으로 무대를 옮겨온 그의 활약 역시 눈에 띄었다. 전성우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너무 많다. 아직 제가 보여드리지 못한 캐릭터와 하고 싶은 캐릭터가 너무 많아서 기회가 닿는다면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저라는 사람의 이미지를 정형화 시키고 싶지 않다. 안전한 길보다는 항상 다른 새로운 캐릭터로 보여드리고 싶은 갈망이 있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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