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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포근한 어둠"…'아무도없는곳' 연우진X이주영, 상실의 시대를 보듬는 위로(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3-17 16:22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언론시사회가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가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종관 감독, 이주영, 윤혜리, 연우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1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빛이 아닌 어둠에 집중하면서도 묘한 위로가 되는 영화 '아무도 없는 곳'. 김종관 감독의 독특하고 몽환적인 세계관의 확장이다.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연우진)이 낯선 사람들과 만남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무도 없는 곳'(김종관 감독, 볼미디어㈜ 제작).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종관 감독,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가 참석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를 통해 첫 공개되어 영화 팬들의 호평을 얻으며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무도 없는 곳'은 '최악의 하루'(2016), '더 테이블'(2016), '조제'(2020) 등의 작품을 통해 섬세한 감정과 유려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김종관 감독의 신작이다. 소설가 창석이 커피숍, 박물관, 카페, 바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익숙한 듯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상시로가 희망, 기억에 대한 아스라한 느낌을 전달한다. 영화 저변에 깔려 있는 '상실의 심상'들이 많은 인물을들 지나오면서 아이러니하게 채우고 비워지면서 독특한 치유와 위로를 건넨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언론시사회가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가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종관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17/
영화의 중심인 소설가 창석 역을 맡은 연우진은 '아무도 없는 곳'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며 82분의 짧은 러닝타임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여기에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진가 역의 김상호, 손님들에게 기억을 사는 미스터리한 바텐더 역의 이주영, 추억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편집자이자 창석의 대학 후배 역의 윤혜리, 시간을 잃어버린 여자역의 아이유 등 배우들이 색다른 캐릭터를 더욱 신선하게 그려내며 끊임없이 변주한다.

이날 김종관 감독은 "창석이라는 인물이 짧은 시간 여러명의 인물들을 만나면서 심적인 변화를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전작을 보면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하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왔다. 좀 다른 형식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어서 이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다"며 "전작에도 조금씩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의 레이어를 쌓아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부분은 전작과 닮기도 했지만, 한 인물이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에 대해 형식적 차이가 있다. 빛과 어둠이 있다면 어둠의 영역을 더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무도 없는 곳'을 통해 '창작'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는 김 감독은 "이 안에서 여러 층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극중 창석은 이야기를 만드는 소설가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쓰여지는지, 창작으로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예전부터 표현을 해보고 싶었던 내용이다. 꿈도 현실도 아닌 어떤 경계에서 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언론시사회가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가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연우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17/
김종관 감독은 특별출연한 아이유(이지은)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페르소나' 속 하나의 에피소드인 '밤을 걷다'로 아이유와 한 차례 호흡은 맞춘 바 있는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은 '밤을 걷다'에서 다뤘던 이야기랑도 굉장히 연결돼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시기에 썼던 작품이라서 자매품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지은 배우에게 의논을 했고 이지은 배우가 좋은 의미를 보태준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더 테이블'에 이어 김종관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창석 역의 연우진은 "감독님과 작업하는 순간 순간은 정말 감동이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시간에 쫓기기도 하는데 감독님과 만나고 작품을 할 때만큼은 제 인생에서도 어느 순간을 가만히 서서 그 시간과 순간을 가만히 서서 들여다보게 된다. 연기자로서 편안해지면서 제 삶은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 같다. '더 테이블'에서 느꼈던 즐거움을 반대로 감독님께 베풀어 드리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감독님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언론시사회가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가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주영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17/
이어 극중 창석이라는 캐릭터의 준비 과정에 대해 "제 마음 속에 많은 것을 비우려고 했던 것 같다. 저도 모르게 꾸몄던 모습들이 있는데 그 모습을 비워가려고 했던 거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한 연우진은 극중 창석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김종관 감독이 가진 특유의 느낌을 많이 차용했다면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의 세계관에 발을 얹는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아무도 없는 곳'까지 누구가 종로 3부작이 아니냐고도 하더라. 감독님이 익숙한 곳을 배경으로 정말 감독님이 다 표현하시구나라는 믿음이 컸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를 캐치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 단 둘이 위스키바에 간 적이 있는데 감독님이 재즈를 들으며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을 보고, 창석의 모습을 저런 톤으로 잡으면 되지 않을까 영감을 얻었다. 재즈를 들으면 보여준 적적함과 고독함이 저에게 큰 미쟝센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언론시사회가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가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윤혜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17/
'아무도 없는 곳'을 통해서 김종관 감독과 이주영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김종관 감독님의 전작과 뭔가 연결이 되는 것 같았다. 나도 김종관 감독님의 세계관에 같이 참여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반갑고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극중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제가 연기한 바텐더 주은은 아픔이 있는 캐릭터인데 그 아픔에 빠져서 낙담하고 슬퍼하지 않는다. 그런 아픔이 있더라도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의 느낌이 있었다.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덤덤한 사람이고 그래서 더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윤혜리 역시 김종관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며 "시나리오를 처음 만났을 때는, 감독님의 전작 '더 테이블'을 보고 느꼈던 특별한 말투가 이 영화에서도 느껴졌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인물이 나이에 비해서 더 조숙한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낯설다고 해서 그 표현을 못하고 싶진 않았다. 그런 말투를 가진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감독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 정말 즐겁게 참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언론시사회가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가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주영, 윤혜리, 연우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3.17/
이주영과 윤혜리는 함께 호흡을 맞춘 연우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주영은 "부드러운 힘이 있는 배우인 것 같다. 다른 배우들과 다른 느낌의 매력이 있더라. 그동안 만났던 캐릭터들이 자극적인 것들이라면 이 배우분은 정말 부드러운 힘과 매력이 있으시구나 싶었다. 이면의 모습들도 궁금한 배우이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윤혜리는 "상투적이만 정말 편안하게 해주시는 것 같다. 내가 대학 때 한번쯤은 좋아했던 선배라고 나 혼자 설정을 하고 연기했다. 그런 몰입을 하기에 편할 정도로 훈훈한 선배님이신 것 같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종관 감독은 '아무도 없는 곳'이 빛 보다는 어둠을, 또 그림자에 집중하는 영화임에도 결코 어둡지만은 않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지만 관객들이 슬픔에만 잠기지 않을가라는 확신한다. 슬픔이든 죽음이든 그것을 위장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바라보면서 삶에 대해 이야기 할 수도 있고 늙음에 대한 서글픔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누군가와 같이 늙어가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둠도 포근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연우진 역시 "우리의 영화가 상실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무 도 없는 곳'은 '조제',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 '폴라이드 작동법', 넷플릭스 '페르소나'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연우진, 김상호, 아이유, 이주영, 윤혜리 등이 출연한다. 오는 31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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