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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녀, 유기견 보호소 화재로 견사 생활 "팬티 한 장 남지 않았다" [종합] ('마이웨이')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21-03-23 08:30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유기견의 대모' 배우 이용녀가 화재 사고로 보금자리를 잃은 가운데, 많은 도움의 손길로 극복해냈다.

22일 방송된 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씬 스틸러'이자 '유기견의 대모'로도 유명한 이용녀의 근황이 공개됐다.

최근 이용녀는 화재로 보금자리를 잃고 견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화재로 타버린 보금자리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복구 중인 이용녀는 자신의 안위보다 화재 당시 목숨을 잃은 유기견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미안함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이용녀는 화재에 대해서 "연탄 난로로 인해 덮어 놨던 비닐에 불이 번졌다. 결국 고양이 방에 있던 아이들을 위해 문을 뜯어서 고양이는 피신을 시켰다. 거기엔 나가는 문이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견사에서 잠을 자고 있는 이용녀는 "아이들과 함게 자고 있다. 난로를 떼고 함께 잠을 잔다. 지금은 화재 후 다른 보호소로 보냈고 지금 30여 마리와 생활 중이다. 원래는 80마리 정도가 있었다. 근데 지난 달에 14마리가 인시보호를 보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화재로 타버린 보금자리에서 이용녀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었다. 이용녀는 "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컵라면이라도 있는 게 다행이다. 원래 가스도 수도도 안 들어온다"라며 유기견들을 챙기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오랜만에 밖으로 외출한 이용녀는 "엄마를 만나러 간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가서 엄마를 만나 반찬을 챙기며 식사도 하고 온다"라며 "제가 나이를 들다 보니까. 엄마가 걱정이 된다. 새벽에 전화가 오면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더욱 자주 보려고 노력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치매에 걸린 88세 어머니는 "딸이 와서 기분이 좋다"라며 기뻐했다. 이용녀는 "뇌경색으로 치매에 걸리셨다. 병원에서는 두 달을 못 견딘다고 했다. 결국 어머니를 집으로 모셨다. 눕혀 드렸더니 어머니가 강아지를 올려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가슴에 올려드렸더니 좋아하시더라. 그러더니 한 두 달 후 강아지를 쓰다듬기 시작했고,7~8개월 후 말까지 트이셨다"라고 기적적으로 회복했음 알렸다.


저녁 식사 후 옛날 사진을 보며 추억에 빠진 모녀는 2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렸다. 이용녀는 "제가 결혼 못한 이유는 아버지 같은 사람을 찾았기 때문이다. 아버지 같은 사람은 없더라. 무한으로 사랑을 주기가 어렵다"라며 결혼을 못한 이유에 대해 고백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잘 생겼었다. 근데 나는 못생겼는데 나에게 빠졌다. 그래서 집에도 안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용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3번 자살시도를 했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었다. 아버지가 차에서 돌아가셨는데 저만 그 모습을 봤다"고 속깊은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다시 견사로 돌아와 유기견들과 생활을 이어 가는 이용녀는 강아지를 많이 키운 이유에 대해 "연극 연습을 하러 가는데 시추가 눈이 터져서 고름이 나오고 있더라. 그래서 '주인이 누구냐 빨리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돌을 던져서 저렇게 됐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유기견에 대해 알게 됐다. 그 후로 유기견을 기르기 시작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제가 아이들을 키우며 많이 행복함을 느낀다. 사회에서는 제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저는 소중한 사람이다. 그 존재감으로 행복을 느낀다. 아이들은 제 이야기에 모두 옳다고 해준다. 정신적인 치유를 받는다"라고 유견을 돌보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용녀를 돕기 위해 전국 각지 자원봉사자들이 그녀의 보호소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중식의 대가 이연복을 시작으로, 배우 오현경까지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연복은 "우리가 (유기견 모임) SNS에서 '서로 돕자'고 제가 나서서 막 부추겼다. 조금이나마 모금도 하고, 전부 같이 오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했고,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빵과 떡, 이용녀의 옷과 잠옷 그리고 속옷까지 알뜰하게 챙긴 오현경은 "방송을 보고 매니저에게 선생님 연락처를 알아봐 달라고 하고 바로 연락을 드리고 찾아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친절한 금자씨'로 영화에 데뷔한 이용녀는 박찬욱 감독의 뮤즈다. 박찬욱 감독은 이용녀에 대해 "무시무시한 느낌을 만들 수 있고, 정답고 친밀한 느낌도 만들 수 있다. 폭이 넓고 극단적인 것들이 다 가능한 배우다"라고 이용녀를 극찬했다.

또한 "촬영을 하다가 김해일 배우가 뉴스를 보고 나에게 알려줬다"는 박찬욱 감동은 "그래서 '다치신데는 없어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근데 이용녀 선배는 '네. 나온 아이들은 다 괜찮아요'라고 하더라. 자기 보다 아이들을 먼저 챙기더라. 동문서답이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는 답문자를 받았다"며 그녀의 성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절친한 배우 김미경도 "언니는 연극판 선배였던건 알았다. 잠깐 나와도 뇌리에 박힌다. 연기를 엄청 잘하신다. 근데 유기견 보호에 힘쓰시고 계셔서 연기를 못하시고 계신 것 같아서 속상하다"면서도 "머릿속에 상상하던 일을 해내고 있는 게 진짜 멋있다"라며 존경을 보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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